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_만나고 싶었습니다-지적장애인 언니와 동생이 꾸는 꿈
“나는 언니가 고맙고, 자랑스럽다”
지적장애인 언니와 동생의 꿈 ‘세상의 빛과 소금’
▲ 하늘공동체 윤지은(왼쪽), 윤영은(오른쪽) 자매
대학청년부 하늘공동체에 유난히 사이가 좋은 자매가 있다. 티 없이 맑은 영혼이라고 불리는 자매다. 주인공은 윤지은, 영은 자매다. 5살 터울이다. 언니 윤지은 자매는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가 있었다. 장애로 인해 사람들이 보내는 불편한 시선을 견뎌야 했지만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았다. 신앙이 강력한 버팀목이었다.
윤지은 자매는 올해 굿윌스토어가 선정한 ‘굿피플’이라는 우수사원으로 선정됐다. 그녀가 지적장애라는 장애물을 넘어 직장과 가정에서 티 없이 맑을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 김미림 기자 mirim@onnuri.org
“협동심과 사회성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목소리가 다부지다. 확신에 찬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윤지은 자매가 굿윌스토어가 선정한 우수사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협동심과 사회성을 길러 주려고 애쓴 가족들의 역할이 주요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장애라는 장애물을 뛰어 넘어 어디서든지 성실하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를 소망했다. 그것을 위해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그 열매들이 맺히고 있는 것이다.
동생 윤영은 자매는 하늘공동체가 신림동 삼성교회에서 섬기고 있는 사역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신림동 삼성교회는 시각장애인들을 섬기고 있는 교회다. 시각장애인들의 자녀들에게 말씀을 가르쳐 줄 교사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공동체가 ‘Acts팀’을 구성해 매주 봉사를 하고 있다. Acts팀의 팀장이 바로 윤영은 자매다. 그녀는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거워 매주 그곳을 찾고 있다. 그곳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섬기면서 힘든 점도 많았다. 시각장애인 부모를 둔 자녀들이 다소 거칠었고, 밝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왜 그런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누구보다 그녀가 그들의 아픔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의 언니도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삼성교회 어린이들이 왜 아프고, 왜 힘든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자신이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섬기고 있는 것이다.
남들과 조금 다르지만,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우리 언니’
윤지은 자매는 남들과 조금 다르게 태어났다. 선천적으로 지적장애가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을 대하는 시선이나 태도가 곱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 모두가 슬픔을 안고 살았다. 어머니는 그녀를 눈물로 키웠다. 어머니에게 그녀는 평생 지고가야 할 숙제이기도 했다.
지적 장애인은 말 그대로 지적 능력 발달이 부족하거나 불충분하다. 이 때문에 학업성취나 일처리 능력, 사회적응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지적장애는 1~3급으로 나뉘는데, 1급은 사회생활에 적응이 현저히 곤란해 타인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 2급은 단순한 행동을 훈련시킬 수 있는 정도, 3급은 교육을 통한 사회적·직업적 재활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가벼운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적절한 교육과 훈련이 제공되면 스스로 살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혼자 해낼 수 있도록 책임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윤지은 자매가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기능할 수 있는데에는 가족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동생은 언니를 늘 배려했고, 감싸줬다. 부모의 헌신과 노력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그녀의 부모님은 교사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다. 부모님은 지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그녀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과정을 특수학교가 아니라 일반 학교에서 보내도록 했다. 또래들과 지내면서 사회성을 기르고, 교육도 받게 했다. 그러나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장애가 있는 언니는 학창시절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했다. 친구들의 놀림도 받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넘어지지도 않았다. 12년 동안 교과과정을 마치고 대학에까지 입학했다. 그녀의 성실함이 원동력이었다.
윤지은 자매는 1년 365일 오전 5시에 일어나고, 밤 11시에 잠을 잔다. 결석 하루도 없이 학교를 다녔다. 어려운 일에 굴하지 않았다. 근면함으로만 따진다면 그녀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등교시간보다 늘 1시간 전에 학교에 도착했고, 하늘공동체 예배에도 1시간 전에 도착했다. 1년 동안 체중을 30kg나 감량했다. 주어진 하루하루에 감사하는 훈련이 그녀의 성실함을 만든 저력이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일이 있었다. 아버지가 공동체에서 간증하는 것을 듣고 한 장로가 언니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다. 그녀에게 매우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어려운 고비를 넘길 때마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대학에 가서도 성실했다. 4년 동안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하는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유학 간 어느 친구는 편지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녀는 일과는 규칙적이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가족들에게 모닝콜을 해준다. 물을 가져다주면서 “굿모닝”이라고 외친다.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분리수거도 담당한다. 늘 아버지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 이렇게 성실한 그녀에게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녀는 2011년 굿윌스토어에 입사했다. 그녀는 장애인들의 직업재활시설 ‘굿윌스토어’에서 영업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굿윌스토어는 100년 전 미국에서 중증장애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단체다. 그녀는 한국에 처음 생긴 굿윌스토어 개룡점에서 일하고 있다.
그녀는 매일 아침 10시까지 출근한다. 한 번도 마다않고 출근시간 보다 늘 1시간 전에 회사에 도착한다. 그녀는 분기마다 실적을 쌓았다. 친절하고, 성실한 덕분에 2년 연속 근속 우수상을 수상했다. 2년 연속 ‘굿피플’인으로 선정되면 상금이 나오는데 올해 받은 상금으로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속앓이의 대상에서 기쁨의 이유로
그녀가 회사 생활을 이토록 즐겁게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매일 그녀에게 실생활에 필요한 조언과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는 늘 말씀으로 격려했고, 어머니는 두 딸을 뒷바라지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언니가 어릴 적에는 지적장애 증세가 심했다. 그때는 항상 전쟁이었다. 동생에게 화를 냈고, 엄마에게 줄곧 투정을 부렸다. 그래도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사랑으로 품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이 세상에 지은이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막막하기도 하고, 장애인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의 삶이 힘들어 매일 울면서 기도했다. 동생에게 언니는 속앓이의 대상이자 기쁨의 이유이기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속앓이의 대상에서 기쁨의 이유로 바뀌었다.
“사랑하는 언니, 늘 고맙고 언니가 자랑스러워. 어릴 적에는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언니라서 고맙고 감사해. 우리가 더 가깝고, 성숙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어. 우리가 받은 사랑 세상에 흘려보내자. 사랑해.”
동생은 언니 이야기만 꺼내면 밝게 웃는다. 그녀들을 보는 이들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도 이 자매는 하늘공동체 예배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할 것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언니”라고 자랑하고 있을 것이다.
동생 윤영은 자매의 생일이 5월 13일이다. 그녀의 생일에 하나님이 메시지를 주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 이니라”(마 5:13).
윤지은·영은 자매가 써내려가는 예수바보행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녀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아닐 수 없다.
작성자 김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