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라떼는 말이야 2

멘토님 알려주세요!
 
“하나님만 바라보는 안경을 쓰자”
 
“직장에서 제가 크리스천인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부당한 상황이나 나의 권리를 주장해야 할 때가 있는데 ‘착한 크리스천 콤플렉스’ 때문에 그냥 좋게만 대하고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종종 무시당한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올해로 직장생활 27년 차, 유학생활 마치고 귀국해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어본 나로서 크리스천 청년들의 고민을 매우 깊이 공감한다. 어렵게 직장에 들어갔는데 그만두려고 하는 청년들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술 때문에, 주말 특근 때문에, 영업상 이유로 비성경적인 방법을 강요받는 일 때문에 갈등하고 고민하며 경쟁 체제에서 늘 양보만 하다가 무시당하고 뒤처지기도 하니 충분히 이해는 간다. 크리스천 청년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직장에서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공하는 직장인이 될 수 있을까? 조금이나마 위로와 격려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경험을 나누고 싶다. 국내 화학회사에서 근무할 때 일이었다. 경쟁이 치열했고 업무 강도가 매우 높았다. 나는 순장으로 섬기면서 순예배와 주일예배를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불가피한 회사 업무가 있을 때는 순예배를 부순장에게 부탁하고 참석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순예배가 있는 금요일마다 회식이나 급한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그때그때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교회 일도 회사 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가끔 급한 일들로 모두 야근해야 할 때 내가 교회에 가지 않고 같이 야근하는 것을 오히려 동료들이 고마워하고 걱정해주기도 했다. 당시에는 내가 순예배와 주일예배를 지키려고 노력한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예배가 나를 지켜주었던 것 같다. 
하루는 연말 평가 시즌이었는데 담당 임원이 나를 불렀다. 동료 중 한 명이 회사의 필요한 일을 위해 승진해야 하는데 상위평가를 그에게 양보하라고 했다. 평가는 연봉과 임원승진 등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라서 나로서는 억울한 일이었다. 조목조목 따지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내가 크리스천임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회사를 그만둘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그 주 주일예배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었다. 그날 주일예배에서는 어느 선교사님이 설교를 하셨다. 남미에서 의료사역을 감당하고 계신 분이었는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교사가 된 의사선생님을 보면서 고작 평가와 승진 때문에 사표를 쓰려고 했던 나 자신이 너무 작게 느껴졌다.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단숨에 찾아왔다. 그만두기로 했던 마음을 다시 감사한 마음으로 바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직장에서의 삶이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해 내가 임원으로 승진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나는 현재 몇 개 회사를 거치며 임원으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직을 스스로 기획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연봉을 협상해본 적도 없다. 임원들의 중요한 업무인 골프나 술도 안 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지혜는 많이 양보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을 때 오히려 ‘갑’의 위치가 되고 상대방이 ‘을’의 위치가 된다는 것이다. 요즘도 나는 직장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특별한 안경을 쓴다. 상황을 보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는 안경이다. 
직장생활은 늘 고난의 연속이다. 그러나 고난을 통해 우리의 믿음도 자라난다. 당장은 손해를 보기도 하고,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시고 결국 은혜를 주신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 3:23). 
바울은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 주께 하듯 마음을 다하라고 했다. 크리스천 청년들이여. 힘들다고 직장을 그만두지 말고, 모든 것을 아시고 견딜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 아뢰고 의지하며 세상을 바꾸는 하나님의 성직(聖職)을 감당하기를 바란다. 
/ 황윤일 장로(허브대학부 멘토)  
*‘라떼는 말이야’는 청년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멘토님들의 인생 경험에 비추어 조언과 위로를 건네주는 코너이다. 청년들이 고민이나 사연을 보내주면 대학청년부 멘토들이 조언과 위로를 선물한다. 고민이나 사연 보내는 곳: joo@onnuri.org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