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사랑에 빠질 때, 서로 다툴 때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사랑에 빠질 때, 서로 다툴 때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연인이 사랑에 빠지면 감정적인 뇌가 극도로 활성화된다. 반대로 이성을 담당하는 뇌는 평소처럼 냉철하게 기능하지 못한다. 물론 이성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판단하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관계에서 이성적으로 다뤄야 할 관계의 문제점들을 무시해 버린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사랑에 빠져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시기에는 그 누가 조언을 해줘도 냉정하게 듣지 않는다. 연인관계에서 발견한 위기 신호 경고음을 심각할 정도로 축소 시켜 버리곤 한다.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이 염려돼서 진심으로 충고를 해줘도 새겨 듣기보다 핀잔을 돌려줄 가능성도 높다. “연인의 성격상 발견된 사소한 문젯거리는 결코 우리 관계를 해칠 정도로 위협적인 게 아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난 감당할 수 있어.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야”, “지인의 진심 어린 충고는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는 식으로 곳곳에서 들리는 위험 신호들을 무시할 수 있다. 사랑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의 말처럼, 이성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는 뇌의 영역이 마비됐다고 할 수 있다. 감정적인 뇌가 지극히 활성화돼서 자신의 모든 영역을 주관하게 된다. 
‘상대가 어떻게 자신의 배우자인지 확신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믿음 있는 많은 사람이 주변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물론 기도하는 가운데 평강이 있는지를 늘 확인해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랑에 빠지면 감정적인 자극이 거의 모든 뇌의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에 냉정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렇기에 주변의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변의 조언이 늘 옳은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말해줄 수 있다. 가장 큰 잠재적 위험은 주변의 모든 조언을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주변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낭만적 사랑이라도 현실을 기반으로 경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당연히 낭만적인 경험들이 많을수록 연인이 친밀감을 누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결혼 후에도 그렇다. 즐겁고 행복했던 감정들이 많이 쌓여있을수록 현실을 함께 힘 있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연인 관계가 발전해서 부부가 되고, 결혼생활을 하는 가운데 삶의 굴곡은 당연히 경험하는 것이다. 부부가 행복과 즐거움이 최상에 달하는 최고점을 경험할 수 있고, 반대로 가장 바닥을 경험할 수도 있다. 늘 한 가지 패턴으로 고정되지는 않는다. 사랑과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바탕에 있는 부부라면 최저점에서 다시 상승 곡선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부부 삶의 최고점에서는 감성적인 친밀감이 극에 달한다면, 두 사람 관계의 최저점에서는 이성적인 뇌의 영역이 극대화돼서 영향을 미친다. 부부의 삶 최저점에서는 이성이 부정적인 영향력과 함께 그 힘을 발휘하게 된다. 낭만과 상대를 향한 절절한 사랑의 감정이 먼지처럼 날아가 버린다.
시험을 치르는 사람은 자신의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감정적인 이끌림을 과감히 끊어내고, 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집중하게 된다. 문제의 허점이 무엇인지,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함정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답은 무엇인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그렇게 집중하면서 문제의 숨은 의미를 발견하고 답을 찾아 나간다. 시험을 치르는 시간은 뇌의 이성적인 영역이 가장 활성화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연인과 부부관계에서 가장 이성이 활성화된 시점은 갈등이 극대화돼서 서로 다투는 시간일 것이다. 서로의 입장 차이, 오해, 건드려진 과거의 상처 등이 순간 폭발해서 다투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갈등과 다툼의 경험이 없는 부부가 없을 것이다. 부부관계 만족도의 최저점에서 부부가 다툴 때 자신의 모든 이성적인 정보를 활용해서 공격하고 방어한다. 격해진 분노의 감정은 배우자를 논리와 이성으로 공격하기에 충분한 연료를 격하게 공급한다. 낭만적 사랑을 경험하게 했던 뇌의 영역이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어떻게 하면 가장 아프게 배우자를 공격할 수 있을지 오래된 사건까지 기억하려고 애쓴다. 사실이 아닌 거라도 상관없다. 당장 이 싸움에서 이기고자 하는 이기심과 승부욕이 극에 달하게 된다. 낭만은 상실되고, 상처가 남는 다툼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다투고 나면 배우자가 세상 누구보다 미워지고 싫어진다. 서로 포옹하고 사랑했던 배우자가 이제 그 누구보다 남인 것 같은 느낌과 확신이 강하게 남게 된다. 남보다 훨씬 못한 사람처럼 인식된다. 부부가 다툰 후에 마음에 더 큰 상처가 남는 것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가장 깊은 상처까지 건드리며 거침없이 이성적인 칼날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경험했던 기억들, 즉 힘들었던 사건들, 서운했던 기억, 사랑이 느껴지지 않았던 시간, 발견된 서로의 치부와 상처 등은 부부가 다툴 때 손에 쥐기 쉬운 싸움 도구로 사용된다. 그래서 부부 싸움 이후 더 마음이 아프고 힘든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절망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랑에 빠진 연인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서약한 부부는 감성적인 뇌가 활성화된 시기뿐만 아니라 이성적인 뇌가 지극히 활성화된 시점에서도 서로를 향한 사랑을 붙잡을 수 있어야 한다. 신혼시기 강렬한 감정을 동일하게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부부의 사랑을 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소소하게 산책하면서 데이트하는 것도 사랑의 낭만적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활동이다. 시간을 따로 떼어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다. 기념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는 것도 낭만적인 사랑의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성적인 뇌가 활성화될 때도 회피하지 않고, 부부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껄끄러운 대화가 필요할 때는 서로에 대해서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때일 수 있다. 이성적인 대화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서로가 가졌던 오해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대화하고, 바로 잡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부부관계의 낭만과 감성이 바닥이고, 비판적이며, 이성적인 뇌가 지극히 활성화되는 순간을 맞더라도 그 시간을 인내하면서 희망을 갖고 버틸 수 있어야 한다.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사랑해서 결혼한 당신에게> 저자)
 

작성자  김다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