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멈춤'과 '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멈춤’과 ‘쉼’
 
건강한 삶을 위해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 숨이 가볍게 차오를 정도로 하는 사람도 있고,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운동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 그런데 운동하는 중에 자신도 모르게 무리할 때가 있다. 욕심과 경쟁심이 생기면 운동하다가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경쟁심뿐만 아니라 준비운동이 부족했거나 그날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부상당할 수 있다. 만일 달리기를 즐기던 사람이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면 삶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답답함을 경험한다. 다치면 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활기를 얻었던 활동을 멈춰야 한다. 운동하다가 부상당했을 때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행동이 ‘멈춤’과 ‘쉼’이다. 삐끗한 발목에 신체 활동을 하면 회복 속도가 늦어진다. 다친 몸은 활동이 아니라 쉼이 필요하다. 마음이 다소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몸은 쉼을 통해서 회복의 단계를 밟는다. 
‘멈춤’과 ‘쉼’을 인간관계와 부부관계로 확장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몸의 근육과 뼈가 강한 충격으로 인해 손상되는 것처럼, 인간관계도 다양한 충격으로 삐끗할 수 있다. 물론 쉽게 넘어갈 수준의 관계적 충격이라면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고통이 있는 관계적 통증이라면 멈춤과 쉼이 필요하다. 손상된 관계를 무리하게 회복하려는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 통증이 있는 관계를 수용하고, 멈춰서 기다려 주는 단계가 필요하다. 운동하다가 다쳤을 때 추천하는 쉬는 시간은 이틀에서 삼일 정도다. 이 시간 정도는 반드시 쉬어야 한다. 쉬면서 상태를 지켜보고, 회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부부관계에서도 상한 마음이 있을 때 스스로 판단해서 가능한 만큼 참고, 지켜보는 게 때로 필요하다. 통증이 너무 싫어서 빨리 무엇인가 하려다가 오히려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 
충분히 쓰라린 감정의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이 서로에게 필요하다. 시큰거리는 관계의 고통을 경험하면서 부부는 무엇인가 배우고 얻을 것이다. 그저 힘들고 고통스러워 빨리 “미안하다”, “다 내 잘못이다”라는 설익은 자가 처방을 내리지 않아야 한다. 속히 자신의 마음 안에 있는 짐을 벗어버리기보다 고통의 짐을 지면서 자신과 관계를 살펴보는 게 더 유익하다. 관계가 비끗했다면 먼저 ‘멈춤’과 ‘쉼’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물론 상황과 사건마다 다르겠지만, 부부가 잘 판단해서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 중에 다쳤을 때 얼음찜질이나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적당한 시간 얼음찜질 등을 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인간관계와 부부관계에 적용하면 감정보다 이성적인 접근이 때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관계적인 영역에서 성숙한 사람은 감정과 생각, 사고를 어느 정도 분리해서 수용할 수 있다. 감정은 소중하지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늘 옳은 게 아닐 수 있다. 감정에 따라 생각하고 이해하고 행동하지 않고, 그 감정을 검증해보거나 분리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건강하다, 이성적으로 삐끗한 관계를 다스릴 수 있다면 부부의 관계가 더욱 성숙할 것이다. 
배우자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했다면 분명 감정이 심하게 손상됐을 것이다. 하지만 배우자는 마음을 상하게 하려고 한 말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러나 듣는 이에게 유독 고통이 되는 단어가 있다. 의도하지 않은 말 한마디로 인해서 부부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정한 어떤 말 한마디가 상처가 됐다면 널뛰는 부정적 감정에 휩쓸려 마음이 안 좋아지고, 행동도 부드럽게 나타나지 않는다. 부부관계는 급속히 냉각된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냉찜질처럼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하는 게 필요하다. 간혹 부정적인 감정이 우리 마음의 정서를 꿰차고 심연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바닥까지 내려가기 전에 냉철함을 찾는 게 좋다. “그렇게 슬픈 일인가?”, “그렇게 배우자가 석고대죄할 만한 말을 했는가?” 정도로 한 발짝 떨어져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이성적인 접근으로 자신의 일렁거렸던 감정의 뿌리를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세심하게 마음을 다독이는 과정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 중에 발목이 삐끗했을 때 회복을 위해서는 압박붕대도 감을 필요가 있다. 압박붕대는 불필요한 신체활동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부상당한 사람이 다친 곳에 압박붕대를 하면 자연스럽게 신경이 쓰이고 활동하는데 조심하게 된다.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도 늘 관심을 두고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이 부상을 당한 부분이다. 부부의 관계에서도 삐끗했다면 그 지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부러 불편한 곳을 피하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고통의 지점에 관심을 갖고 회복을 위한 노력을 조심스럽게 해 보아야 한다. 성장하려고 하는 부부는 부부관계의 충돌 이후 조심스럽게 삐끗했던 지점에서 진지한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 부상에서 회복된 후 자신이 좋아했던 운동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부부관계도 관계의 상처를 극복했을 때 더 깊은 친밀과 소중함을 경험할 수 있다.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그런 당신이 좋다> 저자)
 

작성자  김다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