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크리스마스에 함께하면 좋을 명화와 음악
크리스마스에 함께하면 좋을 명화와 음악
보티첼리와 만테냐의 ‘동방박사의 경배’, ‘오 거룩한 밤’
보티첼리와 만테냐의 ‘동방박사의 경배’, ‘오 거룩한 밤’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1475년, 우피치미술관)
안드레아 만테냐가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1495~1500년, 폴게티뮤지엄)성탄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귓가에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 노래 소리가 잔잔히 들려온다. 이 시기에 알맞은 그림 두 점을 감상하면서 ‘오 거룩한 밤’ 노래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그림과 음악으로 구성된 예술프로그램을 강연하는 아트앤뮤직 큐레이터이다. 유명 화가, 세계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 미술품을 중심으로 강연하고 있다. 대개 성탄절이 가까이 오면 ‘크리스마스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을 하는데,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예수님을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는 누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걸까요? 바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의 탄생을 그린 서양화가들의 그림을 살펴볼까요?”라고 강연을 시작한다.
‘수태고지’, ‘목동들의 경배’, ‘동방박사의 경배’까지 다빈치, 렘브란트, 루벤스, 카라바조 등 수많은 화가들의 작품들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고르고 골라 강연을 한다. 음악은 바흐의 ‘마그니피카트’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을 소개한다. 관객들은 바흐의 곡들은 조금 낯설게 느끼는데, 귀에 익은 찬송가 ‘천사 찬송하기를’(126장)이 멘델스존의 곡이고, ‘오 거룩한 밤’이 아돌프 아당처럼 유명 작곡가의 곡이라는 것을 알고 반가워하기도 한다.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
오늘 소개할 첫 번째 그림은 피렌체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1475년)이다. 보티첼리는 우피치미술관(피렌체)에서 두 개의 큰 방에 유명한 작품 ‘비너스의 탄생’과 ‘프리마베라’를 비롯해 작품을 가득 전시하고 있을 정도로 피렌체 최고의 화가 중 한 사람이다. 이 대단한 화가 보티첼리가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의 놀라운 점은 피렌체에 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이다. 베들레헴에 오셨어야 하는 예수님이 15세기 이탈리아에 오신 것이다.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는지라”(마 2:9)는 성경 말씀이 무색하다. 무너진 허름한 건축물 잔해 안에 갓 태어난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와 요셉의 모습이 보인다.
성경에는 그 숫자가 나오지 않는 세 명의 동방박사는 피렌체 출신 사람들이다. 그림에 보이는 예수님 앞에 무릎 꿇은 사람, 정 가운데 빨간 망토를 걸친 사람과 그 사람과 마주 보는 흰옷을 입은 사람이다. 보티첼리가 그린 이 세 명의 동방박사는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와 그의 아들 피에로와 조반니이다.
피렌체 졸부 출신인 ‘라마’라는 사람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에 헌납할 그림을 보티첼리에게 의뢰했다. 보티첼리는 예수님 탄생 배경을 15세기 피렌체에 맞췄고,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으로 그렸다. 메디치 가문과 어깨를 견줄만한 신분이 되지 않는 의뢰자 라마를 그림 속 메디치 가문 안에 넣어줌으로써 그의 지위를 격상시켜주었다. 맨 오른쪽 중간에 서서 화면 앞쪽을 바라보는 사람이 바로 라마다. 재미있는 것은 보티첼리도 자신의 모습을 바로 오른쪽 맨 앞에 넣음으로써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림 속 동방박사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자.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리니라”(마 2:11)는 말씀에 맞춰 동방박사들 모두 귀한 선물을 들고 있다.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를 보고 있노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발견하게 된다. 단지 2천 년 전 베들레헴에 오신 예수님이 아니라 이 시대 내게 찾아오신 구원자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15세기 피렌체를 찾아가신 예수님은 21세기의 나에게, 나의 방에 곧바로 찾아오셔서 만나주신다. 우리를 손수 찾아오신 바로 그 예수님을 만나고 무릎을 꿇고 경배드릴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 곳이든지, 언제든지 계시기 때문에 그분의 임재는 계속해서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임재란 ‘얼굴을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민수기>에서 여호와의 얼굴을 우리에게 비춰 주실 것을 그렇게 구하였는지 모른다.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민 6:26).
우리가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곳에 숨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시 139:7).
