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책 읽어주는 목사] 세상에 빛을 비추라!

책 읽어주는 목사
 
세상에 빛을 비추라!

<천국만이 내 집은 아닙니다>
폴 마샬 저 / IVP / 12,000원 
 
모든 크리스천은 구원 이후 삶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와 관련 있는지 무척 궁금해한다. 나 또한 처음 크리스천이 되었을 때 그러했다. 예를 들면 일터에서 어떻게 직장생활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지, 매일 먹는 식사 준비와 요리의 즐거움이 어디에 있는지, 지친 육아와 끝없는 자녀 양육문제는 나의 믿음과 어떤 의미가 있으며, 예술인과 레저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소명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사회적 방향을 결정하는 정치·법조계에서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활약할 수 있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아쉽게도 한국 교회에서는 이러한 생활 영성을 심도 있게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개인 구원과 선교하는데 많은 역점을 두긴 했지만,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와 삶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청지기적 삶을 나타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교회와 세상의 소통이 단절되고, 세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살아야 하는 크리스천들이 세상 속 외딴섬이 되어버리곤 했다. 교회와 세상, 영과 육이 이원화되어 어떻게 세상을 변혁시키려 하는지 도통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세상 사람들은 교회 다니는 사람을 고리타분하게 여기고, 교회 안의 사람들은 복음의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역동적인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기독교 세계관의 권위자 폴 마샬은 창조, 타락, 구속, 회복이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충실히 견지하는 동시에 기독교의 편협한 사고의 위험성이 무엇인지 분석하며 자연 세계 속에 영적인 의미와 개인의 삶 속에서 영원한 삶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기본적 대전제는 세상을 영육으로 분리하거나 심판받아 멸망할 장소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한 관점은 이미 많은 사람이 언급하고 제시해 왔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균형을 되찾기 위해 치우친 부분을 복원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논지를 제시한다. 하나님의 새 창조에 우리가 어떻게 동참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두움에 대해서만 불평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빛을 비추려 한다. 크리스천은 세상 속에서 소금의 기능만이 아니라 빛의 사명을 온전하게 감당할 수 있어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세상 속 크리스천들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하나님 창조한 세계는 선하고 지금도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시고 보살피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또 하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죄로 인해 타락해서 완전히 심판받고 멸망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다. 대부분 위대한 복음이 어떻게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지보다 세상의 문제 앞에 체념하거나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래서 오늘날 크리스천들이 구원을 죽어서 갈 천국 보험을 들어 놓고 세상에서는 청지기와 소명의 책임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 속에 역사한 하나님은 온 세상의 구주였다. 어쩌면 크리스천들이 세상 사람들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세상을 이해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의 고전이 된 이 책을 통해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견해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가오는 세상은 교회와 성도들에게 적지 않은 영역에서 다양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테면 기후변화, 생태계의 파괴, 4차산업혁명과 기술의 적용, 노동, 과학과 의학의 윤리적 문제 등 매우 복잡하고 크리스천이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교회를 둘러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의 문제에 기독교가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도피하고, 문제를 외면하기보다 더 연구하고 공동체적 영성으로 탐구해야 한다. 헐리우드 영화와 사회참여에 대해 비난만 하고 보이콧만 하기보다 적극적이고 거룩한 말씀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크리스천들이 대안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날 기독교는 선을 행하기보다 악을 피하는 것에 능하고 경기규칙을 위반하지 않으려고 안전 플레이만 하다가 졸전을 치르는 선수들 같아 보인다”는 저자의 비판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 김상수 목사(대전온누리교회)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