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결혼할 수 있을까? (기획 ‘한국교회에 질문을 던지다’ – ②)
76~80년생 남성 미혼율 50.2%, 여성 29.1%
10년 전과 비교해 미혼율 두 배 증가, 결혼연령도 높아져
브릿지 세대 이해와 더불어 실제적 결혼장려책과 결단 필요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45세 A형제는 그 나이되도록 왜 결혼 안했냐고 묻지 않아서 싱글공동체가 좋다. 비슷한 또래들은 초중학생 자녀들이 있는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해 이성들과 만나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나이 들면서 더 까다로워지는 것 같아요. 기준을 낮추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아요”
#올해 46세인 B자매는 어른들이 일등 신붓감으로 꼽는 교사다. 결혼하라는 부모님의 압박에 선도 수없이 봤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서 소개해주겠다는 사람이 자녀가 있거나 결혼에 실패한 사람들이라 충격을 받았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은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똑똑한 사람 만나고 싶고, 믿음도 있어야 해요”
청년들의 결혼문제가 심각하다. 결혼한 사람의 비율이 낮아지고, 결혼연령도 늦어지고 있다.
‘2010인구주택총조사(통계청)’에 따르면 결혼연령과 미혼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66~70년생 남성이 30~34세가 되었을 때 미혼율은 27.4%, 여성은 10.5%였는데 76~80년생 남성이 30~34세 되었을 때 미혼율 50.2%, 여성은 29.1%로 상승했다.
특히 30대 미혼율의 증가폭이 가파르다. 1980년대 30대의 미혼율은 3.3%였는데 2010년에는 29.2%로 9배 가량 상승했다. 30대 여성의 미혼율 증가폭은 더 크다. 1980년에 비해 무려 11배나 상승한 20.4%다.
미혼인구 증가는 1인 가구 수의 증가를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1인 가구가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까지만 해도 9%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23.9%로 높아졌다.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세다. 7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배우자와 사별해 혼자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청년들의 경우는 부모로부터 독립하거나 결혼하지 않는 경우다. 주목할만한 것은 40대 1인가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혼 인구의 증가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우선 출산율 감소로 이어진다. 출산율이 계속 감소하면 전체 인구감소로 이어져 국가적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다문화가정 증가에 따른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교회는 어떨까. 흔히 교회의 남녀성비를 ‘여자7, 남자3’ 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성기독교인과 남성기독교인 비율이 각각 53.5%와 46.6%를 차지한다는 기사가(2010,국민일보)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교회에서 성비불균형을 체감하고 있을까. 싱글자매에 비해 싱글 형제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온누리교회 Bridge33+공동체 경우 남자가 34.9%, 여자가 65.1%정도로 집계됐다(2010년). 대형교회는 그나마 싱글 형제들이 많은 편이다. 작은 교회나 지역교회의 경우 체감성비는 8:2에서 9:1로 느껴진다.
다양한 결혼장려책 있지만 성과는 글쎄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회나 기업에서도 다양한 결혼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인천광역시 에서는 회사원 150명을 대상으로 ‘선남, 선녀 인연 만들기’ 행사를 개최했고, 서울 서초구에서는 ‘솔로탈출 대작전! 굿바이 솔로 미팅파티’를 4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기업에서도 미혼직원들을 대상으로 연애특강을 하고 있다. NH농협은 ‘뉴 하모니’라는 이름으로 단체미팅을 실시했다. 또 다른 기업에서는 사내 결혼하는 커플에게 혼수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결혼을 독려하고 있다.
기독교는 어떨까. 신앙코드가 잘 맞는 크리스천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어플리케이션 ‘크리스천 데이트’가 출시됐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신앙관이 잘 맞는 이성을 하루에 한번 소개받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크리스천 미혼남녀의 건전한 만남을 위한 정기모임과 테마프로그램, 소그룹도 진행하고 있다. 연애코칭 칼럼이 실린 블로그도 많다.
새문안교회는 ‘멋진 만남 데이트스쿨’을, 사랑의교회는 ‘결혼 매칭 프로젝트 봄’이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하지만 성과가 좋지 않아 두 프로그램 모두 중단됐다. 그럼에도 새문안교회는 결혼상담부를 따로 설치해 배우자를 찾는 싱글들을 돕고 있다.
온누리교회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다. S브릿지공동체에서는 ‘공감세대’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10쌍의 남녀가 카페에 모여 공감하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에 이어 10월에 2기를 모집한다. 또 외부교회 청년들과 만나는 ‘With Us’프로그램도 있다. 많은 커플이 성사되어 좋은 결과가 있었다. 대학청년부에서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iWe’도 있다. 벌써 6기를 모집하고 있다. iWe는 단순히 커플매칭 외에도 참여자들의 이성관, 결혼관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커플매칭 프로그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청년부에 소속되기도 성인공동체에 가기도 어색한 그들을 위한 싱글공동체도 있다. 서빙고 S브릿지와 양재 Bridge33+가 그것이다.
싱글공동체에 소속된 C형제는 싱글공동체에서는 왜 결혼 안했냐는 질문을 받지 않아 좋다고 했다. 그는 “과부마음은 과부가 알아준다고, 나이 든 미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어서 좋다”라면서 공동체의 장점을 소개했다.
한편에서는 결혼하기 위해 싱글공동체로 왔다고 여기는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김현실 목사(Bridge33+담당)는 “공동체 첫 예배를 드리는데 어느 목사님이 ‘아름다운 가정 이루세요’라고 권면했는데, 지체들이 불편해했다”고 밝혔다. 결혼 못해서 공동체 온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왔다는 것이 이유다.
