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노년과 이를 돕는 교회
초고령사회 교회의 역할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노년과 이를 돕는 교회
‘엔딩노트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관하여
‘엔딩노트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관하여
202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2015~2019년) 최빈사망연령(사망이 가장 많은 나이)이 남성은 85세, 여성은 90세다. 즉 통계적으로 볼 때 남성은 85세, 여성은 90세에 죽을 확률이 가장 높다. 이 나이를 기준으로 나의 삶이 얼마나 남았고, 이 기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지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발달심리학자 에릭슨(E. Erikson)은 한 인간이 건전한 정체성(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안정적 견해)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각 인생의 시기마다 주어진 삶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릭슨은 인생을 8개 시기로 나누면서 시기마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의 긍정적 특성과 부정적 특성을 제시했다. 긍정적 성격과 부정적 성격 간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인생의 시기마다 주어진 삶의 과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릭슨은 인생의 마지막 단계인 노년기(8단계)는 “나는 내 삶을 통해 의미와 만족을 얻었는가?”라는 삶의 과제를 풀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년기 삶의 과제의 긍정적 특성으로 ‘자아통합감(ego integrity)’을, 부정적 특성으로 ‘절망감(despair)’을 제시했다.
노년기에 주어진 삶의 과제의 긍정적 특성인 ‘자아통합감’은 현재 삶에 완벽하게 만족함으로 더는 바랄 것도, 후회할 것도 없는 이상적 삶의 특성을 의미한다. 반대로 노년기의 삶의 과제의 부정적 특성인 ‘절망감’은 현재 삶에 대한 완전한 후회 속에서 지금의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를 희망하며, 자신과 타인을 원망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노년기에 주어진 삶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아통합감’과 ‘절망감’ 간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만약 한 노인이 에릭슨이 말한 ‘자아통합감’만을 가진다면 이미 자신이 이룩한 것에 너무나 만족한 나머지 더는 새롭게 추구할 삶의 목적도 없고,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도 없는 불행한 상태일 것이다. 또한 에릭슨이 말한 ‘절망감’만 가진 노인이라면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노년기를 원망하며 후회 속에서 인생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또 다른 형태의 불행을 경험할 것이다. 그렇기에 건강한 심리상태를 가진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아통합감’과 ‘절망감’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에릭슨은 노년기에 주어진 삶의 과제를 잘 해결했을 때 ‘자기 죽음에 대해 초연한 태도’(에릭슨은 이를 ‘지혜’라고 지칭했다)라는 삶의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저명한 발달심리학자 에릭슨(E. Erikson)은 한 인간이 건전한 정체성(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안정적 견해)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각 인생의 시기마다 주어진 삶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릭슨은 인생을 8개 시기로 나누면서 시기마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의 긍정적 특성과 부정적 특성을 제시했다. 긍정적 성격과 부정적 성격 간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인생의 시기마다 주어진 삶의 과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릭슨은 인생의 마지막 단계인 노년기(8단계)는 “나는 내 삶을 통해 의미와 만족을 얻었는가?”라는 삶의 과제를 풀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년기 삶의 과제의 긍정적 특성으로 ‘자아통합감(ego integrity)’을, 부정적 특성으로 ‘절망감(despair)’을 제시했다.
노년기에 주어진 삶의 과제의 긍정적 특성인 ‘자아통합감’은 현재 삶에 완벽하게 만족함으로 더는 바랄 것도, 후회할 것도 없는 이상적 삶의 특성을 의미한다. 반대로 노년기의 삶의 과제의 부정적 특성인 ‘절망감’은 현재 삶에 대한 완전한 후회 속에서 지금의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를 희망하며, 자신과 타인을 원망하는 상태를 지칭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노년기에 주어진 삶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아통합감’과 ‘절망감’ 간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만약 한 노인이 에릭슨이 말한 ‘자아통합감’만을 가진다면 이미 자신이 이룩한 것에 너무나 만족한 나머지 더는 새롭게 추구할 삶의 목적도 없고,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도 없는 불행한 상태일 것이다. 또한 에릭슨이 말한 ‘절망감’만 가진 노인이라면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노년기를 원망하며 후회 속에서 인생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또 다른 형태의 불행을 경험할 것이다. 그렇기에 건강한 심리상태를 가진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아통합감’과 ‘절망감’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에릭슨은 노년기에 주어진 삶의 과제를 잘 해결했을 때 ‘자기 죽음에 대해 초연한 태도’(에릭슨은 이를 ‘지혜’라고 지칭했다)라는 삶의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년기를 잘 준비하는 방법
그렇다면 에릭슨이 말한 노년기 삶의 과제를 잘 해결하도록 어떻게 노인 스스로 준비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 학자들이 주장하는 대표적 방법이 ‘인생 회고(reminiscence)’다.
