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쪽방촌 주민들과 사랑에 빠지다
신년기획_돌이킨 사람들 살아난 사람들
노숙자, 쪽방촌 주민들과 사랑에 빠지다
남대문5가공동체 섬기는 원은희 집사

웬만한 사람은 냄새난다고, 무섭다고 피하는 노숙자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섬기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천사가 있다‘.
남대문5가공동체’를 섬기고 있는 원은희 집사(강남A공동체)가 그 주인공이다. 남대문5가공동체는 노숙자들과 서울역 주변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예배공동체다.
그곳에 가면 진심으로 노숙자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원 집사를 만날 수 있다. 그녀의 행동과 삶이 그 사랑을 증명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새 사업장을 남대문5가공동체 지체들을 위한 예배공간으로 꾸몄다.
바로 그곳이 한강대로 363-2번지 MS빌딩 2층에 위치한 희망홀이다. 그동안 남대문5가공동체는 서울역 주변 한 분식집 지하공간을 빌려 예배를 드렸다. 이번 달부터 원 집사가 꾸민 공간에서 예배드리고 있다.
어둡고 비좁은 지하에서 햇빛 비치고 아늑한 새 예배처소로옮겼다.
/ 정현주 기자 joo@onnuri.org
“그분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이것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어요.”
천사의 고백은 뭐가 달라도 진짜 달랐다. 하늘의 언어가 아닐 수 없다. 원은희 집사가 남대문5가공동체 지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누구라도 알 수 있다. 그녀는 2013년 2월부터양재 긍휼사역팀에 합류해 노숙자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섬기고 있다. 겉보기에는 수수하고 평범한 아주머니지만 어엿한 사장님이다.작지만 큰 영웅이다. 남대문5가공동체 지체들이 좁고 어두운 분식집 지하에서 예배드리는것이 안타까워 밝고 아늑한 새 공간을 예배처소로 만들어줬다. 어디 그뿐이랴.
“새벽기도를 나오던 분 중에서 갑자기 두 분이 3개월 정도 안 나오시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그 기간 동안 거리에서 동냥을 했더라고요.그렇게 놔둬선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들을 위해서 일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그녀는 자신의 새 사업장에 쪽방촌 주민 19명을 고용했다. 그들에게 일자리와 함께 희망을 선물했다.
“단순작업이지만 다들 일하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시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하루에 담배 한 갑씩 피우던 분이 일을 시작하고는 담배를 끊겠다고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갈 곳이생겨서 힘이 난다고 고백하는 분도 있어요.”어떻게 이런 섬김과 헌신이 가능할까. 돈이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남들은 기피하는 일을 하기까지 마음먹기가 힘들었을 텐데.“하나님이 주신 재물이니까 하나님을 위해쓰는 게 맞잖아요.”
하나님을 향한 그리고 남대문5가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신앙의 암흑기에서 벗어나다노숙자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섬기는 일에헌신한 그녀도 처음부터 헌신적인 신앙인은아니었다. 그녀는 25년 동안 IT계열에서 일해온 전문직 여성이다. 화려한 것 좋아하고, 꾸미기를 좋아했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화려하고 좋은 옷을 입는 것보다 허름하고 냄새나는노숙자들이 더 예뻐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인단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바꿔놓았을까.그녀는 꼬꼬마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다.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그녀의 신앙에 위기가 찾아왔다.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서 십자가에서죽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하나님을 오해하기도 했다.
“여호수아서를 읽는데 가나안 족속의 아기까지 다 죽이라는 대목에서 하나님이 잔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하나님이 이해가 안되고, 더 이상 성경을 못 읽겠더라고요.”그때부터 인본주의에 빠졌다. 교회는 다녔지만 성경책은 읽지 않고, 인본주의 서적만 보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다니던 교회가 분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앙과 하나님에 대한회의가 더 크게 몰려왔다. 그때부터 교회와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졌다. 무려 3년 동안 하나님을 외면했다. 신앙의 암흑기였다.그러던 어느 날 전환점이 찾아왔다. 회사 문제 때문이었다.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불안한 마음에 조언을 듣고자 예전에 다니던 직장 선배를 찾아갔다. 그 선배가 그녀를 보자마자 대뜸 “요새 교회 나가니?”라고 물었다. 안나가고 있다고 했더니 자신이 양재 온누리교회를 다니고 있으니 한 번 나와 보라고 했다.그 주 일요일에 바로 교회를 찾아갔다. 무려 3년만의 교회 출입이었다.
“찬양을 부르는데 눈물이 그렇게 쏟아지더라고요. ‘ 내가 여태까지 뭐하고 살았나’ 하고후회가 되더라고요.”
그 다음 주부터 새신자 등록을 했다. 그때가2005년 11월이었다. 다시 교회에 등록하는 게부끄럽기도 했지만 하나님을 다시 알아가는기쁨이 너무 컸다. 그렇게 열심히 신앙생활을하면서 직장에서도 예배를 드리고 싶었다. 회사에서 마땅한 장소를 물색해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함께 매일 아침 큐티하고 예배를 드리며하루를 시작했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그들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그녀에게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구조조정 대상자가된 것이다. 한직으로 밀려 나겠거니 했는데 당일부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엄청난 충격이었을 텐데 그녀는 충격적이지 않았다고 했다.“이상하게 마음에 동요가 일지 않고 평안하더라고요. 아마 직장에서 큐티하고 예배드리면서 외부 충격이나 환경 변화가 있더라도 평안을 유지할 수 있는 훈련이 된 것 같아요.”백수생활이 한창이었던 2012년 10월 또 한번의 전환기가 찾아왔다. 부흥집회에서 프랜시스 챈 목사의 설교가 그녀의 마음을 두드렸다.
“프랜시스 챈 목사님은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산다고 하시더라고요. 노숙자를 보면 집으로 데려와 같이 살고, 출소한 사람들도 데려와 같이 산다면서요. 그분의 삶이 참 부럽고,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다음날부터 노숙자 생각만 나더라고요.”기회가 찾아왔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원형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옆 테이블 성도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렸다. 노숙자들을목욕탕에 데려가서 목욕을 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알고 보니 양재 긍휼사역팀원들이었다.그렇게 양재 긍휼사역팀에 합류하게 되었고남대문5가공동체 예배에 가게 되었다.“처음 그곳을 방문한 날을 지금도 잊을 수가없어요. 예배를 드리러 오는 쪽방촌 주민들의모습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거부감이 든다거나 무섭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그저 사랑스럽더라고요. 하나님이 부어주신 마음이 분명하지요.”
남대문5가공동체 지체들과 함께 예배드리면서 천국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남대문5가공동체 지체들이야말로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이 가난한 자들이었기 때문이다.“세상적인 시각으로 보면 내세울 게 하나도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정말 진실하게 받아들이거든요.”그녀는 이 귀한 사역에 더 많은 성도들이 동참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