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성인

[맛있는 말씀 해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도 이렇게 깨달음이 없느냐 무엇이든지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함을 알지 못하느냐”(막 7:18).

[맛있는 말씀 해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도 이렇게 깨달음이 없느냐 무엇이든지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함을 알지 못하느냐”(막 7:18).
 
<마가복음> 7장은 ‘정결법’에 관해 설명한다. 문학적 구조를 보면 <마가복음> 6장 45~56절과 7장 24~30절이 7장 18절을 중심으로 앞뒤가 서로 호응하는 샌드위치 구조를 이루고 있다. 6장 45~56절에서 예수님이 제자들과 뱃세다로 가던 중에 게넷사렛에서 잠시 머문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치유의 손길로 수많은 병자를 고쳐주신다. 게넷사레 지역은 요세푸스에 따르면 비옥하지만, 이방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땅으로 유대인의 정결법상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매우 부정한 곳이었다. 
7장 24~30절에서는 수로보니게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그리스 출신의 이방인이었는데, 매우 가난하고 비천한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신 예수님이 그녀의 귀신 들린 딸을 깨끗하게 치유해 주신다. 이 두 이야기를 앞뒤로 두고, 마가는 자신을 거룩하다고 믿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오히려 정결하지 못하고, 예수님을 만난 이방인들이 믿음으로 거룩한 자들이라고 가르쳤다. 
원래 이스라엘의 정결법은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행위를 통해 세속화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별됨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표지였다. 그러나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의 정결법은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 많이 왜곡되어 있었다. 당시 유대인들은 율법의 형식주의적 외식으로 변질되어 율법의 본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의 세계관에 따르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식이나 물질이 사람을 부정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겉만 깨끗하면 속은 어떠해도 거룩함과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무엇이든지 밖에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한다”고 하시며 <마가복음> 7장 20~23절에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 악한 생각, 음행, 도둑질, 살인 같은 악한 것이 마음속에서 나와 사람의 행위를 더럽히는 거라고 가르쳐주셨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겉으로는 율법을 열심히 지키고 있었기에 자신들은 이방인들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유대인의 왜곡된 정결법을 바로잡아주고 계시는 것이다. 
본문을 통해 예수님이 생각하는 거룩함은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즉, 마음의 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거룩할 수 없음을 웅변해 주는 것이다. 구약의 선지자 예레미야도 이것을 동일하게 말하고 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렘 17:9). 
사람은 나쁜 행동을 해서 죄인이 아니라 이미 죄인이기 때문에 나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부패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은 샌드위치 구조를 통해 하나님과 내적인 관계성이 더 중요함을 가르치시고자 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 5:1)
<갈라디아서> 5장 1절을 보면, 죄와 율법 아래 있던 유대인과 이방인이 오직 십자가를 통해 죄에서 구원받은 동등한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정결법에 더해 이방인들로부터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고자 했는데, 이것은 복음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의미다.
십자가에서 은혜를 깨달은 자들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고 하신 것처럼 살아야 한다. 예수님은 율법을 완성하신 분이기에 그분과 함께 믿음으로 살면 된다. 은혜의 시대에는 종교 지도자들처럼 율법주의자로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정결법조차 그리스도 안에서만 참된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진정한 거룩함은 외적 행위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복음의 은혜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서 동등한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 김상수 목사(대전온누리교회

작성자  박지혜 기자 wisdom7@onnu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