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현재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전문가 기고

방향을 결정할 때 꼭 던져야 할 두 가지 질문
 
 
삶에서 ‘공간지각능력’이 있다는 것의 유익은 참으로 크다. 공간지각능력의 사전적 의미는 공간의 이동이나 위치 관계 따위를 인식하고 그 특성을 파악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공간지각능력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가는 길의 올바른 방향을 쉽게 인식한다. 
필자의 공간지각능력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한번은 퇴근시간 무렵 집으로 향할 때였다. 그날따라 내비게이션이 잘 작동되지 않아 마음이 조급했다. 더 늦어지면 퇴근시간에 앞 다퉈 나오는 차량들로 인해 도로가 정체되어 도착시간을 예상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급한 나머지 무작정 이정표가 나올 때까지 운전했다. 20여 분 후에 드디어 다다른 곳은 낯익은 출발 지점이었다. 일상에서 이러한 경험을 자주 했다면, 공간지각능력을 별도로 측정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지각능력과 같이 인생에서 올바른 방향설정을 해야 하는 아주 특별한 시점이 있다. 바로 취업과 같은 ‘진로(進路)’를 결정할 때다. 취업을 앞둔 졸업 대상자나 이직을 준비 중인 직장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고 절실하다. 필자와 같이 너무 급한 나머지 우선 출발하자는 생각으로 취업을 준비하면 시간이 지난 후에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경험을 되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서 2019년 5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기업의 평균 퇴사율이 20%정도였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1년차 이하 신입사원 퇴사율이 48.6%나 됐다. 연차가 낮은 사원들의 퇴사율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취업 대상자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면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두 가지 질문
 
인생에는 빠질 수 없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현재 어디에 있는가?’, 둘째,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이다. 이동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인지해야 한다. 현재 위치와 목적지다. 이 두 지점을 연결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도 두 지점을 연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계산해서 알려주고, 선택은 운전자에게 맡긴다. 삶에서도 두 지점이 늘 존재한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록 내가 나에 대해 증언한다 해도 내 증언은 참되다.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알지 못한다”(요 8:13~14). 
예수님의 증언이 진실하지 못하다고 이야기는 바리새파 사람들을 향해 하신 말씀이다. 방향감각을 잃은 바리새파 사람들과는 다르게 모든 것을 아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며, 동시에 그분의 증언이 참된 이유다. 
우리의 나침반은 어떠한가? 어디를 향하고 있고,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인식하고 있는가? 취업의 선택이 단순히 ‘좋은 기업에 취업했다 혹은 하지 못했다’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위한 과정이 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현재 어디에 있는가?’라는 작은 질문부터 시작할 수 있다. <크리스천코칭 바이블> 저자 게리 콜린스 박사는 고객의 문제해결을 돕기 위한 코칭을 시작할 때 고객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보도록 도우라고 한다. 이것이 원하는 미래의 방향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표현하며, 현재 위치를 잘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한다. 작지만 현 위치를 알 수 있도록 다음의 다섯 가지 질문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다섯 가지 질문은 ‘지금까지 삶에서 의미 있었던 순간은?’,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지금까지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지금까지 삶에서 감사했던 사건은?’,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는?’이다.
현 위치를 이해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처럼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를 어떤 기준으로 돌아보느냐에 따라 미래를 바라보는 기준 또한 달라지 게 된다. 필자에게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질문은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이다. 일상에 무기력함을 느끼던 어느 날, 컴퓨터 앞에 앉은 필자에게 그 질문이 스치듯 지나갔다. 놀랍게도 그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프레젠테이션’과 ‘리더십’에 대한 키워드가 연이어 떠올랐다. 프레젠테이션 할 때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는 것이 행복했고, 리더의 역할을 맡았을 때 팔로워를 섬길 수 있는 역할이 좋았다. 당시에는 그 이상을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키워드의 공통점은 사람의 변화를 돕고, 성장을 지원하는 삶의 가치로 연결된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과정 없이 내가 선택했던 직업은 전공을 따라 매일 컴퓨터를 대면하며 프로그래밍 하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질문을 통해 내가 향해야 할 미래의 위치를 새롭게 알게 되었고, 전공과 무관한 직업으로의 전환이라는 큰 도전을 하게 됐다. 
 
인생에서 길을 잃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
 
필자의 낮은 공간지각능력은 어릴 적 경험한 사건에도 나타난다. 시골에서 길을 잃었던 경험이 있다. 초등학생 때로 기억되는데, 사촌동생 몇 명과 함께 시골 마을을 뛰어다니며 놀던 중에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길을 잃은 것이다. 사방을 돌아봐도 할머니 집이 보이지 않고, 어디에서 본 듯한 시골 풍경만 눈에 들어왔다. 신나게 뛰어다닌 나머지 얼마나 멀리홨는지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늘을 쳐다본 순간 종탑 위로 빨간 교회 십자가가 보였기 때문이다.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교회는 할머니 댁을 찾는 나침반이 되었다. 이처럼 인생에서 길을 잃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디를 향해야 할지 목적지를 파악하는 데에서 나온다. 
이는 모세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날 떨기나무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신다. 그리고 그에게 가야 할 목적지를 분명히 말씀해주신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족속과 헷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의 땅으로 인도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출 3:8). 혼자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목적지까지 가는 일이 모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왔음을 모세의 질문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제가 도대체 누구라고 바로에게 간다는 말씀이십니까? 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낸다는 말씀이십니까?”(출 3:11). 
자세하게 그 과정을 설명하시는 하나님께 모세는 자신은 말이 어눌하고 혀도 둔하다고 표현한다(출 4:10). 그의 내면의 두려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적합하지 못한 자신의 능력을 논하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사람에게 입을 준 자가 누구냐? 또 귀머거리나 벙어리가 되게 하거나 눈으로 보게 하거나 눈멀게 하는 자가 누구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출 4:11).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시선을 이동시키셨다. 이스라엘 백성과 바로에게 향하고 있던 두려움에 떠는 모세의 시선이 창조주 하나님께로 향하게 된다. 결국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그분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인 가나안으로 향하게 하는 이유이자 힘이다. 만약 모세가 유창한 화술이 있어서 바로와 이스라엘 백성을 설득해서 가나안으로 향할 수 있었다면 하나님의 말씀에 그토록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만 바라보며,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따라 이동했을까? 인생의 나침반이 하나님의 말씀이 되기 위해 하나님께서 연약한 모세를 부르셨다. 그리고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대로 출애굽 시키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까지 인도하셨다. 
최근 취업을 준비하는 대상자 몇 명을 만나 상담한 적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좁아진 취업문에 많은 경쟁자를 의식해서인지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내가 그들에게 한 일은 현재의 위치와 나아갈 위치가 어디인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원하려는 일(직무)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하였다. ‘하나님께서 그 일(직무)을 당신에게 허락하신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질문한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현 위치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그 답을 떠올려보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택과 과정이 있기를 기대하고 기도한다.   
/ 한건수 교수(수원 온누리교회, 국민대 겸임교수) 

 
발문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그분에게 시선을 돌리는 것이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로 향하게 하는 이유이자 힘이다. 
당신은 현재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