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 - 기다림의 은혜

신앙에세이
 
기다림의 은혜
 
믿음은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며 열매 맺는 삶이 성도의 삶이다. 인생에도 무수한 기다림이 있다. 봄에 뿌린 씨앗이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농부들, 배우자를 만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청년들, 경제적인 어려움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거나 병이 낫기를 기다리는 사람 등 인생은 수많은 기다림의 연속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다림이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기다림의 시간을 무익하게 생각하고, 조급함과 원망이 쉽게 나타난다.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는 것은 지루하고, 중요하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 기다리는 기간 동안 두려워하고, 낙심에 빠지며, 믿음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무익하고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기다림의 시간을 성경에서는 중요한 덕목과 성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다림의 시간은 무의미하게 닫힌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 열려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 은혜의 씨앗을 품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어 성도는 기다림 중에 낙심하지 않고, 사명을 이루어가며, 고난과 싸워 승리하게 된다. 인내를 이루는 기다림의 시간은 결과를 보기까지 지루하고 고통스럽게 보내는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시간이 아니라 선하신 하나님 안에서 신뢰하고 의지하며 소망하는 역동적인 시간이다.
성경은 수많은 인물들이 기다림을 통해 온전한 믿음과 승리를 누렸던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늦가을의 문턱에서 시므온과 안나의 기다림을 묵상해보고자 한다. 이들은 평생 하나님과 동행하며 이스라엘의 위로와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기다리는 경건한 사람들이었다. 시므온은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볼 것이라는 성령의 음성에 따라 의롭고 경건한 삶을 살아왔다. 평생 이 바람을 가지고 기도하며 메시아를 기다렸다. 결국 그는 노년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정결례를 행하기 위해 요셉과 마리아의 손에 안기어 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하는 역사에 동참하는 복을 누리게 된다. 
안나는 남편과 7년 동안 결혼생활을 하다가 사별하고 84세에 이를 때까지 기도하고 금식하며 성전을 지킨 여선지자였다. 안나 역시 육체적으로 쇠약해지는 노년까지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며 예배하고 기도하는 삶을 살았다. 이들은 평생을 기다리며 기도했고 노년에 이르러서야 예수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시므온과 안나가 살았던 시대는 그리스도가 오시기전 어둡고 혼란한 때였다. 성전의 제사장들은 타락했고, 정의와 공의는 행해지고 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배 아래 바리새파, 사두개파, 엣세네파, 열심당 등으로 사분오열되어 있었다. 이 혼란한 시국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결국 하나님의 위로는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때를 기다리며 의롭고 경건한 살았던 시므온과 안나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주어지게 된다. 당시 하루하루를 의롭고 경건하게 살면서 성전에서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며 기도했던 이들을 주목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 앞에서 깨어 있었던 이들의 삶이 누구보다 가치 있고 성공한 인생 임을 증언하고 있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가 지나가는 연말이 다가오면 사람들의 마음에는 한 해 동안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와 쓸쓸함이 생기게 된다. 한 해의 결실을 기대하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계절에 우리가 시므온과 안나처럼 성령 안에서 주의 구원을 보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한다. 성령 안에서 결실의 때를 바라며, 예배와 기도의 자리를 지키고, 능동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꿈꾸며 나아갈 때 하나님의 때를 맞이하는 은혜를 누리게 될 줄 믿는다. 짙어가는 가을날 후회와 낙심 대신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잡고 다가올 결실을 기쁨으로 준비하는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 김병조 목사(강동 온누리교회)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