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목사님, 질문 있습니다! 4

 
세상의 중심에서 ‘거룩’을 선택하라!
 
“크리스천이 술과 담배를 하는 게 죄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사회생활 하면서 술과 담배를 아예 안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회식도 있고, 친구들하고 만날 때도 그렇고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과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때도 있습니다. 술과 담배를 개인적인 영역으로 봐야 하는지, 하면 안 되는 신앙적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술과 담배에 관한 고민은 크리스천이라면 한 번쯤 가지게 될 물음이기도 하고, 삶으로 직면하게 되는 질문이기도 한 것 같다.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이 죄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가장 성경적인 접근은 ‘죄가 무엇인가’에 대한 바른 정의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인간의 모든 죄를 일일이 열거하고 있지 않다. 구약과 신약 시대 인간의 죄와 현대 사회 인간의 죄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성경을 통해 우리 삶에 도사리고 있고, 우리를 넘어뜨리려는 죄를 분별할 수 있다. 죄의 근본적인 뿌리가 같기 때문이다. 
성경에 따르면 모든 죄의 뿌리는 ‘인간 삶의 중심에 누구를 주인으로 삼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죄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해왔지만, 죄의 뿌리에 대한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왕국 멸망의 역사는 ‘이스라엘의 주인(왕)이 누구인가?’에 대한 그들의 대답이 변질된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역사에서도 교회가 부패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잃어갈 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흔들렸다. 술과 담배의 문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술과 담배를 떠올리게 만드는 상황에서 우리는 ‘내가 누구를, 혹은 무엇을 의지하는가?’에 대한 대답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 삶의 중심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가?’라는 물음 앞에 자신의 대답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술과 담배가 관계를 쌓고 넓히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생활 하면서 술과 담배를 아예 안할 수는 없다”는 고민은 바로 이러한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술과 담배를 택하지 않으면 당장 큰 손해를 볼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손해를 보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거기서 끝나도록 버려두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세상 가운데서 구별된 삶을 살기로 선택한 이들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세상은 거룩을 지키고, 구별된 삶을 살아가려는 이들을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사람들이라 비아냥거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세상은 그들이 지닐 수 없는 ‘거룩’과 ‘구별됨’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 그것에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독일의 신학자 루돌프 오토(Rudolf Otto)는 “인간은 거룩한 존재 앞에 섰을 때 자신이 진실로 피조물임을 존재론적으로 통감하는 감정적, 미학적, 직관적 체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비하고 매혹적이며, 두렵고 떨리는 거룩의 체험(누미노제, Numinose)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 가운데서 구별된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은 두렵고 떨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고리타분하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분위기를 못 맞추느냐며 타박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세상이 거룩의 능력에 압도될 것이다. 구별된 거룩의 능력은 세상의 흐름과 대세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편에 서기로 결단한 사람의 인생에 감당할 만한 능력과 지혜와 용기를 주신다. 
개인적인 기호의 문제로 술과 담배를 고민하고 있다면 내 삶의 즐거움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통로가 어디여야 하는지, 더 근본적으로는 무엇을 의지하는 것이 온전한 삶인지 생각해보기를 권면한다. 하나님 편에 서기를 소망한다. 회사나 사회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 당신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함과 크리스천의 ‘누미노제’가 세상에 흘러가고 있음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당신 편에 서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의 인생을 절대로 외면하지 않는다. 
/ 정한효 목사(Pole2청년부)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