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는 하나님이 주신 열쇠
권사칼럼

▲ 강숙경 권사 (OCC 공동체)
남편은 한국해비타트(Habitat)를 섬기고 있고 나는 그 일을 뒤에서 기도로 돕고 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사역은 ‘어려운 이웃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섬기기 원하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부는 젊었을 때 늘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았다. 그렇기에 게으른 것이 용납이 안됐다. 평소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성실하게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위에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석 달 전, 손녀가 발달장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손녀를 보면서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성실히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아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이해해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됐다. 올해 64세인 내게 하나님께서 새로운 사역을 주시는 것 같았다.
둘째 아들은 지금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여름과 겨울에 미국으로 가서 한 달 동안 가족들과 지내고 온다. 이번 겨울에는 손녀의 돌을 맞아 찾아갔다. 우리 손녀는 돌이 되었지만 혼자 일어서지 못했다. 우리는 그냥 발달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간호사였던 장모가 아이를 보살피다가 눈치를 채고 검사를 받게 됐다. 그리고 몇 주 후에 손녀가 발달장애라는 검사결과를 온 가족이 함께 듣게 되었다. 절망에 빠진 아들과 며느리를 위해 기도해주고 눈물을 닦아 주는 것밖에 해 줄 것이 없었다.
“나는 손녀가 매우 자랑스럽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이 아이를 함께 키울 것이다.”
둘째 며느리는 외국인인데 이러한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우리와 하나가 됐고 믿음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하나님만 바라볼 것을 당부했다. 이렇게 어려울 때 함께하며 아들과 며느리에게 위로의 말을 전할 수 있음이 감사했다. 하나님의 평강이 아들과 며느리의 마음을 주장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는 나에게 손녀가 처음으로 방긋 웃으면서 작은 손을 연신 흔들었다. 처음으로 손을 흔들며 빠이빠이를 해준 손녀가 내게 특별한 선물을 준 것이다. 손녀가 우리 집의 기쁨이자 자랑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손녀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열쇠다. 손녀를 통해 아들과 며느리의 마음을 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이것이 우리 가족에만 머물지 않고 같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흘러갈 수 있길 바란다. 한국해비타트를 섬기면서 유독 어려운 가정들을 많이 본다.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들은 다른 어려움도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손녀를 통해 한국해비타트를 더욱 하나님 마음으로 섬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전에는 장애아동들을 보면서 그 부모의 아픔을 깊이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작성자 이소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