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우리는 청지기!

신앙에세이 
 
우리는 청지기!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시에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그림처럼 묘사되어 있다. 내 고향 역시 이와 같은 시골이다. 눈을 감으면 아직도 어릴 적 마을 풍경이 눈에 선하다. 가을 낮은 산 중턱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본다. 논에는 황금빛 벼가 넘실대고, 그 뒤로는 기차가 소리 내며 지나간다. 기찻길 뒤로 작은 강이 유유히 흐른다. 이따금 동네에서 키우는 소나 개가 추임새를 넣기도 하는 동네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말씀하셨던 풍경이 바로 이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점차 이 모습을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등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식물들의 분포가 변화되고 있다.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함께 얼어 있던 탄소가 배출되며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해양오염도 정말 심각하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쓰레기들이 태평양 한쪽에 모여 거대한 섬을 형성했는데 대한민국 면적의 15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쓰레기를 매립할 곳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고, 심지어 다른 나라에 돈을 주고 쓰레기를 보내기도 한다.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대기 오염도 심각하다. 이러한 것들이 인간에게도 영향을 주지만, 인간보다 작고 연약한 생명체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환경오염에 인간의 역할이 컸음을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다시 알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멈췄을 때 서울에서 오랜만에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바다에서 배가 움직이지 않자 해양소음으로 힘들어했던 해양 동물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게 아니라 활동을 잠시 멈추었을 뿐인데, 자연 스스로 회복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얼마나 놀랍게 창조하셨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환경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외면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에 대한 외면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가장 먼저 주신 사명이 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해 땅에 가득하고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 기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셨습니다”(창 1:28).  
이 문화명령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연을 관리할 청지기 사명을 부여하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지기는 관리자이다. 주인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지금까지 자연의 주인인 것처럼 살아왔다. 엄연히 주인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맡아서 관리할 책임을 부여받았을 뿐이다.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세상을 보시고 참 좋았다고 하셨다(창 1:31). 그런데 지금의 지구를 보시면 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실까? 
우리는 청지기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고 가꿀 의무가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작은 실천이 모이면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라는 것을 깨닫고 기도하며 실천한다면 더욱 풍성한 열매를 주실 것이다. 
온누리교회에 참 좋은 점 중 하나는 사순절에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운동을 한다는 점이다. 말로만 자연보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좋다. 나도 이번 사순절 창조질서 회복캠페인 ‘보시기에 좋았더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 민근홍 전도사(양재 차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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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