늦깎이 결혼 성공한 선배들의 조언
늦은 나이에 결혼에 골인한 커플들을 만나봤다. 특별취재팀이 만난 네 커플들은 40대 초반에 짝을 만나 1년 안에 결혼한 공통점이 있다.
결혼하기 위해 들어오는 소개팅은 조건(외모, 키, 학벌, 직장, 나이, 믿음 여부 등)에 상관없이 무조건 다 했다는 자매, 먼저 고백했다 보기 좋게 차인 자매, 결혼 생각이 없었는데 부모님의 성화에 공동체를 옮긴 형제도 있었다. 그들이 늦은 나이에 결혼에 골인하면서 얻은 깨달음은 크게 세 가지였다.
배우자 조건 리스트를 죄다 내려 놓아라
나이에 맞게 행동하라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배우자는 없다
“차탈 때 남자가 문 열어 줘야하고, 집에 꼭 데려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서로 배려하는 게 필요해요. 집이 먼데 데려다 달라고 하는 건 배려심이 없는 거죠.”
머리숱이 없어 가발까지 써가며 결혼하기 위해 애썼다는 한 형제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했다. 또 자기가 세운 원칙을 지키지 못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을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20대도 아니고, 남자 40넘으면 그런 거 질색해요”
교회보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회에서는 권면하고 칭찬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어려 보인다고 하니까 진짜 어린 줄로 착각해요.”
한 커플은 배우자가 서로의 이상형이 아니었다고 했다. 장남에, 모아놓은 돈도 없고, 외모도 별로고, 머리숱까지 적어 절대 결혼을 생각하지 않았을 상대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조건들을 내려놓게 되었다고 했다. 결혼해보니 지금의 배우자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백마탄 왕자 없다 서로에게 평강공주 되자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특별취재팀이 만난 싱글들은 자신들이 결혼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한결 같이 ‘말로는 조건 따위는 포기했다고 했지만 진짜 포기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외모, 경제력, 학벌, 영성, 성품…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나이에 쫓겨 결혼을 대충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다는 E자매(36세,디자이너)는 노처녀, 노총각을 왜곡된 시선으로 보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결혼을 마치 세상적인 성공이나 성취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나이 들었으니까 눈을 낮추라는 말들을 들으면 속상해요.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야하지 않겠어요?”
결혼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부모님의 잔소리, 외로움, 명절을 피하고 있는 아직 솔로인 독자들에게 한 커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독신주의가 아니면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봐요.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어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결혼, 믿음의 결단과 성숙한 눈으로 배우자 찾아야한다. 명심할 것은 백마탄 왕자는 없다. 서로에게 평강공주가 되어주는 것이 결혼이다.
/ 특별취재팀
▷ 전문가 의견
가정은 하나님의 꿈이다
결혼에 대한 것은 아담과 하와 이후로 당면한 문제다. 우리는 결혼을 통해 지금까지 세대를 이어왔다. 그런데 요즘 결혼지연, 기피 경향이 많아졌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저출산 문제뿐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증가하는 싱글들을 위해 사회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커플매칭, 결혼준비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열매도 있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했다. 그 대안은 공동체였다. 싱글들을 대상으로 한 신앙공동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넓은 시각으로 이 세대를 이해하고,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해주기 위함이다. 필자는 이 세대를 ‘Bridge33+세대’라고 이름 붙였다. 33~44세 싱글남녀들을 지칭한다. 필자는 이 글에서 결혼 못하는 이유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첫 번째, 눈이 높아서 못한다고 생각한다. 믿음까지 좋아야 하기 때문에 결혼이 더 지연된다고 생각한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브릿지 세대들은 사회적으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외모만 보고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늦어지는 것 같다.
두 번째, 연애는 배우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교육열이 치열했던 시대에 성장했다. 학원과 과외교육을 시작했던 세대들이다. 청년실업의 위협 속에서 끝없이 스펙을 키워야 했던 세대들에게 어쩌면 책은 연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일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이론처럼 되는 것이 아니다. 책은 그저 참고수단일 뿐이다.
브릿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부모세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들의 부모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한강의 기적, IMF를 겪은 세대다. 격동의 세월을 겪은 어머니들은 딸에게 “너는 공부 잘해서 너의 일을 찾아서 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살림을 일궈낸 아버지들이 풍요로움 속에서 성장해온 자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렇게 세대 간 갈등이 첨예화되었다.
또 하나는 자아실현 욕구와 고학력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학, 어학연수 등 스펙을 키워 사회로 진출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겨우 직장을 갖고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껑충 뛰어오른 집값은 청년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이처럼 결혼이 늦어진 것은 개인적 상황뿐만 아니라, 시대적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변함없이 바라는 것은 자신의 일을 감당하면서도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필자는 브릿지33+공동체를 ‘실험실’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갈등과 혼란이 있기 마련이다. 사람사이의 관계를 잘 맺어야 가정, 직장,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청년들에게 말한다.
“기분 나빠도 버티고, 속상해도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버티다보면 결혼해서도 이겨낼 수 있다”
필자의 의도를 알고 한 자매가 공동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모임에 열심히 참석했다. 그곳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기도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목사님, 이제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성경적 관점으로 볼 때 결혼은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하나님이 서로 사랑하며 살라고 정해주셨다. 결혼은 하나님의 꿈이다. 홀로 있는 아담에게 하와를 이끌어 오신 하나님의 의지고, 열정이다. “부모를 떠나 한 몸을 이룰지니라”라고 주례 하시고 만드신 첫 공동체가 가정이다. 가정은 하나님의 영적 질서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소망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사회에서는 결혼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희석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작성자 조은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