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교수(전 문화부장관)
올해 저는 뜻하지 않게 일본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조용히 세례를 받겠다고 목사님과 약속을 했지만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상한 것을 느꼈습니다. 내 뜻대로가 아닌 내가 뜻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나를 끌고 가는 이 알 수없는 힘이 무엇인가? 지성은 예측이 가능한 것을 믿는 것인데 우리 삶속에는 끝없이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납니다. 여러분은 이런 지성에만 의존해서 살아가겠습니까.
저는 최고의 지성인이라는 말을 들을 값어치는 없는 사람이지만 지성이 별 것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나를 보고 최고의 지성인이라고 이야기해도 그것이 칭찬이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성이 무엇이고 영성이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몹시 당혹스럽습니다. 지성은 조금 알지만 영성은 아직 체험도 못해보았고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영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지성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
영성을 정확히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꿈으로 영성을 체험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으로 우리의 아픔과 갈증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어떤 사람들은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은 지성인인데 집에서 찬송 부르고 성경보고 하지 왜 예수쟁이 티를 내며 교회에 나가느냐”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배가 고프면 식당에 가고 지적 갈증이 느껴지면 도서관에 가고, 가슴이 허전하면 극장에 가듯이 나의 전신이 흔들리고 허기와 갈증으로 고통을 느끼며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에 간다고.지성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세속의 자리, 권력의 자리, 지적인 자리에서는 채울 수 없었기 때문에 여러분과 저는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지성을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학교에 갑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채울 수 없는 지성이 있을 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다른 곳을 찾아 갑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성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대학, 도서관, 인터넷 그러다 교회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의문은 지성을 낳습니다
나의 지성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배운 제비를 가지고 지적관계와 영적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제비는 가축도 아닌데 사람이 사는 집에 둥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새끼들에게 지속적으로 먹이를 줍니다. 새끼들은 입을 크게 벌려 먹이를 받아먹습니다.제가 궁금했던 것은 여기에 있습니다. 둥지 안에 새끼가 여러 마리 있는데 어미는 어떻게 먹이를 먹은 놈, 안 먹은 놈 구분하면서 입안에 넣어 줄 수 있을까요? 노벨상을 탈 만큼 유명한 수학자가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최고의 수학자가 되었습니까? 그는 대답했습니다. “어머니는 내가 학교에 갔다 오면 항상 이렇게 물어 보셨습니다. ‘너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무엇을 물어보았느냐?’ 어머니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느냐가 아닌 무엇을 물었느냐를 나에게 물으셨습니다. 그 물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유태인의 자녀 교육법입니다.
저는 혼자서 제비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제가 최고의 지성인이라면 그것은 질문을 남보다 많이 했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초등학교 시절, 저는 거북선이 잠수함이라고 배웠습니다. 정말 황홀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선생님께서 거북선은 잠수함은 아니고 철로 만든 배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래도 철이 물에 뜬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은 거북선은 나무에 철판을 얹어 만든 배라고 가르쳐 주더군요. 저에게 이순신 장군이 점점 작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질문을 통해 이순신 장군이 위대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적장인 구귀장군(해적출신)의 특성을 간파하고 또 일본 배의 구조를 알고 그에 적합한 거북선을 만들고 전술과 전략을 세워 일본 배에 맞서 싸워 승리한 것입니다.
제비는 믿음으로 보호 받습니다
제비에도 하나님의 섭리가 있습니다. 어미가 먹이를 주면 가장 배고픈 새끼가 가장 크게 입을 벌립니다. 이것은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이 이치를 알면 제비의 숫자가 줄어드는 이유도 알게 됩니다. 농약을 뿌리고 곤충이 사라지면 어미 제비는 먹이 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새끼들에게 먹이를 빨리 공급하지 못하게 되고 먼저 먹이를 먹었던 새끼도 금방 소화가 되어 그들만의 질서가 깨지게 됩니다. 즉 하나님의 섭리가 무너지는 것이지요. 이런 하나님의 섭리를 과학자들은 현상만 가지 이야기합니다. 과학은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하고, 예술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신학, 종교는 설명해서는 안 될 것을 설명합니다.
모든 새와 짐승은 인간을 의식해 도망 다니지만 제비는 인간의 집에 둥지를 만듭니다. 사람을 믿고 의지하면서 둥지를 틀었기 때문에 천적으로부터 보호를 받습니다.이처럼 제비를 해석하는 것은 과학에는 없습니다. 오직 교회에서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의문은 지성을 낳았지만 믿음은 영성을 낳습니다. 지성과 영성의 차이는 간단합니다. 의심의 알을 깨고 지성이 나옵니다. 끊임없는 의문 속에서 지성은 커집니다. 하지만 제비처럼 인간의 집에 둥지를 짓는 믿음, 슬기는 얻지 못합니다. 여러분은 제비를 통해 다른 종교, 과학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믿음을 배웠습니다. 제비가 인간의 집에 둥지를 트는 것처럼 하나님, 주님 앞에서 믿음으로 나아가면 보호받고 살 수 있습니다. “오 만군의 여호와여, 내 왕, 내 하나님이여, 주의 제단 가까운 곳에 참새도 집을 찾았고 제비도 자기 새끼를 둘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시편 84:3)믿고 둥지를 틀면 알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황새도 자기의 정한 시기를 알고 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도 자기가 올 때를 지키는데 내 백성은 여호와의 법규들을 알지 못하는구나.”(렘 8:7)
성경에서 굶주림과 갈증은 영성에 도달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믿음에서 영성이 나오고 의심에서 지성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럼 믿음에서는 무엇이 나올까요. 영성은 갈증과 굶주림에서 얻어집니다. 이것은 제가 믿음의 지적방법으로 깨달은 최초의 것이다. 영적인 굶주림과 갈증이 있을 때 누가 풀어줄 것인가. 그래서 저는 세례를 받았고 그 후 많은 고충도 뒤따랐습니다.“내 영혼이 하나님을, 살아 계신 하나님을 목말라합니다. 내가 언제 나아가서 하나님을 뵐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이 밤낮으로 내게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하니 내 눈물이 밤낮으로 내 음식이 됐습니다.”(시편 42:2~3) 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업그레이드 된 것입니다.
“주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이다. 보라. 그날이 곧 올 것이다. 내가 땅을 심하게 주리게 할 것인데 먹을 것이 없어서 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해 굶주리고 목마를 것이다.”(암 8:11)하나님의 언어를 갈구하는 시대가 마지막에 오리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잔치에는 수금과 하프, 탬버린과 피리와 포도주를 갖추었지만 여호와께서 하신 일에는 관심도 없고 그분의 손으로 하신 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구나. 그러므로 내 백성은 아는 것이 없어 포로로 잡혀 가게 될 것이다. 귀족들은 굶주릴 것이고 서민들은 목이 탈 것이다.”(사 5:12~13)마라톤 주자가 갈증이 났을 때 주변 사람들이 물을 줍니다. 목이 탈 때 누가 물을 주어 목을 축여 줄 것인가? 그것은 진정한 교회이고 목사이며 하나님이 우리의 목을 축여주어야 우리는 골인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갈증 그 것을 느끼는 사람들이 승리할 것입니다./ 정리 윤연순 기자 yys@onnuri.or.kr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