그림 속 예수님은 그 얼굴을 동방박사를 향해 드셨다. 그림을 바라보고 묵상할수록 지금 이 시대 이 땅 낮은 곳, 쪽방촌 구석방에서 태어나시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성경에는 그 숫자가 나오지 않는 세 명의 동방박사는 피렌체 출신 사람들이다. 그림에 보이는 예수님 앞에 무릎 꿇은 사람, 정 가운데 빨간 망토를 걸친 사람과 그 사람과 마주 보는 흰옷을 입은 사람이다. 보티첼리가 그린 이 세 명의 동방박사는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코시모와 그의 아들 피에로와 조반니이다.
피렌체 졸부 출신인 ‘라마’라는 사람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에 헌납할 그림을 보티첼리에게 의뢰했다. 보티첼리는 예수님 탄생 배경을 15세기 피렌체에 맞췄고,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모습으로 그렸다. 메디치 가문과 어깨를 견줄만한 신분이 되지 않는 의뢰자 라마를 그림 속 메디치 가문 안에 넣어줌으로써 그의 지위를 격상시켜주었다. 맨 오른쪽 중간에 서서 화면 앞쪽을 바라보는 사람이 바로 라마다. 재미있는 것은 보티첼리도 자신의 모습을 바로 오른쪽 맨 앞에 넣음으로써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림 속 동방박사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자.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리니라”(마 2:11)는 말씀에 맞춰 동방박사들 모두 귀한 선물을 들고 있다.
보티첼리의 ‘동방박사의 경배’를 보고 있노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발견하게 된다. 단지 2천 년 전 베들레헴에 오신 예수님이 아니라 이 시대 내게 찾아오신 구원자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15세기 피렌체를 찾아가신 예수님은 21세기의 나에게, 나의 방에 곧바로 찾아오셔서 만나주신다. 우리를 손수 찾아오신 바로 그 예수님을 만나고 무릎을 꿇고 경배드릴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 곳이든지, 언제든지 계시기 때문에 그분의 임재는 계속해서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임재란 ‘얼굴을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민수기>에서 여호와의 얼굴을 우리에게 비춰 주실 것을 그렇게 구하였는지 모른다.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민 6:26).
우리가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곳에 숨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시 139:7).
그림 속 예수님은 그 얼굴을 동방박사를 향해 드셨다. 그림을 바라보고 묵상할수록 지금 이 시대 이 땅 낮은 곳, 쪽방촌 구석방에서 태어나시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계속 떠오른다.
만테냐의 ‘동방박사의 경배’
다음 그림은 이탈리아 파도바를 대표하는 르네상스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의 ‘동방박사의 경배’(1495~1500년)다. 동방박사의 터번과 들고 있는 선물들의 화려함을 관찰할 때 이 그림 역시 2천 년 전의 베들레헴이 배경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동방박사들은 실제 왕 헤롯이 통치하는 예루살렘에 와서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마 2:2)고 묻고 다니면서 헤롯왕과 온 예루살렘을 소동하게 만들었다(마 2:3).
보티첼리의 작품과는 대조적으로 이 그림은 그 장소와 배경을 전혀 알 수 없도록 화폭을 인물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요셉과 마리아, 아기 예수님 오른쪽의 동방박사들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세 명의 동방박사는 노년, 중년, 소년의 모습이면서 백인, 황인, 흑인이다. 이 동방박사들이 노아의 아들 함, 셈, 야벳의 후손 곧 모든 인류를 상징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만테냐는 아마도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동방박사를 세 인물로 표현했던 것 아닐까? 우리 모두 예수님을 찾아간 동방박사인 셈이다. 태어나신 예수님은 베들레헴으로부터 통치자가 나와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실 분(마 2:6)이다. 그분을 만나는 것을 시기하는 헤롯과 같은 세력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것을 이기고, 그분을 만나고, 경배해야 한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 요셉의 머리에는 후광이 빛나고 있다. 후광의 성스러움과 동방박사들과 예수님의 표정을 잘 보면 갓 태어난 아기 예수님이 동방박사들을 축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동방박사들의 손에 들린 황금은 예수님의 신성 또는 성결, 유향은 삶의 향기, 몰약은 예수님의 희생과 죽음을 예표하는 것일 수 있다.
