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책 읽어주는 목사]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책 읽어주는 목사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하나님은 누구를 사랑하실까>
필 비셔 저 / IVP / 10,000원
 
누군가 나에게 신앙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율법주의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신앙생활에서 하나님의 구원마저 율법을 충족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의로움을 살피고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복음은 율법주의와 은혜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신앙의 여정은 자신의 의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의를 붙잡는 부단한 싸움의 연속이다.
신앙상담의 결론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처럼 분별이 필요한 말이 없다. 이 말은 스스로의 율법적 의를 강조하기 쉽기 때문이다. 동시에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죄인이며 부패하였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구원과 생명을 얻은 존재라는 복음의 본질이 가려지기 쉽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표현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 이 사랑에 담긴 깊은 영적 충격이 하나씩 곱씹어질 때 진정한 은혜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다.
율법주의는 자녀를 기르는 부모 입장에서도 고민되는 부분이다. 아이가 잘하면 칭찬하고, 부족함이 보이면 조언하고, 잘못을 바로잡는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 자녀가 교만해지기 쉽다. 후자의 경우 자녀는 자존감이 낮아진다.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할 때 전자는 당연히 여겨 감사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후자는 자신에게 임한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전할 수 있을까. 아내와 나는 계속 고민해왔다.
지난 어린이날 자녀들의 선물을 사러 서점에 들렀다. 유치원생 둘째의 선물을 고르다가 동화책 한 권을 발견했다. <하나님은 누구를 사랑하실까-두 돼지 이야기>라는 원색적인 제목과 양복을 입은 두 돼지가 있는 예쁜 표지를 보면서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다.
착하고 훌륭한 돼지 노먼과 실수투성인 시드니가 이 책 주인공이다. 어느 화창한 가을 아침 두 돼지의 집 앞으로 하나님의 초청이 담긴 하늘색 편지가 도착했다. 노먼은 의기양양하게 하나님을 만나러 간다. 하나님께서 따뜻하게 노먼을 맞아주시면서 세 가지 말씀을 하셨다. “첫째,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둘째, 네가 착하고 훌륭하기에 너를 사랑하는 건 아니란다”, “셋째,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착하고 훌륭하지 않단다. 너는 교만에 빠져있어. 너를 사랑하는 만큼 다른 이들도 사랑한단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네가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하셨다. 노먼은 ‘이게 상인가?’라고 생각하며 돌아오는 길에 자신의 교만과 이기심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시드니는 어디든 숨고 싶은 마음으로 숨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하나님 앞에 섰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와 줘서 기쁘구나”라고 웃음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리고 세 가지 말씀을 하셨다. “첫째 나는 너를 사랑한다.”, “둘째,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셋째,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 시드니는 하나님의 눈동자에서 보았던 따뜻함을 마음속에서 다시 느끼고 행복한 눈물을 흘리며 집에 돌아왔다.
저자는 우리 모두가 노먼이고, 시드니라고 설명하면서 ‘착한 돼지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당신이 노먼이라면 “한순간도 하나님을 속일 수 없고, 하나님의 모든 계명에 민감한 새 마음을 창조해 달라고 간구하라”고 말한다. 또한 당신이 시드니라면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라고 말씀하시는 온화한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해달라고 간구하라”고 권면한다. 모두가 깨지고 상한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새로운 피조물이 될 준비가 된다. 
집에 와서 둘째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단다”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잠들기 전에도, 유치원을 가면서도,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면서도 웃으며 노래하듯 읊조린다. 딸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바라보며 감사기도를 드렸다. 우리 모두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 구원의 과정에 우리의 공로가 전혀 없다. 그것이 복음이다. 이 진리가 희미해지지 않기를 원한다. 매 순간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기억하고, 십자가의 놀라운 은혜를 바라보라. 자녀들에게 세상의 원리나 부모의 가치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가르치라. 우리는 오직 은혜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그분의 자녀들이다.
/ 변대섭 목사(성북공동체)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