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 떡과 한 병 물

신앙에세이
 
떡과 한 병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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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경 인물 중에서 엘리야를 참 좋아한다. 그는 바알과 아세라를 숭배하는 수 많은 우상 숭배자 앞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놀라운 권능을 당당히 드러낸 멋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특히 갈멜산 제단 위에 물을 흥건히 부으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신 있게 외치는 그의 모습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엘리야의 그 배짱과 담대함이 늘 부러웠다. 스물셋 겨울, 장로회신학대학교 학부생으로서 처음 사역을 시작할 당시 내 마음속 목표는 엘리야와 같은 사역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엘리야를 닮고 싶다는 포부로 시작한 교회사역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40명 남짓 되는 초등학생들에게 말씀을 준비해서 전하는 일, 부서의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 교사들과 소통하며 협력하는 일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설교사역이 마음에 큰 부담이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소중한 영혼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나의 부족한 영성과 실력으로 학생들에게 불량식품을 주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목회자로서의 한계와 부족함이 나를 늘 힘들게 만들었다.
5년 동안 교회학교 사역을 마무리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때, 나는 마치 광야 한복판에 쓰러져 있는 엘리야와 닮아있었다. 이전에 꿈꿔온 멋진 엘리야의 모습이 아니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쳐 쓰러져 있는 엘리야의 모습이 곧 나의 모습이었다. 앞으로의 사역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고, 도망치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떡과 한 병의 물’을 공급해 주셨던 것처럼, 내게도 떡과 한 병의 물을 건네주기를 원하셨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떡과 한 병의 물은 바로 ‘기도’였다.
성령님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나를 기도의 자리로 이끄셨다. 나는 장로회신학대학교의 낡고 오래된 기도탑에 올라가 엎드렸다. 처음엔 기도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니엘처럼 하루 세 번 윗방에 올라가 창문을 여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기도탑을 찾았다.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 엎드려 있을 때 성령님이 놀랍게 역사하기 시작하셨다. 옆방에서 기도하던 다른 신학생들의 간절한 기도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저 엎드려 신음하던 내 영혼에 기도의 불씨를 붙인 것이다. 어느새 하나님을 향해 간절히 부르짖으며 기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아무런 기도가 나오지 않고 눈물만 흘리고 내려온 날도 참 많았다. 하지만 그 자리에 계속 머무르며 시간을 쌓아갈 때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도의 자리에 엎드려 있었던 그 시간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엘리야가 광야 한복판에서 떡과 한 병 물로 기운을 차렸듯이, 나 역시 기도의 자리에서 내 영혼이 회복되는 경험을 했다. 기도는 나에게 분명 하나님의 떡과 한 병 물이었다. 성령님이 기도의 자리에서 내 마음에 하나님의 꿈과 소망을 다시 불어넣어 주셨고, 끝까지 사명의 길을 걸어갈 용기를 주셨다.
그 이후 3년 동안 같은 교회에서 교회학교 사역을 감당했다. 스물셋에 처음 만났던 초등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역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나의 힘과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귀한 일들이었지만, 성령님이 내 안에 기도의 불을 붙이셨고, 그 모든 일을 부족함 없이 감당하게 하셨다.
나는 올해 강동온누리교회 차세대에서 다시 한번 하나님이 맡기신 귀한 사명을 감당하려 한다. 물론 이번 여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할 때 다시 새 힘과 능력을 더하실 것이고,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가게 하실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의 삶에도 성령님이 기도의 불을 붙여주시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한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새 힘과 능력, 소망과 기쁨으로 주어진 사명의 길을 담대히 걸어 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한다.
/ 유현우 전도사(강동차세대)

작성자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