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오늘도 누군가는 구원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기고
 
오늘도 누군가는 구원을 기다리고 있다
 
1970~80년대 한국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서 수많은 마른 뼈들이 살아나 전도자가 되었다. 그때는 길에서나 가정을 방문해서 전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모두들 복음을 잘 받아들였다. 그런데 요즘은 문을 열어주기는 커녕 입구에서부터 차단된다. 사람들을 만날 수 없을 뿐 아니라 만나도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아서 대화하기가 어렵다. 지하철을 타면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에 함몰되어 있다.
이 시대는 옳고 그름의 표준이 없고 주관적 감성을 중시한다. “네가 옳다고 생각하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대로 취향대로 살아, 서로 간섭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지루하고 골치 아픈 것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전형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산물이다. 요즘 유행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추구하자.”
요즘에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남의 인생에 끼어드는 것으로 변질될 수 있다.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남의 눈치 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 내가 사는 것이고, 책임도 내가 질 것이니 서로 간섭하지 말고 각자 취향대로 살자”고 한다. TV에서는 혼자 밥 먹는 것이 유행하더니 혼자 여행가고, 혼자 놀기가 보편화되고 있다. 오죽하면 ‘나 혼자 산다’라는 TV 프로그램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겉으로는 즐기면서 자유롭게 잘 사는 것 같아도 상대적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이 과거보다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들에게 영적 갈망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에 영혼들이 하나님을 찾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를 비난하는 것은 “자신을 살려 달라”는 역반응일 수도 있다. 대학가 앞이나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 어디를 가도 타로, 사주 카페 등이 즐비하다. 우리가 전도하지 않아서 그들이 하나님의 대용품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공허한 눈빛과 감춰진 울음소리, 깨지고 상한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오늘도 누군가는 구원을 기다린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전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도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관계 맺기와 뜸들이기
 
전도 이전에 관계를 형성하면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대 사람들은 혼자 멋지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인정과 존중을 받고 싶어 한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관계의 힘을 무시하지 못한다. 농부는 씨를 뿌리기 전에 땅부터 기경한다. 전도가 복음의 씨를 뿌리는 것이라면 먼저 그들의 생각과 마음 밭을 기경해야 한다. 전도는 우리의 열심만으로는 안 된다. 인생을 살면서 굳어져 버린 가치관과 신념을 무조건 해체시키려 하면 더욱 방어적이 되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는데 전도대상자를 코너로 몰아넣고 따발총 쏘듯 일방적인 복음을 제시한다면 전도대상자들은 더 이상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의 관심과 마음을 알고, 전도대상자들의 관심사와 마음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은 믿지 않는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사랑하신다. ‘내가 너를 위해 대신 죽을 만큼 너는 나에게 특별하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주님의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관심을 가지면 관찰하게 되고, 잘 관찰하면 그들의 관심사와 필요가 보인다.
뜸도 들여야 한다. 밥이 다 되었어도 금세 솥뚜껑을 열지 않고 뜸을 들였다가 열어야 맛있는 것처럼 전도도 뜸 들이기가 필요하다. 복음을 전하기 전에 먼저 친해져야 마음이 열린다. 친해지려면 같이 밥부터 먹어야 한다. “내가 밥 살게”라는 말이 전도의 출발점이다. 소통은 밥통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면서 공통 관심사를 나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나눈다. 기도 밖에 할 수 없는 부모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당신의 자녀를 위해서 나도 기도하겠다”고 여운을 남긴다. 믿지 않는 사람도 자기 자녀를 위해 기도해준다고 하면 대부분 좋아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다과를 함께하면서 자녀의 근황을 물어보고, 기도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다 교회에 특별한 행사나 맞춤전도집회가 있을 때 초청하면 거절하는 사람이 드물다. 뜸을 들였기 때문이다.
 
타이밍과 접촉점 그리고 재료
 
타이밍도 중요하다. 빛이나 바람은 바늘구멍만한 틈만 생겨도 뚫고 나간다. 전도대상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나의 경우는 시어머님, 시숙님이 병상에 계실 때가 타이밍이었다. 수술을 앞둔 사람들은 두려움이 많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수술을 앞둔 한 어르신이 내게 “다 운명에 맡겨야지요”하면서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그렇습니다. 운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손을 꼭 붙잡고 가세요. 늙으면 인생사가 허무한 것이 아니라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회복시키려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하면서 복음을 전했더니 그분이 예수님을 영접하셨다.
최근 한 교우가 남편의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저녁에 임종예배를 드려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목사님과 함께 가기로 했다. 그분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전부터 있어서 먼저 달려갔다. 교우의 남편분이 옆에 시커먼 물체가 보인다면서 두려워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보혈 찬송을 부르는 중이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며 잠깐 기도했는데 얼마 전 이재훈 목사님의 ‘믿음의 방패’라는 설교 말씀이 떠올라 선포했다.
“사단이 ‘넌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없어’라며 두려움의 불화살을 쏘려할 때 믿음의 방패로 막으세요. 제가 선포할 때 ‘아멘’ 하십시오.”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이 쏘는 것이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고전 15:56~57).”
환우가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얼굴에 두려움이 사라지고 평안해 보였다. 나는 주님의 손을 꼭 잡으라고 당부했다. 그 환우는 가족들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믿음으로 살다가 천국에서 만나자’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소천 하셨다.
전도는 접촉점이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연결이 관건인데 전도도 상황과 복음을 연결하는 연결고리 즉, 접촉점이 중요하다. 접촉점을 준비해 놓으면 하나님께서 비슷한 환경과 상황을 주신다. 접촉점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면 전도대상자의 거부감이나 부담이 줄어든다. 요즘 다음세대가 사라지고 있다. 학업에 대한 압박감, 취업, 결혼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좌절과 절망으로 생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다. 복음이 가장 절실한 세대인데 복음에 가장 관심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얼마 전 천안으로 가는 열차에서 옆에 앉은 청년에게 먹을 것을 건네며 말을 걸었다. 자기는 종교가 없고, 대학교를 다니다가 공익요원으로 근무 중이라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서 답답하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에 공감하면서 불투명한 미래라는 접촉점을 사용해서 복음을 전했다.
“‘아이작 뉴턴이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어요. 보이는 현실과 상황을 보면 암담하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서 멀리 보면 인생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이어령 박사는 ‘3만개의 눈을 가진 잠자리도 밖으로 나가는 결정적인 눈 하나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하셨고요. 거인의 어깨 위에 있는 것, 결정적인 눈을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잠깐 소개하고 싶어요.”
그 청년은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덮고 귀를 기울였다. 나는 <최고의 행복>(두란노)이라는 전도지로 복음을 전했다. 진지하게 듣던 그 청년이 복음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였다. 그 청년이 나에게 “이런 말씀과 기도는 처음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문자메시지까지 보내 왔다. 젊은이들에게는 공감이 가는 접촉점만 있으면 복음이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재료도 있어야 한다. 길을 가다 현수막에 ‘좋은 재료보다 더 좋은 레시피는 없다’는 간장게장 음식점 광고를 봤다. 그렇다. 좋은 재료보다  더 좋은 레시피는 없다. 최고의 재료는 하나님 의 말씀이다. 세상의 소리가 아닌 말씀에 나를 많이 노출시켜야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린다.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얼굴이 전도지다. 환한 미소로 다가가 눈을 맞추고 말을 걸어보자. 관계 맺지 않으려는 그들은 사실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사랑하면 영혼들이 보인다. 오늘도 누군가는 구원을 기다리고 있다.
/ 박인숙 권사(신용산공동체, <전도여왕의 전도 레시피> 저자)
 

작성자  김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