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사역

강동 온누리교회, 지역교회를 섬기다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였다”

강원, 경기, 충북, 경남 지역으로 ‘일일 아웃리치’

강동온누리교회 청년들이 노산교회 어린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고 있다.

강동온누리교회 청년들이 노산교회 어린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고 있다.

 

강동 온누리교회가 사정이 어려운 지역교회를 찾아가 섬겼다. 일일 아웃리치를 갔다.
예수님이 높고 높은 곳에서 낮고 낮은 곳으로 오신 지난달 25일. 강동 온누리교회 성도들은 강원도 철원 마현중앙교회, 강원도 평창 노산교회, 경기도 양평 고송교회, 충북 보은 사도교회, 경남 하동 진교전원교회, 일본 야마가타 남부교회로 흩어졌다. 그곳에서 만난 성도들과 함께 소박한 성탄예배를 드렸다. 그 뜻 깊은 현장에 동행했다.

 

온기로 추위를 녹이다

 

크리스마스 아침. 강동 프라미스 청년부 로이다락방 17명의 지체들이 강원도 평창 노산교회로 향했다. 노산교회 성도들과 성탄예배를 드리고, 어린이사역 및 지역주민을 위한 겨울사역을 위해서다.
3시간여를 달려 노산교회에 도착했다. 주변이 온통 눈밭이다. 일행을 맞이하는 거라곤 매서운 한파밖에 없었다. 예배당도 얼음장이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온기로 추위를 녹이려고 애썼다.
오전 11시 드디어 노산교회 성탄예배가 시작됐다. 노산교회 이등용 목사는 예배당이 꽉 찬 것을 보고 “평소 우리 교회 같지 않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말씀은 이병상 목사(노산교회 협력)가 전했다. 이 목사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보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라고 인사합시다. 이것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진정한 이유”라고 했다.
노산교회 아이들의 투박하고 어리숙한 무언극이 이어졌다. 세련된 스킷드라마보다 큰 은혜가 있었다. 볼거리 많은 화려한 성탄예배는 아니었지만 감동이 녹아있었다.
오후가 됐다. 자매들의 눈빛과 몸짓이 심상치 않다. 음악에 맞춰 율동 준비가 한창이다. 음향 체크도 하느라 바쁘다. 어린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찬양과 율동을 하고, 크리스마스 장식도 만들 생각이다. 10여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쭈뼛대면서도 제법 잘 따라했다. 흥겨운 율동을 하고 나서 가져온 재료들을 펼쳐 놓고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에 돌입했다.
“옷걸이에 뽁뽁이를 말아주세요. 그리고 초록색 종이를 붙이면 되요. 색종이로 종을 만들고, 리본으로 엮으면 예쁜 장식이 완성되요.”
아이들의 신경이 선생님의 손동작 하나 하나에 집중됐다. 크리스마스 장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고사리 손으로 접고, 자르고, 붙이고, 색칠을 해댄다. 리본을 많이 단 아이도, 지팡이 장식을 크게 붙인 아이도 있다.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모양이 없다. 아이들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매들과 아이들이 색종이와 풀과 씨름할 때 형제들은 에어캡을 창문에 붙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노산교회 예배당 창문에 에어캡을 붙이고 나서 성도들의 집으로 향했다.
이민우 형제는 컨테이너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댁에 방한작업을 하고 온 것이 뿌듯했다.
“수고했다고 귤과 차를 주시더라고요. 우리가 한 일이 아무것도 아닌데 대접을 받아 죄송했어요. 할머니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이승희 자매는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미안하기도 했다.
“지난여름에 왔던 선생님들 이름을 전부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아이들 이름을 잊어버렸는데 말이지요.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와야 할 것 같아요.”
세련된 캐럴과 웅장한 칸타타는 없었다. 크고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 어느 크리스마스 예배보다 눈부셨다. 은혜도 넘쳤다.
낮은 곳, 더 낮은 곳으로 간 강동 온누리교회 청년들의 섬김이 노산교회 성도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였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충북 보은 사도교회에 다녀와서> 

 

종부(宗婦) 한재진 할머니 세례 받던 날

한재진 할머니가 세례를 받는 모습

한재진 할머니가 세례를 받는 모습

 

올 여름, 이레 다락방 식구들과 함께 충북 보은 사도교회로 아웃리치를 갔었다. 더운 여름날 도배하랴, 아이들 성경학교 하랴 여러모로 수고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다시 그곳에 간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름에 갔던 사람들은 모두 의무적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중요한 약속을 취소하고 일정을 맞췄다. 그런데 의무참석이 아니라 자유의사였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이런 마음을 숨기고 갔다. 그렇게 다시 사도교회를 찾았다.
그곳에 가면서 한 할머니가 생각났다. 그 할머니는 한재진 할머니다.
여름 아웃리치를 갔을 때 밥을 지어 이웃들에게 나눠 드렸다. 쟁반에 밥과 반찬, 찌개를 담아 할머니 댁에 갔었다. 할머니와 함께 식사 하면서 할머니의 삶을 만났다. 일생을 종부(宗婦)로 살아오면서 겪은 힘겹고, 외로웠던 삶을 들을 수 있었다.
“종부로 살면서 예수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할머니가 교회 나오게 된 것이 얼마나 큰 결단이었음을 알기에 그날 나눴던 대화들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 말씀을 듣기 위해 집중하고 신경 쓰다보니 교회 다녀오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셨다. 우리에게는 “아이고, 죄송합니다”를 반복하셨다.
“할머니, 뭐가 그렇게 죄송하다고 그러세요?”
“앉아만 있다 오는데, 밥만 먹고 가잖아”
할머니의 고백이 가슴을 울렸다.
그 할머니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 세례를 받으셨다. 80이 넘으셔서 몸도 불편하시고, 귀도 잘 들리지 않지만, 보청기를 끼고 환하게 웃으셨다. 할머니가 세례 받는 것을 축복하며 기도하는 데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아직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지 못한 형부와 언니, 동생, 올케, 회사 동료들, 교수님이 떠올랐다.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라 더더욱 눈물이 났다. 내가 기도하는 사람들 모두가 너무나도 귀하기에 더 간절하게 소망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번 아웃리치를 통해 참 귀한 선물을 주셨다. ‘꼭 나까지 가야해?’라며 투덜거렸던 순간이 몹시도 죄스럽고 부끄러웠다. 동시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예수님을 만나도록 기도해야함을 절실히 알게 해 주셨다. 주님은 그렇게 몹시도 섬세하고 사랑 넘치시는 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덤으로, 함께 먼 길을 기쁨으로 다녀온 소중한 지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한지도 깨닫게 해 주셨다.
“주님, 사랑 없던 저를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정말로 주님 닮고,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 되겠습니다. 아멘.”
/고예나(강동 프라미스)이예나 성도(강동 프라미스)

작성자  김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