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선교지에 탁구대 보내는 고길범 집사
“같이 노는 것이 선교 아닐까요?”
지난 3일 여기는 양재 온누리교회 하용조기념홀. 교역자들과 성도들이 한데 어우러진 ‘온누리선교탁구축제’가 한창이다. 5개 캠퍼스, 20여개 공동체가 출전했다. 친선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진지하게 대회에 임하고 있다. 온누리선교탁구축제는 친교뿐만 아니라 선교지에 탁구대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모아진 기금으로 탁구대와 탁구용품이 K국에 전해진다.
이날 시종일관 바빠 보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고길범 집사다. 그는 온누리탁구선교팀(OPM)팀장이다. 고 집사는 탁구선교팀을 온누리교회 정식 사역팀으로 만드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장본인이다.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에게 탁구선교는 어떤 의미일까.
내 인생에 빠질 수 없는 ‘탁구’
고 집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탁구채를 잡았다. 학교에 공식탁구팀이 창단하면서부터였다. 선수 제안을 받을 정도로 탁구에 소질이 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심지어 군대에서도 그의 탁구실력을 알아줬다. 그의 인생에서 탁구가 빠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에게 탁구는 추억이다. 가장 잘하는 것이 탁구고, 가장 좋아하는 것 또한 탁구다. 그렇기 때문에 탁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그에게 탁구보다 중요한 것이 생겼다. 바로 온누리교회와 선교다. 그는 온누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카투사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서빙고 온누리교회를 알게 되었고 목요찬양모임을 다니면서 신앙의 불씨를 키워나갔다. 1988년부터는 서빙고 온누리교회 청년부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공동체 총무, 다락방으로도 섬겼다. 순장은 15년째 해오고 있다. 청년부 시절 같이 신앙생활 하던 많은 친구들이 교역자와 선교사로 세워진 영향 때문인지 그에게는 늘 선교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보내는 선교사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탁구를 활용해 선교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내 꿈은 ‘러브핑퐁소나타’ 여는 것
고 집사가 탁구를 활용해 선교를 하게 된 것은 어느 선교사를 만나면서부터다. 어느 날 고 집사가 소속된 강남B공동체에서 운영 중인 ‘탁사랑(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에 갔다가 박지현 선교사(현 국가대표 코치, 1990년 중국 북경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만났다. 그때 탁구가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탁사랑 모임 중에 예멘과 몽골에서 탁구로 선교하셨던 박지현 선교사를 만났게 되었어요. 그분의 제안을 받고 온누리탁구선교팀(OPM)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분이 온누리탁구선교팀의 모델이에요.”
박 선교사의 제안과 고 집사의 헌신이 더해져 온누리탁구선교팀(OPM)이 탄생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마침내 양재 2000선교팀 소속 사역팀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온누리교회 정식사역팀이 되기까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처음 탁구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교회에 꺼냈을 때 반응이 냉담했다. 탁구는 노는 건데 그걸로 무슨 선교를 하느냐는 반응이었다.
“처음 탁구선교이야기를 꺼냈을 때 굉장히 창피했어요. 탁구는 선교 도구로 매력이 없다고 생각들 하셨지요. 그런데 스포츠와 선교가 접목되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그 효과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에 전 탁구선수 양영자 선교사를 모시고 세미나를 열었어요. 그렇게 탁구선교의 영향력이 알려지니까 인정해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온누리탁구선교팀의 활동이 왕성해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탁구선교에 비전이 있는 다른 교회들과 마음을 모아 ‘교회연합탁구선교팀(APM)’도 만들었다. 온누리교회 탁구선교팀은 우리교회 결연선교사들에게 탁구대를 보내고, 교회연합탁구선교팀에서는 열방의 모든 선교사에게 탁구대와 탁구용품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탁구대는 18대를 선교지에 보냈다.
올 초 양재 2000선교팀에서 해외 아웃리치를 갔는데 그곳에서 현지리더십에게 감명 깊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같이 놀아줘서 정말 고맙다”라는 말이었다. 고 집사는 그 말을 들으면서 ‘같이 노는 것이 선교’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탁구선교에 대한 비전도 더 단단해졌다.
그는 특별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바로 ‘러브핑퐁소나타’를 여는 것이다.
“러브핑퐁소나타는 탁구로 마음을 열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죠. 탁구를 활용하면 선교가 금지된 나라에서도 친교하고 예배드리고 선교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조은실 기자 ces@onnuri.org
<기고>
지난 3일 열린 온누리선교탁구축제에서 마련된 기금이 탁구대와 탁구용품으로 K국에 전해진다. 이날 대회에 K국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가 함께 자리했다. 그의 글을 통해 탁구선교가 선교지에 어떤 영향력을 주는지를 알 수 있었다.
탁구는 좋은 선교 접촉점
선교지에 온 지 2년 됐다. 지난해까지 선임선교사의 사역을 돕다가 올해 초부터 학교와 교회사역을 시작했다. 아직 선교지에 온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어떻게 선교 접촉점을 찾아야 할지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온누리탁구선교팀 에서 탁구대를 후원해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내가 사역하고 있는 곳은 평균 온도가 45도다. 너무 더워서 내부에서는 탁구를 칠 수가 없다. 교회 앞에 공터가 있어서 그곳에 탁구대를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 사람들은 1950~1960년대 한국 사람들과 비슷하다. 여가생활은 상상 할 수 없다. 미술이나 음악, 체육 같은 예체능 과목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할 것 없이 집에만 있는 여성들과 젊은이들이 많다. 그런 그들에게 탁구가 선교의 접촉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 특히 여성들은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교회에 잠깐 다녀오는 것 빼고는 거의 야외 활동이 없다. 교회 안에 탁구대가 설치된다면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탁구를 활용해 복음이 전해지는 것이다.
다시 한 번 하나님과 탁구대 후원에 앞장서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 K국, 신 바나바 선교사
작성자 조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