예수님(Christ)과 예배(Mass)를 합친 크리스마스(Christmas)에 우리가 예배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사람이 되어 오신 성육신의 깊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동방박사는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마 2:2)라고만 물었는데, 헤롯은 놀랍게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마 2:4)고 되묻는다. 세상의 왕 헤롯은 천한 곳에서 태어난 아기가 바로 그리스도임을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만왕의 왕 그리스도는 고요한 이 밤, 이 땅에 오셨다.
두 그림과 함께 크리스마스 때면 많은 교회에서 부르는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을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곡은 프랑스 한 교구 신부의 부탁을 받은 카푸 드 로퀴모(Placide Cappeau de Roquemaure)가 시를 짓고, 그의 친구인 아돌프 샤를 아당(Adolphe Charles Adam)에게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당이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에 인도되어 매우 짧은 시간에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낭만 발레의 최고봉인 ‘지젤’의 음악을 작곡한 아당의 유일한 성가곡이다.
‘오 거룩한 밤’은 작곡된 지 3주 만에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에 사용되었고, 미국까지 전파되어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에 가장 많이 연주되고 불리는 곡이 되었다.
“오 거룩한 밤 별빛이 찬란한 밤 거룩하신 우리 주 나셨네 동방박사 그 별의 인도 따라 주님 나신 구유를 찾았네♪”
예수님은 2천 년 전 베들레헴이 아닌 지금 이 밤 우리 곁에서 구세주로 태어나셨다.
/ 최정주 권사(이수공동체, 아트앤뮤직큐레이터)
보티첼리의 작품과는 대조적으로 이 그림은 그 장소와 배경을 전혀 알 수 없도록 화폭을 인물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요셉과 마리아, 아기 예수님 오른쪽의 동방박사들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세 명의 동방박사는 노년, 중년, 소년의 모습이면서 백인, 황인, 흑인이다. 이 동방박사들이 노아의 아들 함, 셈, 야벳의 후손 곧 모든 인류를 상징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만테냐는 아마도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동방박사를 세 인물로 표현했던 것 아닐까? 우리 모두 예수님을 찾아간 동방박사인 셈이다. 태어나신 예수님은 베들레헴으로부터 통치자가 나와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실 분(마 2:6)이다. 그분을 만나는 것을 시기하는 헤롯과 같은 세력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것을 이기고, 그분을 만나고, 경배해야 한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 요셉의 머리에는 후광이 빛나고 있다. 후광의 성스러움과 동방박사들과 예수님의 표정을 잘 보면 갓 태어난 아기 예수님이 동방박사들을 축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동방박사들의 손에 들린 황금은 예수님의 신성 또는 성결, 유향은 삶의 향기, 몰약은 예수님의 희생과 죽음을 예표하는 것일 수 있다.
예수님(Christ)과 예배(Mass)를 합친 크리스마스(Christmas)에 우리가 예배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사람이 되어 오신 성육신의 깊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동방박사는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마 2:2)라고만 물었는데, 헤롯은 놀랍게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마 2:4)고 되묻는다. 세상의 왕 헤롯은 천한 곳에서 태어난 아기가 바로 그리스도임을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만왕의 왕 그리스도는 고요한 이 밤, 이 땅에 오셨다.
두 그림과 함께 크리스마스 때면 많은 교회에서 부르는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을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곡은 프랑스 한 교구 신부의 부탁을 받은 카푸 드 로퀴모(Placide Cappeau de Roquemaure)가 시를 짓고, 그의 친구인 아돌프 샤를 아당(Adolphe Charles Adam)에게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아당이 알 수 없는 강력한 힘에 인도되어 매우 짧은 시간에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낭만 발레의 최고봉인 ‘지젤’의 음악을 작곡한 아당의 유일한 성가곡이다.
‘오 거룩한 밤’은 작곡된 지 3주 만에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에 사용되었고, 미국까지 전파되어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에 가장 많이 연주되고 불리는 곡이 되었다.
“오 거룩한 밤 별빛이 찬란한 밤 거룩하신 우리 주 나셨네 동방박사 그 별의 인도 따라 주님 나신 구유를 찾았네♪”
예수님은 2천 년 전 베들레헴이 아닌 지금 이 밤 우리 곁에서 구세주로 태어나셨다.
/ 최정주 권사(이수공동체, 아트앤뮤직큐레이터)
작성자 정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