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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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강의-개미의 팀 사역

Team Upgrade | 선택강의 개미의 팀 사역 최 재 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이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동물은 무엇일까요. 미국사람들은 근면한 동물로 비버를 꼽습니다. 하지만 비버조차 하루 5~6시간밖에 일하지 않습니다. 그럼 개미가 가장 근면할까요. 제가 개미박사라 개미의 근면성을 강조할 것 같지만 실은 눈에 보이는 개미만 부지런 할 뿐 대부분의 개미는 그렇지 못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인간의 부지런함을 따라 오지 못합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무척 열심히 삽니다.  자연생태계의 지배자-개미 그렇다면 개미를 연구하는 이유는 뭘까요. 개미는 인간과 지구를 양분해서 지배하고 있는 지배자 입니다. 기계문명을 인간이 지배한다고 치면, 한 발짝 자연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면 우리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곤충이 자연생태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곤충이 개미입니다. 이 세상에 개미가 살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번식력이 아주 강합니다. 개미를 싹 쓸어 버리겠다는 생각은 아예 포기하십시오. 여왕개미를 독살하기 전에는 전멸이 불가능합니다. 그 여왕개미를 죽이는 것 자체도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제게 개미를 죽이는 방법을 물으신다면 전 제 발로 들어온 개미를 왜 죽이느냐고 권고하고 싶습니다. 개미가 있다면 관찰해 보십시오. 자연학습도 하고 좋습니다. 개미를 쫓아 가 보세요. 그리고 그 출구에 먹을 것을 주십시오. 개미는 합리적이어서 먹을 게 눈앞에 있으면 집안을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거기서만 하루 종일 있습니다. 개미와 공존하는 방법입니다. 어느 학자가 통계를 낸 적이 있는데 이 세상에 개미가 10의 27승 마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시소의 한쪽에 모든 개미가 올라탔을 때 다른 한쪽에 지구의 모든 인구가 올라타면 시소 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입니다. 한 마리가 5mg밖에 되지 않는데도 뭉치면 막강한 존재입니다. 우리의 발밑에서 힘없이 죽어나가는 그런 존재들이지만 뭉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여기서 개미들의 협동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막강한 힘의 원동력 ‘협동’ 개미들이 지구를 양분할 수 있게 된 비결은 협동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큰 동물일지라도 개미의 집단 공격 앞에서는 능지처참을 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협동이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왜 다른 곤충이나 동물들은 협동하지 않을까요. 모기가 협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끔찍하지 않겠습니까. 얼마나 살기가 힘들겠습니까. 모든 생물이 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복입니다. 협동하는 생물은 우리 인간과 개미, 흰개미, 벌 등 몇 종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다른 생물들은 협동을 하지 못할까요. 협동에는 희생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협동을 하긴 하지만 개미에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개미 한 종을 소개하겠습니다.사막에서 사는 개미들인데 이들은 꿀을 저장해 놓았다가 겨울에 먹습니다. 그런데 꿀을 보관하는 방법이 특이합니다. 몇 마리의 개미가 자신의 배 속에다 꿀을 저장해 천정에 매달려 있습니다. 그 개미들은 100배 이상 몸이 불어 달려 있다가 겨울이 돼 식량이 없으면 짜서 나눠줍니다. 이 식량비축 개미를 제거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른 개미들이 아무런 시차도 없이 바로 그 역을 대신하는 것이었습니다. 기가 막힌 희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배자의 비결, 공생 개미가 자연생태계의 지배자로 자리매김한 데는 공생의 방법을 터득한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꽃샘이 밖에 나와 있는 식물들은 대부분 개미를 위한 측면이 있습니다. 개미가 단물을 먹는 대신 그 식물에 접근하는 초식곤충을 없애주기 때문입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셈입니다.  소의 방귀와 소의 공생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10여 년전에 한 환경학회에서 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때는 웃는 사람이 있었지만 호주가 작년에 이 연구에 엄청난 재원을 지원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의 방귀가 이렇게 심각한 데도 소가 번성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인간과 공생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메소포타미아에서 농사를 지은 지 1만 년 정도가 됩니다. 그 전에는 벼 등 곡류들이 들판의 잡초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엄청난 비율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인간이 지어줬기 때문입니다. 이에 맞춰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이것도 공생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연을 생각할 때 서로를 꺾고 경쟁하는 곳으로만 알아 왔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상대방을 꺾어야만 성공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성공의 척도를 달리보면 말이죠. 이 땅의 모든 식물의 무게와 동물의 무게를 달면 어느 쪽이 더 무거울까요. 식물이 더 무겁습니다. 숫자로 성공한 집단이 곤충이라면 무게로 가장 성공한 집단이 식물입니다. 이 둘이 서로 공생해서 서로 성공을 성취할 수 있었습니다. 생태학자로서 이같은 공생관계 없이 성공한 집단은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독불장군들을 다 물리쳤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오늘날과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라도 된 것입니다. 서로 껴안고 서로 돕고 서로 섬기려고 해서 이렇게 된 것입니다. 공생과 관련해 우리의 환경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난 생물입니다. 다른 행성에도 생물이 살고 있을까요.  이 넓은 우주에 우리 같은 행성이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확률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그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 넓은 우주의 작은 태양계에서, 그 태양계 안에서도 아주 작은 지구라는 별에서 일어나는 이 신비로운 생명이 엄청나게 낮은 기적의 산물일진대 또 다른 행성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리 만무합니다. 조물주가 지구를 만들었으니 어떻게든 우리는 이 지구를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입니다. 이 지구에서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이 공생의 유전자가 희박합니다. 지구를 망쳐가고 있는 우리의 실정이 이를 반영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학명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현명한 인간이라는 자화자찬입니다. 이 교만한 마음이 결국 우리의 터전을 망친 것인데, 우리가 과연 현명한 인간입니까. 제 느낌으로는 우리 세대에 우리가 망쳐버린 환경으로 종말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호모 심비우스의 의식을 다시 가져야 합니다. 공생하는 인간으로 말이죠.  알면 사랑한다  어거스틴은 일찍이 사랑하면 알게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공감하면서도 과학자인지라 사랑하는 이유가 필요했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과학자로서 자연을 점점 더 많이 아는데 여생을 바칠 것입니다. 알게 되면 또 여러분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만들 것입니다./ 정리 차명권 기자 salt@onnuri.or.kr

작성자  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