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부부 사이의 거짓말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부부 사이의 거짓말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는 것은 당연하다. 서로 신뢰할 수 있기에 결혼할 수 있었고, 서로 신뢰할 수 있기에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신뢰에 금이 간다면 부부 관계를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당연히 관계가 불편하게 되고, 감추는 게 많은 관계로 변모될 것이다. 
부부의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것 중에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이 반복되면 신뢰해야 하는 부부가 서로를 의심하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부부 관계는 솔직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부부 사이에 거짓말을 쌓는 경우가 있다. 
사람은 살면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간혹 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통해서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정상적인 방법으로 얻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을 쟁취하고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취미 생활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가 무척 갖고 싶은 사람이 있다. 몇 달 치 월급을 모아야 겨우 살 수 있는 물품이거나 가격을 떠나서 위험해 보이는 장비 일 수도 있다.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서 구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있다. 부부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그 장비를 사려고 하면 당연히 거부당할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마음에 사고 싶은 충동이 계속되면 그 욕망을 끊어 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정말 가지고 싶은 물건인데 배우자가 단호하게 거절할 것이 예상되면 궁여지책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이리저리 둘러대면서 재정을 모으고 어느 날 행동에 옮긴다. 숨겼던 행동이 발각되지 않기 위해서 몰래 구입한 물건을 자연스럽게 감춘다. 물건만 감추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 일부도 감춘다. 마음 일부를 감추는 것은 부정적인 면에서 중요한 기점이 된다. 부부 관계에서 조금이라도 감추는 게 있으면 더 많은 것을 숨기게 된다. 감추는 부분은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부부 사이에 거짓말이 틈타는 순간부터 이전과 같이 투명하고 진실한 관계라 말할 수 없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배우자라는 어두운 분위기가 부부 사이에 들어앉게 될 수 있다.
거짓말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확대된 가족 관계에서 배우자와의 불편한 분위기를 회피하기 위해서다. 부부는 두 사람만의 관계 범위에서 살지 않는다. 양가 부모, 가족에게까지 연결되어 있다. 특별히 양가 부모님과 부부가 서로 불편함 없이 지내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런데 섭섭한 말이 한두 번 오가고, 오해가 생길만한 행동이나 느낌을 받으면 스트레스가 가득한 관계로 변할 수 있다. 시댁 부모에게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밀려오는 압력과 요구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남편도 힘들고 아내도 힘든 상황이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가에서 밀려 들어오는 무리한 요구나 압력 등으로 인해 심신이 힘들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간혹 건강하게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모는 결혼한 자녀라도 여전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여긴다. 요구할 것을 요구하면 자녀는 당연히 들어줘야 하는 위치라고 여기는 분들도 간혹있다. 이 상황이 지속하면 부부는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힘겨루기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처지가 된다. 남편의 부모에게서 쏟아지는 것들과 아내의 부모에게서 밀려오는 것들의 중간에서 치이는 상황이 된다. 남편은 남편대로 힘들고, 아내는 아내대로 힘든 상태가 된다. 이러한 갈등 관계가 지속하면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위해서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기도 하며 별일 아니라고 감추기도 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결혼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 원가족으로 부터 건네받은 말들, 섭섭함, 서운한 마음을 굳이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추는 게 계속해서 생기면 부부는 서로를 신뢰하는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배우자 몰래 재정적인 지원을 해 주는 것도 투명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 부모에게서 받은 말들을 잘 여과하면서도 서로에게 투명하게 나누는 것이다. 어리석은 투명함이 아닌 지혜로운 투명함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가 견고하고 진실함을 유지할 때 간간이 밀려오는 양가의 부정적 압력과 무례한 요구들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다. 부부가 서로에게 계속 숨기고, 자신의 부모와 더 긴밀히 연결되고, 배우자에게 담을 쌓고, 거짓의 울타리를 치게 되면 진실의 손을 맞잡는 게 어려울 수 있다. 불편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거짓말을 임시방편의 도구로 삼지 말고, 오히려 부부가 진실의 손을 맞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람은 자신 만이 느끼는 결핍된 마음을 채우고자, 과한 무엇인가를 얻고자, 비난과 비판, 혹은 질책을 피하고자 거짓말을 하다. 평생 갖고 싶었던 고가의 물건이 있을 때, 혹은 자신의 취미 생활을 위해서 적지 않은 재정을 지불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을 때, 당연히 최선은 배우자와 미리 소통하고 합의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기다리지 못하고 무모하게 구매 해버리거나, 취미 생활을 위해 배우자 몰래 과도한 지불을 해버렸다면 누구나 거짓말의 유혹을 받을 것이다. 배우자와 합의가 되지 않은 지출이었지만 공격받고 싶지 않고, 비난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잠시 거짓말로 회피하기보다 어렵지만 정직하게 직면하는 게 부부 사이에 더 바람직한 모습이다(잠 11:1~15).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그런 당신이 좋다> 저자)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