우리는 흔히 인생 회고를 저명인사들이 자신들의 전기(傳記)를 작성하는 정도의 거창한 활동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람은 그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가치가 있으므로 한 사람의 인생 회고 역시 기록으로 남길만한 가치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생 회고 방법에는 일생을 시간 순서에 따라 벌어진 주요 사건과 소감을 기록하는 ‘연대기적 회고’와 주요 주제어를 중심으로 사건과 소감을 기록하는 ‘주제 중심적 회고’ 방식이 있다. 연대기적 회고 방식은 작성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칫하면 쓰고 읽는데 지루할 수 있어서 주제 중심적 회고 방식이 노인들에게 추천된다. 인생 회고를 돕는 주제로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 ‘기억에 남는 사람들’, ‘가장 의미 있던 사건’, ‘앞으로 남은 인생 계획’, ‘주변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말’ 등이 있다.
주제 중심적 회고를 돕는 방법 중 하나는 ‘엔딩 노트(ending note)’ 작성이다. 우리나라보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노인들 사이에서 엔딩 노트 작성이 유행했다. 엔딩 노트의 빈칸을 채워가면서 자연스럽게 삶을 회고하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하게 된다. 엔딩 노트에는 앞에서 말한 주제 중심적 인생 회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부분과 함께 직접적으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장례 방식 정하기, 유품 처리 방법, 유산 처리 방법 등을 적는 부분이 있다. 일본에서는 엔딩 노트를 적고, 노트에 적은 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종활(終活, 인생의 끝을 위한 활동)’이라고 부르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중 서점에서도 우리의 상황에 맞게 변형된 다양한 양식의 엔딩 노트를 판매하고 있다.
그렇다면 에릭슨이 말한 노년기 삶의 과제를 잘 해결하도록 어떻게 노인 스스로 준비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 학자들이 주장하는 대표적 방법이 ‘인생 회고(reminiscence)’다.
우리는 흔히 인생 회고를 저명인사들이 자신들의 전기(傳記)를 작성하는 정도의 거창한 활동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람은 그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가치가 있으므로 한 사람의 인생 회고 역시 기록으로 남길만한 가치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생 회고 방법에는 일생을 시간 순서에 따라 벌어진 주요 사건과 소감을 기록하는 ‘연대기적 회고’와 주요 주제어를 중심으로 사건과 소감을 기록하는 ‘주제 중심적 회고’ 방식이 있다. 연대기적 회고 방식은 작성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칫하면 쓰고 읽는데 지루할 수 있어서 주제 중심적 회고 방식이 노인들에게 추천된다. 인생 회고를 돕는 주제로는 ‘가장 행복했던 순간’, ‘기억에 남는 사람들’, ‘가장 의미 있던 사건’, ‘앞으로 남은 인생 계획’, ‘주변 사람에게 남기고 싶은 말’ 등이 있다.
주제 중심적 회고를 돕는 방법 중 하나는 ‘엔딩 노트(ending note)’ 작성이다. 우리나라보다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노인들 사이에서 엔딩 노트 작성이 유행했다. 엔딩 노트의 빈칸을 채워가면서 자연스럽게 삶을 회고하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하게 된다. 엔딩 노트에는 앞에서 말한 주제 중심적 인생 회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부분과 함께 직접적으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장례 방식 정하기, 유품 처리 방법, 유산 처리 방법 등을 적는 부분이 있다. 일본에서는 엔딩 노트를 적고, 노트에 적은 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종활(終活, 인생의 끝을 위한 활동)’이라고 부르고, 이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중 서점에서도 우리의 상황에 맞게 변형된 다양한 양식의 엔딩 노트를 판매하고 있다.
죽음, 하나님이 지으신
영원한 집으로 가는 단계
영원한 집으로 가는 단계
엔딩 노트를 작성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내용 중 하나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事前醫療意向書)’작성이다. 우리나라는 의료적으로 죽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심폐기능설(心肺機能說)’을 채택하고 있다(일부 국가들은 뇌사설을 채택하고 있다). 심폐기능설에 따르면, 한 사람의 심장이 멈추고 호흡 운동이 영구히 정지되었다고 여겨질 때 이를 의학적 죽음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심폐기능설을 채택할 때 항상 발생하는 문제가 뇌사(腦死) 상태에 빠진 환자를 언제까지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관한 판단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거 응급환자들에게 활용되던 생명 연장을 위한 의료기술이 곧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 또는 뇌사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사용되면서 치료 가능성 없이 죽음에 이르는 시기가 뒤로 미뤄지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회생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환자들에게 생명 연장을 위한 의료 행위를 멈추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살인 방조행위로 여겨 처벌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2009년에 일명 ‘김할머니 사건’을 통해 대법원에서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가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환자가 연명의료행위(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혈압 상승제 투여 등) 중지에 대해 사전에 남긴 지시가 있었거나 이와 관련한 가족 간의 동일한 진술이 있으면 인간의 존엄성을 오히려 해치는 연명의료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결이 내려졌다.
