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속에 천국으로 떠나셨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온 편지
임종 직전 복음 듣고 구원받은 어느 어르신 이야기
/김정숙 목사(병원선교담당)
병원은 삶과 죽음이 오가는 장소이다.
치열한 영적 전쟁터이기도 하다. 생명이 다하기 직전 복음을 듣고 천국으로 향하는 환자들을 보는 큰 은혜의 장이기도 하다.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감격스럽고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서울삼성병원 원목으로 섬기고 있는 김정숙 목사가 임종사역을 마치자마자 느낀 소회를 적어 보내왔다. / 편집자 주
“평화 평화로다 하늘위에서 내려오네. 그 사랑의 물결이 영원토록 내 영혼을 덮으소서.”
“너는 장수하다가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가 장사될 것이요”(창15:15). 찬송가 ‘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의 후렴(後斂)과 창세기에서 믿음의 조상 아브람에게 언약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이 글을 쓰는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병원사역을 하면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게 된다. 환자들의 생의 마지막 시간을 천국으로 안내하면서 매번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한 섭리를 본다. 한 영혼을 눈동자처럼 지키시고,바라보시고,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형용할 수 없는 사랑도 본다.
임종의 순간 환자가 하나님을 영접하도록 돕는 사역은 병원선교의 꽃이다.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는 긴 인생에서 경험한 희로애락을 마감하는 시간에 질병과 사투를 벌이며 죽어가는 환자에게는 인간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그 순간에도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 그 긴박하고 강렬한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복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오늘 있었던 임종사역에서 경험한 은총을 성도님들과 나누고자 글을 쓴다. “오늘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박 파트장님은 간간히 전화로 “이 어르신을 만나 달라”고 연락하셨다. 찾아가보니 그 어르신은 중환자 1인실에서 계셨다. 회복에 대한 기대 없이 마지막 가는 길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방문할 때면 꼭 의료진들이 진료를 하거나 삼성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는 아드님이 곁을 지키고 있었다. 아드님은 혹여나 아버지에게 종교적 부담을 드릴까봐 원목의 방문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이 어르신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지연 되곤 하였다. 병실 분위기에 따라 조용히 나오기를 여러 번 했다.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목사님, 저는 중환자실 어르신의 며느리입니다. 시아버님께 복음을 전해 주세요. 제가 퇴근해서 병실에 와 있는 시간에 맞춰 줄 수 있으신가요?” 그 어르신의 병실에 들러 기도해 드리고 복음을 전하려 했으나 어르신께서 깊은 수면 중 이거나 의료진들에 둘러 싸여 계셨다. 또다시 복음 전할 기회가 미뤄졌다. 지난 6월 1일이었다. 수원 온누리교회 시니어스쿨 강의를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박 파트장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목사님,이어르신오늘넘기기어렵습니다.” 강의가 끝나기 무섭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실에는 이미 온 가족이 모여 있었다. 이 어르신은 내 목소리를 듣고 기다렸다는 듯이 힘들게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지성인일수록 복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경우가 있지만 더 빠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이 어르신이 그랬다. 어르신의 귓가에 다가가 성경의 핵심인 요한복음 3장 16절을 외어 드렸다. 그리고 또박 또박 복음, 죽음,구원에 대해 설명해 드렸다.
크리스천들의 가장 큰 축복
“죽음은 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며 돌고 도는 윤회도 아닙니다.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원이란 하나님 앞에 나의 연약함과 내가 죄인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교회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어도 복음을 마음으로 믿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 죽음이란 육체가 한계를 다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영혼과 분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만들었으니 헌옷과 같은 육체의 옷을 벗어 버리고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인도 받아 천국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죽음입니다. 죽음은 두려워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닙니다. 죽음은 천국으로 떠나는 길입니다. 성경 말씀에는 천국을 본향이라고 합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기다리시는 본향에서 출생하는 것이 복되다고 하였습니다. 그런고로 죽음을 잘 받아들이시면 하늘의 평화가 임하셔서 고통 없이 육의 옷을 벗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복음을 설명하는 순간 온 가족들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었다. 이 어르신이 주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따라하실 수 있게 천천히 또박 또박 전해 드렸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세주 나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입니다. 제 안에 임재 하셔서 저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시고 저의 남은 시간을 인도해 주십시오. 천국을 볼 수 있도록 영의 눈을 열어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이 어르신은 복음을 받아 들였음을 인정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아봐 주셨다. 산소포화도가 정상이었고 심박동도 급박하지는 않았다. 임종까지 시간이 남아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찬송을 불렀다. 찬송가가 죽음 앞에 계신 분의 영혼을 사로잡아 평안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거기서 우리 영원히 주님의 은혜로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찬양 하리라.”
이처럼 알맞은 찬양이 또 있을까. 죽음 앞에서의 찬송은 그의 영혼에 하나님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 어르신은 안연히 죽음을 맞이하고 계셨다. 육체가 식어가시던 어르신께 평온이 덮이는 것이 느껴졌다. 산소포화도가 70으로 떨어지고, 심박동이 파도처럼 출렁였다. 그리고 심박동 모니터에 빨간 불이 켜지며 소리를 냈다.
“할렐루야! 찬양 속에 영혼이 천국으로 떠나셨다.”
육신의 장막을 벗어 그 고귀한 영혼이 하나님 아버지 품에 안기셨다. 이 고요함, 이 찬란함, 이 영광스러움, 이 아름다운 죽음이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이다. 영혼을 하나님 나라로 떠나보낸 육체의 빈 그릇에는 아무런 고통이 없어 보였다. 숨죽이던 가족들은 감사를 드렸다. 할렐루야를 외치는 아내는 소망교회 권사님이셨다. 그동안 남편 구원을 위해 얼마나 많은 기도를 올리셨을까. 고인에게복음을 전해달라고 전화했던 며느리는 양재 온누리교회 성도였다. 하나님께서는 가족구원을 위한 기도를 다 들으시고 기억하신다. 그리고 때가 되면 이렇게 구원을 이루신다. 이것이 부족한 나에게 병원사역을 맡기신 이유이기도 하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발걸음에는 복음의 능력과 힘이 넘쳐 나고 있었다. 가슴에서는 환희와 뭉클한 감사가 넘쳐났다. 온 몸에 느껴지는 성령님의 임재를 통해 이루신 은혜와 여운이 지금도 남아 있다.
죽음은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이다. 반드시 누려야 할 천국의 은혜를 이렇게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을 사랑하셔서 땅에서 하늘을 바라보게 하시고, 영광스러운 은혜를 맛보게 하셨다. 하나님의 백성 됨이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이 어르신은 천국에서 새로운 출생을 하셨다. 고통과 질병이 없는 그곳에서 영원한 삶을 시작하셨다.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오직 하나님 나라 입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으로 달려가고 있다.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국으로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소망한다.
호스피스 봉사자 모집
황인경 팀장 010-8367-8835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