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규 목사 칼럼> 사순절의 영성
사순절은 부활주일 전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고 경건하게 보내는 교회의 중요한 절기이다. 종려나무를 태운 재나 숯으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에 감사하고 자신의 죄에 대해 참회의 시간을 갖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부활절 전날까지 40일간의 기간을 말한다. 올해는 3월 5일부터 4월 19일까지가 사순절 기간이다. 사순절 기간 동안 6번의 주일은 “작은 부활절”(little easter)이라 부르며 사순절 기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것은 사순절을 보내는 동안 매주일을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면서 기쁨과 소망의 예배를 드렸던 초대교회의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 ‘렌트(Lent)’는 “봄”이라는 뜻을 지닌 말인데, “40일간의 기념일”이란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따라 우리말로는 사순절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 기간이 40일로 결정된 것은 주후 325년 니케아공의회에서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동로마교회(동방정교회)에서는 부활절 준비기간으로 6주간인 36일을 지킨 반면, 서로마교회(로만 카톨릭)에서는 현재처럼 주일을 뺀 40일을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하는 기간으로 지켜왔다. 오늘날은 서방교회의 전통을 따라 40일간의 사순절을 지키고 있다.
부활절을 기다리는 사순절 기간 동안은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신앙을 재점검하는 절제의 기간으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어떻게 좀 더 의미 있는 사순절을 보낼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신앙의 선배들이 사순절을 보내면서 지켜왔던 사순절 풍속을 통해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 전통은 금식이다. 금식은 역사적으로 사순절의 가장 중요한 관습이었다. 금식 기도는 초대교회 시대부터 행해져 왔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구속 사역을 기리고 하나님의 자녀됨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행했다.
오늘날은 엄격했던 초기의 금식기도에서부터 절식기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금식이 존재하므로 자신의 상황과 건강 정도에 맞는 금식 기도에 참여할 수 있겠다. 어린 자녀들에게도 사순절의 의미를 알려주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절제하고 절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초콜릿이나 좋아하는 과자를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절제하게 하는 등 습관의 금식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로 교회가 지켜왔던 소중한 전통은 구제와 선행 베풀기이다. 역사적으로 사순절에는 범죄한 인류를 위해 고난당하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불우한 이웃을 위한 구제와 자선에 힘써 왔다. 금식 기도를 통해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자신의 불의한 삶에 대해 회개할 뿐 아니라 주변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고 긍휼을 베푸는 기간으로 보냈던 것이다. 매년 우리 교회에서도 사순절 기간 동안 금식하고 절약한 것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사랑을 구제와 선행으로 표현하는 것은 사순절을 보내면서 그리스도인이 참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삶의 모습이다.
금식, 절제, 구제와 함께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것은 사순절 기간을 주님을 깊이 묵상하는 기간으로 보내는 것이다. 사순절은 그 어느 시기보다 예수님의 사랑을 가장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님의 고난과 관련된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주님의 마음을 느끼고, 주님 안에 머무는 훈련을 함으로 사순절의 영성으로 충만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만난 그리스도 예수의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복된 기간으로 삼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사순절은 없을 것이다. 사순절 기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새롭게 하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복된 영성의 소유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성자 조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