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그 마음을 공감하기!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그 마음을 공감하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 말하는 사람의 진심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집중해서 듣기보다 흘려보내는 말들이 참 많다. 흘려보냈던 말 중에는 중요하게 반응해야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무심하게 반응한 적도 많다. 가깝고 친밀한 사이라면 의식적으로 그들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이 서운할 때가 있는데, 자기의 말에 관심 가져주지 않거나 공감해 주지 않을 때 그렇다. 상대가 자신이 한 말을 중요하게 여겨주지 않을 때 서운한 감정은 증폭된다. 자신의 말에 전달력이 없다고 느끼는 가족 구성원은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 소리를 지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의 말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평범하게 말하면 가족 구성원들이 무심히 흘려보내기 때문에 힘을 줘서 말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의지적으로 배우자와 자녀의 말을 유심히 들어줄 필요가 있다.
힘든 하루를 보낸 아내가 있었다. 직장에서 자주 갈등을 경험했던 동료와 그날은 특히 좋지 않았다. 폭발 직전까지 갔는데, 간신히 마음을 붙잡았다. 한바탕 독한 말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화난 감정을 겨우 누른 채 그 사람을 최대한 사무적으로 대하고 후다닥 직장을 뛰쳐나왔다. 그날따라 날씨도 우중충해서 마음이 더 심란하고 우울했다. 화나고 침울한 마음의 짐을 가지고 겨우 힘든 몸을 이끌며 퇴근길을 걸었다. 한 참 걷다가 우연히 좋은 냄새가 나는 빵집 앞을 지나가게 됐다. 마음도 우울한데 빵 냄새를 맡으니까 왠지 모르게 우울감이 조금 가라앉았다. 자신도 모르게 빵집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빵 몇 개를 집어 들고 계산했다. 한 손에는 냄새 좋은 빵 봉지가 들려 있었지만, 마음에는 여전히 우울하고 힘든 감정이 차지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힘든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그 순간 가족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아내가 집에 빵 봉지를 들고 오면서 남편과 자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오늘 온종일 우울했어. 평소에도 껄끄러웠던 동료와 오늘은 특히 힘들었어. 말도 부딪히고, 감정도 상하는 일들이 자주 있었어. 폭발하기 직전이었는데 겨우 참았어. 분하고 우울한 마음이 있는 채로 돌아오는데 향이 좋은 빵집을 지나게 됐고 몇 개 사왔어. 이거 먹어.”
아내는 하루에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가족들에게 말했다. 그런데 남편과 가족들이 예상하지 못한 대답을 한다. “엄마 그래서 어떤 빵 사왔어?”, “여보 그 빵집 나도 잘 아는 곳인데 그 집 참 맛있어”라고 말이다. 아내는 가족들의 반응을 보면서 몹시 실망한다. 
무엇이 문제가 될까? 정말 현실에서 이렇게 반응할까? 당연히 모든 가족이 이렇게 반응하지는 않지만, 종종 일어날 수 있는 대화다. 사람의 감정보다 사실과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는 따뜻한 감정보다 냉철한 이성이 활성화된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된다. 가까운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감정이 활성화된 사람이라도 때로 이성이 활성화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할 때가 있다고 한다. 보이는 상황과 사실, 정보에만 몰두해서 반응하는 지극히 이성적인 반응은 부부관계에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위의 대화에서 큰 문제는 아내의 마음을 표현하는 말들을 쉽게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빵을 사왔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아내는 자신의 감정을 여러 번 전달했다. “마음이 우울했다”, “분노가 일어났다”, “동료와 자주 부딪혀서 평소에도 힘들었는데 오늘 특히 더 힘들었다”,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도망치듯 직장에서 퇴근했다” 등 많은 감정 단어가 표함된 표현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그 감정 단어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이런저런 감정 표현을 들었는데 “오다가 빵 냄새가 좋아서 빵을 샀다”는 말에만 반응을 나타냈다. 아내가 가족들이 빵을 샀다는 말에 반응해 주기를 원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 주고, 다독여 주기를 원하는 기대가 컸을 것이다.
남편은 우선 빵을 내려놓고,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모든 행동을 멈추고, 아내가 말하고자 하는 감정 단어와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얼마나 우울했는지 물어봐야 한다. 얼마나 분노가 일어났는지를 함께 나누고 공감해 줘야 한다. 폭발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참고 퇴근했다는 말을 깊이 받아줘야 한다. “빵 가게에서 빵을 샀더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는 말은 잠시 내려놓는 게 좋다. “어떤 빵을 사왔어?”라는 적절하지 않은 말도 멈출 필요가 있다. 물론 아내들만 경험하는 일은 아니다. 남편과 가족들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하루를 살면서 겪었던 많은 힘든 감정을 조심스럽게 표현했는데, 가족들이 마음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반응하면 서운하다. 기분이 우울해서 기분 전환할 겸 여기저기 산책하다가 왔다는 식의 말을 하는 가족이 있다면, 어디에서 산책했는지를 물어보기보다 우울했다던 가족의 감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대의 마음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부부와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그런 당신이 좋다> 저자)
 

작성자  김다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