<아웃리치후기> “말씀하십시오, 순종하겠습니다”
어렸을 적 내 꿈은 의사와 선교사다. 긴 시간 동안 마음에 품고 살았다. 하지만 내 삶은 너무나 바쁘고 분주했다. 개업의사로, 세 아이의 엄마로, 아내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삶에 지쳐갔다. 그러다 공동체에서 동아시아 B국으로 아웃리치를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에 가기로 결정하고 여권을 제출해야 하는 주일아침. 남편이 갑자기 “가족이 모두 함께 갈까?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날 주일예배를 드리는 내내 울었다. 나에게 선교열정을 품게 하신 성령님께서 남편에게도 그 열정을 품게 하신 거였다. 남편의 이런 모습을 기대하면서 긴 시간동안 기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의 뜻밖의 제안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던 선교지에 가족과 함께 간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았다.
“주님, 제가 이곳에 오게 되다니요.”
아웃리치 현장에 도착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도착한 다음날 이른 아침, 어린 아이 두 명이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 두 녀석을 보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나의 어린 아들 두 명은 배불러서 투정을 하는데, 쪼그려 앉아있는 어린아이 두 명은 배가 고파서 죽어가고 있는 현실이 기가막혔다. 이 현실을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눈앞에 보이는 땅은 별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그 땅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막힌 현실들에 한없이 작아졌다.
주일 오전에는 해외비전교회에 가서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때 눈물의 예배가 무엇인지 알았다. 대표기도 하는 분의 기도가 안락하게 예배드리는 우리의 예배와는 차원이 달랐다. 목이 메어 기도를 이어가는 것이 힘겨워보였다. 성도들의 아멘소리에도 눈물이 담겨 있었다. 선교사들이 온갖 핍박을 받는 현장 가까이에서 드리는 예배는 목숨을 산 제물로 올려놓은 채 드리는 예배였다.
그 다음 처소 교회를 방문했다. 전도사님과 장로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는 그들에게 성경책을 전달했다. 그리고 두 분을 위해, 기도했다. 모두가 울었다. 주체할 수 없이 많이 울었다. 특별히 남편이 많이 울었다.
“나는 여태까지 내게 주어진 삶에만 최선을 다했어. 그런데 전도사님은 달라. 전도사님의 눈빛은 충격이었어.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눈빛이 아니었어. 세상 것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어. 혼란스러워. 내 삶에만 충실하게 사는 내 삶이 옳은 걸까?”
남편이 울면서 고백했다. 수많은 숨겨진 사역자들의 삶은 분명 우리와 차원이 달랐다. 내 삶이 먼저인 우리와 확연히 달랐다.
이번 아웃리치를 통해 그동안 나를 얽매고 있던 것에서 풀려나 자유로워진 느낌이 들었다. 마음은 선교사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내 아이들은 좋은 환경에서 교육 받기를 원했던 마음과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려 했던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사는 것이 어떤 삶인지도 배워가고 있다. 나의 내려놓음과 더불어 남편의 마음까지 변화시키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주님께 감사함으로 한발자국 더 나아가려 한다.
“말씀하십시오, 주님. 저희 가정이 순종하겠습니다.”
/ 이나리 성도(남양주 온누리교회)
작성자 조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