연명의료중단을 허용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정부와 국회에서는 연명의료 행위중단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고, 최종적으로 2016년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연명의료결정법)>을 제정했다. 이 법률에 따라 치료를 통한 회생의 가능성이 지극히 낮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해 사망이 임박한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본인의 견해가 확인되거나 이에 대한 가족 간의 동일한 진술이 있으면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 환자가 자신의 연명의료행위의 중지에 대한 견해를 표시할 수 있으면 좋지만, 갑작스럽게 뇌사 상태에 빠지는 등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때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미리 작성해 놓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신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거나 말기 환자가 되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 사용에 관한 자신의 의향을 작성하는 문서를 뜻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승인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예: 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복지관 등)에 방문해서 본인이 직접 작성을 해야 한다. 내 주변에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이 어디인지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www.lst.go.kr)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2010년대 초·중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을 때 기독교계는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성경적이지 않고, 이 법률이 안락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연명의료계획서 작성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일보의 2023년 12월 7일 ‘“안락사와 다를 바 없다더니” 교회 참여 늘어나는 이 제도는?’이라는 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일부 교회에서는 사전연명의료계획서 등록기관 관계자가 교회를 방문하도록 해서 성도들이 본인들의 사전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고 등록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과거에는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기독교적 생명윤리에 반한다는 견해에서 벗어나 오히려 치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는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마지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생명의 고귀함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땅 위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손으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닌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고후 5:1)”.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다. 하나님이 생명을 주셨다면 그 생명의 마무리 역시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보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이다. 죽음을 끝이 아닌 하나님이 지으신 영원한 집으로 가는 단계라고 인식한다면, 엔딩 노트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을 통해 교회 내 노인들이 자신들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 초고령사회 교회의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 김영석 교수(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강촌공동체)
그런데 심폐기능설을 채택할 때 항상 발생하는 문제가 뇌사(腦死) 상태에 빠진 환자를 언제까지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관한 판단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과거 응급환자들에게 활용되던 생명 연장을 위한 의료기술이 곧 죽음을 앞둔 말기 환자 또는 뇌사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사용되면서 치료 가능성 없이 죽음에 이르는 시기가 뒤로 미뤄지는 환자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었다. 회생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환자들에게 생명 연장을 위한 의료 행위를 멈추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살인 방조행위로 여겨 처벌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2009년에 일명 ‘김할머니 사건’을 통해 대법원에서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가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환자가 연명의료행위(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혈압 상승제 투여 등) 중지에 대해 사전에 남긴 지시가 있었거나 이와 관련한 가족 간의 동일한 진술이 있으면 인간의 존엄성을 오히려 해치는 연명의료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결이 내려졌다.
연명의료중단을 허용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정부와 국회에서는 연명의료 행위중단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고, 최종적으로 2016년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연명의료결정법)>을 제정했다. 이 법률에 따라 치료를 통한 회생의 가능성이 지극히 낮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해 사망이 임박한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본인의 견해가 확인되거나 이에 대한 가족 간의 동일한 진술이 있으면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 환자가 자신의 연명의료행위의 중지에 대한 견해를 표시할 수 있으면 좋지만, 갑작스럽게 뇌사 상태에 빠지는 등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때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미리 작성해 놓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란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신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거나 말기 환자가 되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 사용에 관한 자신의 의향을 작성하는 문서를 뜻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승인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예: 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복지관 등)에 방문해서 본인이 직접 작성을 해야 한다. 내 주변에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이 어디인지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www.lst.go.kr)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2010년대 초·중반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제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을 때 기독교계는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성경적이지 않고, 이 법률이 안락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연명의료계획서 작성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일보의 2023년 12월 7일 ‘“안락사와 다를 바 없다더니” 교회 참여 늘어나는 이 제도는?’이라는 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일부 교회에서는 사전연명의료계획서 등록기관 관계자가 교회를 방문하도록 해서 성도들이 본인들의 사전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고 등록하는 것을 돕고 있다. 과거에는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기독교적 생명윤리에 반한다는 견해에서 벗어나 오히려 치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는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마지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생명의 고귀함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땅 위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손으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닌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고후 5:1)”.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마지막 단계다. 하나님이 생명을 주셨다면 그 생명의 마무리 역시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보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이다. 죽음을 끝이 아닌 하나님이 지으신 영원한 집으로 가는 단계라고 인식한다면, 엔딩 노트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등을 통해 교회 내 노인들이 자신들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도록 돕는 것이 초고령사회 교회의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 김영석 교수(한국교원대학교 교육학과, 강촌공동체)
작성자 김다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