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와 폭탄테러 특별기고
비보가 전해졌다. 지난 16일 오후 2시40분(이집트 현지시각) 터키~이집트~이스라엘로 이어지는 성지순례를 떠난 충북진천교회 성도들이 폭탄테러를 당했다. 한국인 3명(성도1명, 가이드 2인)과 현지인 2명(운전기사, 테러범)이 사망했다.
2004년 이라크에서 피랍돼 살해된 김선일 형제와 2007년 샘물교회 봉사팀 피랍사건 이후 또 다시 전해진 비보에 기독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테러를 저지른 단체도 문제지만 기독교의 무리한 종교 활동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과연 우리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안전한 성지순례는 없는지에 대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 편집자 주
특별기고 1._ 이번 사건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희생과 아픔 반복되지 않도록 기도할 때”
한국교회는 또 다시 큰 아픔과 충격적인 사건을 접했다. 성지순례단으로 떠난 선량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자폭 테러로 세계인의 가슴에 큰 슬픔을 불러 일으켰다. 사랑하는 성도를 잃고 큰 상실감에 힘들어하는 진천중앙교회 성도들의 고통은 모두의 아픔이요 슬픔으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주의 위로와 평강으로 속히 아픔을 치유하고 고난 중에 교회가 더욱 견고해지기를 기도한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아픔과 상실감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기는 언론의 편향적 보도와 기독교를 폄하하고 비난하는 악플러들의 언어적인 테러를 접할 때 슬픔을 금할 수가 없다.
왜 이런 테러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답이 단순하지 않다. 이번처럼 지배 권력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일으키는 정치적 목적의 테러가 있고, 시아와 수니파 사이에 일어나는 해묵은 이슬람 종파간의 전쟁이나 테러들도 일어난다. 종교를 배경으로 하는 종족 전쟁의 양상이 있는가 하면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건설을 도모하는 세계적인 조직망을 가진 테러집단의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악행이 신의 이름으로, 성전(지하드)이란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UN도 인권단체도 해결이 쉽지 않는 반인륜적인 숙제이다. 이러한 다양한 권력의 충돌 사이에서 희생되는 선량한 사람들의 수도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참으로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진정한 샬롬이 더욱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사건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열방과 족속들을 위한 우리의 중보기도가 더욱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전쟁을 그치고 참된 평화를 주실 분은 하나님 한 분 밖에 없다. 인간의 모든 욕심과 악을 내려놓고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로 돌아올 때만 인류는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 둘째, 무슬림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 소수의 테러와 전쟁을 일으키는 과격한 원리주의자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선량한 보통사람들일 뿐 아니라 복음을 듣고 구원 얻어야 할 우리 이웃이다. 셋째는 해외사역에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간 2만 5천 명 이상의 한국 성도들이 성지순례와 아웃리치 등으로 중동 인근 5개국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위험이 감수되어야 하는 지역들이 포함되어있다. 복음의 특성 상 우리는 안전지대에만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때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고난과 위험이 기다리는 곳에도 가야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도전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온누리교회는 해마다 3천 명 이상이 해외로 단기사역을 떠나는 교회이다. 그 동안 주의 선하신 손이 우리를 지켜 주셨고 인도해주셨기에 아무런 어려운 일 없이 섬기고 나누는 사역을 잘 감당해 올 수 있었다. 동시에 가능하면 외교부가 정한 여행관련 지침들을 지켜 지역들을 선정해 왔다. 성지순례나 해외아웃리치는 충분한 사전 조사와 연구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구하면서 또한 최선을 다해 안전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선교본부나 전문기관들의 자문을 받아 해외사역을 기획할 것을 권한다.
이러한 어려운 일을 당할 때 한국교회가 위축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 한국교회는 너무 큰 아픔을 당함과 동시에 너무 큰 비난에 직면하면서 위축당하고 스스로 슬그머니 뒷걸음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뜻하지 않게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된 사건도 있었지만, 선한 일을 행하다 당한 고난에 자부심과 확신을 상실하지 않기를 바란다. 부족함을 인정하되 죄인처럼 비굴해지지 않고,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이되 하나님의 명령 앞에 흔들림 없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런 희생과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은혜와 진리가 통치하는 이 땅이 되도록 더욱 기도에 힘쓰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란다.
/ 도육환 목사(2천선교본부장)
특별기고 2._ 안전한 성지순례 없나?
철저한 사전조사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2월16일 오후 2시40분. 필자는 성지순례팀과 예수님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신 나사렛을 조망하며 이스라엘 평야를 달리고 있었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도로는 유난히 직선으로 뻗어 있어 ‘싸르겔’(길이를 재는 자)이라고 불린다. 직선으로 뻗은 도로에 멋있는 경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그때, 갑자기 맨 뒤쪽에 앉아 계시던 목사님 한분이 버스 앞으로 뛰어나왔다.
“이집트에서 한국인관광객을 상대로 폭탄테러가 일어났데요.”
버스 안에 있던 우리 모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집트에서 폭탄테러가 일어난 지역이 불과 3일 전에 지나 온 곳이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 날 저녁 우리는 성지순례 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망자들의 넋을 위로하며 기도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스라엘에서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매주 평균 2차례씩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예루살렘의 유명한 커피숍, 피자집, 레스토랑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모두 타깃이었다. 집을 제외하고는 어떤 장소도 안전한 곳이 없었다. ‘폭탄 사이로 막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살벌했다. 그럼에도 테러로 인해 한국인이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물론 히브리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일어난 테러로 한국인 유학생 3명이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테러다.
이집트는 장기 집권하던 무바라크 정권이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열풍에 의해 강제 퇴진 하면서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졌다. 관광산업이 주 수입원인 이집트 경제도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직격탄을 맞았었다. 치안 유지가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되었다. 다행히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되어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성지순례 코스(이집트~이스라엘 출애굽 여정)가 재개되었다. 위험 구간은 최대한 피하고 버스에 현지 경찰이 동행하면서 성지순례는 이어갔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낯설다. 관광객을 직접 겨냥한 테러는 처음이다. 이번 사건으로 이제 이집트를 찾는 여행객은 없을 것이다. 이점이 바로 이번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세력이 현정부에 입힐 수 있는 최고의 타격이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빼앗았다. 어이없는 희생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다. 그것도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말이다.
철저한 사전준비
평생 한 번 갈까 말까 한 성지순례에서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에 긴 한숨만 나온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안전한 성지순례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한국인들이 성지순례 코스로 선호하는 지역은 대부분 치안이 좋지 않다. 때문에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수다. 현지 전문가는 물론 필요하면 현지경찰 동행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성지순례를 갈 나라의 정치 상황, 테러발생 여부도 살펴야한다. 이 모든 것을 체크했다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한다.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치는 일정을 보내야한다. 성지순례팀뿐만 아니라 교회와 동역자들도 계속 중보해야한다.
/류모세 선교사
작성자 조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