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생기고, 생명력이 움트다
르포_ 스리랑카 홍수 피해지역을 가다
NGO 더멋진세상, 구호물품 전달, 우물 청소
주민들“그 사랑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눈물
절망 속에서 희망을 봤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강인한 생명력이 움텄다.
스리랑카에 하늘이 뚫린 것 같이 비가 쏟아졌다. 정말 지긋지긋하게 이어진 최악의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67만 명의 수해피해자가 발생했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심각했다. 14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재난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잠겼고, 생명도 희망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NGO 더멋진세상’이라는 하나님의 사랑전도사와 함께 웃음을 되찾았다. 스리랑카 홍수 피해지역 긴급구호 현장에 다녀왔다. / 김현준 기자 khj@onnuri.org
한시가 급했다. 한시라도 빨리 스리랑카 홍수피해 현장에 가서 그들을 만나야 했다. 지난 10일 새벽 4시30분 스리랑카 콜롬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도 않았지만 서둘렀다. 다시 자동차로 2시간을 더 달려 스리랑카 남부 엘피티여(Elpitiya)로 향했다.김창옥 사무총장과 더멋진세상 직원, 한국인 선교사, 현지인 목사들로 구성된 온누리교회 긴급구호팀은 가장 먼저 스머나교회를 찾았다. 현지인 람(Ram) 목사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다. 성도 250명이 출석하고 있다. 이 지역 홍수 피해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긴급구호팀이 도착한 교회에는 터전을 잃은 120가구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더멋진세상은 서둘러 긴급구호품과 쌀 10kg을 전달했다. 어디 하나 괜찮은 사람이 없었지만 스머나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찬덜라따(여,53세) 성도의 사연은 더 기구했다. 그녀의 남편은 16년 전 사망했다. 자녀 2명을 혼자 키워야 했는데 딸 한명이 다운증후군 장애인이라 생활이 더 힘들었다. 4년 전 그녀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새 삶을 살게 됐다. 찬덜라따의 주요 수입원은 벼농사다. 올해 쌀 17가마를 수확했는데 이번 홍수로 한 톨도 먹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육체의 배고픔보다 영적인 배고픔이 그녀를 더 허기지게 했다.“주일 오전에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는 저희 집에 30명이 모여 성경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이번 홍수로 집이 손상됐어요. 더 이상 성경모임을 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더멋진세상은 홍수로 손상된 집을 수리해주기로 했다. 더 많은 성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성경공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더멋진세상의 구호계획이 그녀를 다시 웃게 했다.“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믿었어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시 공급해주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하나님이 제 기도에 응답해 주셨어요. 더멋진세상이 달려와서 사람들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나버러왓떠로 향했다. 이곳은 180가구가 홍수 피해를 입었다. 이 마을에 처음 도움의 손길을 내민 단체가 NGO 더멋진세상이다. 워낙 넓은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었는데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었다. 다른 NGO단체들의 도움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물이 빠진 상태였다. 한 주민은 온누리교회 긴급구호팀을 보자마자 외벽을 가리키며 홍수가 났을 당시 수위가 얼마나 높았었는지를 알려주었다. 성인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였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급했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물은 빠졌지만 그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고통은 여전했다. 이 지역은 주로 홍차나무와 계피나무를 경작한다. 물에 잠겼던 계피나무는 물이 빠지자마자 고사하고 있었다. 홍차나무도 흙더미에 오염되어 당분간 잎을 따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식량 구하는 일이 막막했는데 더멋진세상이 왔다. 구호물품과 쌀을 받은 주민들이 한시름 놓았다는 긴 탄식을 내뱉었다.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이번 온누리교회 긴급구호팀은 연합의 힘으로 빛을 발했다. NGO 더멋진세상, 스리랑카에 파견된 선교사들, 스리랑카 목회자들이 국경과 종교를 뛰어 넘어 한마음이 되었다. 아누라(Anura) 목사와 뿌자(Puja) 사모와 가족들이 구심점이 되었다. 더멋진세상이 뿌자 사모의 고향인 엘피티여 지역을 돕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누라 목사 부부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 피해조사, 물품 구입, 정부와의 접촉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뿌자 사모의 부모도 더멋진세상이 긴급구호 물품을 포장할 수 있도록 기꺼이 집을 내놓았다. 청년 봉사자들에게 식사도 제공했다.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지역 청년들도 더멋진세상에 힘을 보탰다. 긴급구호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모여 들었다. 오염된 우물을 청소하고,가정마다 식수를 제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홍수피해 이후 최선을 다해 우물을 청소했지만 냄새가 나고, 흙탕물이 고인 곳이 너무 많았다. 아직 식수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양동이로 물을 퍼서 새 물이 고이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더멋진세상과 이 지역 청년들은 수중펌프를 동원해 흙탕물을 완전히 퍼내고,직접 우물 안으로 들어가 청소를 했다. 처음에는 우물 4개를 청소할 계획이었는데 욕심을 냈다. 그만큼 의지가 불타올랐다. 아무리 힘에 부쳐도 주민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맑은 물을 줘야 했다. 물 한 모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청소했더니 우물 10개를 원상복구 시킬 수 있었다.
긴급구호 활동은 매우 바쁘게 돌아갔다. 홍수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고, 주민들에게 나눠 줄 물품을 일일이 구입해야 했다. 돈이 있다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야 했는데 사정상 그럴 수 없었다.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게를 돌면서 조금씩 물건을 구입했다. 그렇게 구입한 물품을 뿌자 사모의 부모 집에서 정성껏 포장했다. 늦은 밤까지작업이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손을 쉬지 않았다. 그들이 준비하는 것은 단순한 구호물품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
더멋진세상은 어린이들과 임산부 등 취약계층 구호작업에 집중했다. 피해조사결과 유치원과 초등학교 6곳 350명의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홍수로 가방,책, 공책이 물에 젖어 학교 다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더멋진세상은 학용품과 함께 응원메시지를 전달했다. 학용품을 전달받은 아이들은 “공책이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었는데 선물 받은 학용품으로 다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개월 내 출산한 산모와 출산을 앞둔 임산부를 위한 마마키트(mamakit, 산모용품) 200개도 보급했다. 오는 24일까지 더멋진세상은 550가구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60개 우물을 청소할 예정이다. 긴급구호 활동에 여념이 없어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다. 긴급구호 활동을 도왔던 스리랑카 청년 아산타는 “더멋진세상이 사람들을 차별 없이 돕는 것이 인상 깊었다”고 고백하며 교회와 예수 그리스도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현지인 샘은 “더멋진세상이 아끼지 않고 나눠준 사랑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기독교 인구 7.5%인 스리랑카에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리도록 기도하는 것이다. 뜻하지 않은 재해로 고통 받고 있는 스리랑카 이웃들이 빨리 회복되도록 함께 기도하자.
작성자 온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