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C공동체 – 중동A국 “복음을 향한 바울의 열정이 우리에게 남아있는가”
버스 안의 온도계는 41℃! 작열하는 태양을 가려주는 것은 뽕나무 그늘뿐이다. 우리 공동체는 왜 10년 이상 기도하며 이 땅을 그토록 밟고자 열망했을까? 하나님이 우리 22명을 이 땅으로 이끄신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세빌멕 이친 야라틀든 세니 세베림(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우리는 지금 1850년 지어진 고색창연한 교회에서 99.8%가 이슬람신도인 이 나라의 0.2% 현지교인들을 위해 손을 뻗어 찬양을 부르고 있다. 그들의 선한 눈동자와 수즙은 미소에서 감사의 표정을 읽는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속한 사회와 공동체로부터 버림받은 상처 입은 자들이다. 오로지 하나님을 믿고 신앙공동체로부터 위로받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의 사랑, 그 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2시간이 넘도록 찬양하고 기도의 응답을 간증하며 자유롭게 드려지는 예배 속에서 이들의 애틋함과 간절함을 읽는다. 비록 소수이지만 믿음을 계승하고 말씀을 지키며 신앙공동체를 견고히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은 정말 귀하고 중요한 밀알 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이 흔들림 없이 그 믿음을 지켜낼 때 우리 선교사님들의 노력과 더불어 함께 하늘나라 소망을 이루어 나갈 수 있음을 확신한다.
2000년 전 거대한 상업의 중심도시인 E시의 회당에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복음을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확신에 찬 어조로 전하는 사도 바울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말씀 속에서만 들었던 이곳을 시공간을 초월해서 목도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순간이다. 돌로 맞아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5번의 혹독한 매질을 이겨냈고 두 번의 투옥에서 살아남으면서 목숨을 걸고 전하려했던 바울의 복음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남아있는가?
D지역의 지하도시 십자가교회. 우리 22명은 조용한 찬양과 함께 말씀을 읽고 눈을 뜨고 기도했다. 수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이 땅속에서 200년 이상 지내며 신앙을 지켜냈다. 예수님만 부인하면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상황 속에서 대대로 믿음을 계승하며 초대교회의 실질적인 신앙공동체를 이루어낸 이들 앞에 고개가 숙여진다.
이슬람은 그들의 신앙과 삶의 일치로 인하여 복음전파가 극히 어렵다는 것을 이번 아웃리치를 통해 새삼 깨달았다. 그 견고함으로 인한 선교사님들의 고충과 외로움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우리의 삶은 점점 더 세상과 타협하며 믿음과 동떨어진 것은 아닌지. 이로 인하여 성도와 교회가 비난을 받고 나아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은 아닌지 회개하게 되었다.
아웃리치는 끝났고 이제 나의 사역지인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 사도 바울이 밟은 여정을 같이하며 치열한 복음의 마음을 동일하게 품을 수 있어 좋았고, 지하교회 성도들의 흔들림 없는 믿음을 통해 어렵게 계승된 믿음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8일간을 하나 된 신앙공동체로서 훈련하게 하신 하나님이 계셔서 더욱 좋은 아웃리치였다.
/ 오범규 집사(서초C공동체)
작성자 정지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