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 해설] “…할례를 강요하는 것은 여러분의 육체를 자랑하려는 것입니다”(갈 6:13).

맛있는 말씀 해설
“…할례를 강요하는 것은 여러분의 육체를 자랑하려는 것입니다”(갈 6:13).
본문은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에 보낸 서신 마지막 권면 중에서 율법주의를 조장하는 자들, 특히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려면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비판하는 부분이다. 본문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바울 서신의 더 넓은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 바울은 ‘이방인 개종자들이 구원을 받으려면 모세 율법, 특히 할례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유대주의자들의 영향력에 맞서 ‘우리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의롭다고 인정받으며, 율법의 행위로는 어떤 육체도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없고’(갈 2:16),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면서 옹호한다(갈 3:11). 그리고 본문에 이르러 유대주의자들의 위선과 이기심을 폭로한다. 할례라는 율법만 강조하면서 오히려 모든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위선과 할례를 종교적 우위를 가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그들의 이기심을 지적하는 것이다. 
유대주의 선동가들은 갈라디아의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할례를 받도록 애썼다(갈 6:12). 할례는 그들이 좋은 유대인이자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일 뿐만 아니라 언약에 대한 충실함을 공언하는 표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갈 6:14)라며 갈라디아 성도들에게 유대주의자들의 주장을 크게 두 가지 지적하며 가르치고 있다. 
첫째, 바울은 “여러분의 육체를 자랑하려는 것입니다”라며 유대주의자들이 할례자의 숫자를 증가시켜 사람들 앞에서 육신으로 자랑할 근거를 가지려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교회 통계는 그들의 개종사역의 성공과 율법에 대한 열심에 대해 제시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그들은 많은 사람을 유대교로 개종시킨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로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서 자랑할 근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바울의 ‘여러분의 육체를 자랑’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그는 유대주의자들이 이방인 성도들의 영적 안녕에 관심을 두기보다 오히려 할례를 통한 자신들의 종교적 성공과 영향력에 관심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은 우리의 동기를 돌아보도록 촉구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다른 사람을 섬기고 있는가? 아니면 종교적 겉모습을 통한 사람들의 인정과 칭찬을 구하고 있는가? 
둘째, 본문은 참된 그리스도인의 지도력과 사역의 본질을 성찰하도록 가르친다.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14절)면서 십자가가 곧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상징임을 선언한다. 그것은 자기 부정, 희생, 그리고 하나님 은혜에 대한 전적인 의존을 나타내는 것이지, 개인적인 성취나 종교적 교만을 상징하는 게 아니다. 더 나아가 예수의 십자가 복음은 우리를 율법의 짐으로부터 해방시켜 행위가 아닌 믿음과 은혜에 기반한 하나님과의 관계로 초대한다. 
본문에서 바울이 비판하는 외적인 종교는 궁극적으로 속박과 위선으로 이어진다. 반면 참된 신앙은 믿음, 소망, 사랑 그리고 성령으로 능력 받는 변화된 삶을 가져온다. 바울은 유대주의자들이 12절에서 언급하듯 “할례를 강요하는 것은 다만 그리스도의 십자가 때문에 핍박을 받지 않으려는 것뿐”임을 지적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고 지위를 쌓으면서 타협과 종교적 화목을 따라가니 그것이 그들의 착각 속에서 곧 자연스러운 자랑거리가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바울의 개종자들이 할례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면 할례를 통해 자신들과 유대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을 예수님을 믿지 않는 동료 유대인들로부터 닥쳐올 박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개인 차원에서 갈라디아 성도들에게 고난에 대한 믿음 때문에 어떠한 대가를 치렀는지를 상기시키며 선언한다(갈 2:20). 유대주의 선동가들도 과연 같은 주장을 할 수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본문은 모든 세대의 성도들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피상적인 신앙과 영적 교만의 위험을 경계하도록 일깨워 준다. 바울은 내적 실체, 우리 믿음의 진실성, 그리고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오는 겸손에 집중하도록 권면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세상이 어떻게 생각하든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고, 더는 내가 사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가 사시는 것을 자랑할 것이기 때문이다(갈 2:20).
/ 정동윤 목사(양재Point5공동체)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