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독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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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회복사역 ‘하트스쿨’ 간증

 

웃음으로 시작한 하트스쿨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밑바닥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내 안에 숨어 있던 문제들이 일제히 터져 나온 것이다. 그것들은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뛰쳐나왔다. 불안, 분노, 슬픔이 터져 나왔다. 감정의 밑바닥이었다. 소화불량과 두통, 감기 등 건강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기도의 문마저 막혔다. 영적으로도 막다른 골목에 와있었다.
나의 밑바닥은 부부관계에서 폭발했다. 15년간의 결혼생활과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종교생활을 했다. 그러나 밑천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아내는 내게 “최악의 부부관계”라고 소리쳤다. 불통 부부라며 이렇게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절규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부관계의 민낯을 보았다. 피할 수 없는 나의 밑바닥이 보였다.
나는 끈질기게 밑바닥과의 대면을 피해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늘어놓았는지 모른다. 나았다고, 이미 해결되었다고, 그 정도면 괜찮다고, 더한 인간도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얼른 예배 속으로 숨어들었다. 바쁜 사역으로, 급한 일상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트스쿨이 끝나갈 무렵, 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매직샵’ 코너에서 분노를 팔고 싶다고 내놓았다. 나에게 있는 분노는 어릴 때 받은 수치심이 원인일 수 있다는 처방(?)이 되돌아 왔다.

그날 밤 어린 시절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어린 나는 술 취한 아버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려웠다. 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영원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무기력했고, 내 마음에는 수치심이 가득했다. 결국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다음날 이 사실을 순모임에서 털어놓았다.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었다. 어린 나를 만난 어른인 내가 울고 있었다. 아내도 울고, 순식구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여기저기서 화장지가 오갔다. 아내는 “성령님이 만지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순식구들은 나를 격려하며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날 나는 수치심으로 가득한 어린 나를 놓아주었다.
/ 안창현 성도(분당A공동체)

작성자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