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목사님 질문있습니다(1) “분노, 어떻게 풀어야 하나요?”

이번 주부터 신앙문답 코너를 시작합니다. 소개되는 상담사례는 실제사례지만 내담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중심 내용은 유지하되 상세한 내용은 변경했음을 알려드립니다.

 

Q: 분노는 무조건 죄입니까? 교회 다니면서 내 맘대로 화내고, 정의를 위해 큰 소리 치지 못하고, 무조건 참다보니 더 큰 분노가 생깁니다. 무조건 용서와 이해를 강요당하다 보니 매번 당하기만 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분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요?
 
A: 분노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중요한 감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분노는 감정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슬기롭고 지혜롭게 표출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건강하게 표현된 분노는 왜곡된 상황과 인간관계를 변화시키는 창조적인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를 살펴보면, 분노의 감정은 그리스도인이 드러내거나 표현해서는 안 될 악한 감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그러했지만, 특히 중세 로마 가톨릭 교회가 가르쳤던 ‘일곱 가지 대죄(Seven Deadly Sins)’목록에도 분노(wrath)가 등장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아무런 필요 없는 감정을 주셨을 리 만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분노의 감정에는 분명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미국의 목회상담가 앤드류 레스터(Andrew Lester)는 분노는 “자기에게 가해지는 지각된 위협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자극 패턴으로, 타인을 공격하거나 자신을 방어하려는 욕구로 나타난다”라고 했습니다. 즉, 분노는 부당하고 잘못 취급당한다고 생각되거나 불의를 경험했을 때 갖게 되는 신체적, 정서적, 영적 감정입니다. 그러기에  분노가 전적으로 잘못된 악한 감정이라고 여기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만약 인간에게 분노라는 감정이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아마도 지금보다 휠씬 자신을 억압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참 신이요, 참 인간이신 예수님을 보십시오. 우리의 모범이 되시는 예수님의 감정을 살펴보면, 그 중에 분노가 포함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생애를 시작하신 후 성전에 들어가셔서 성전 안에서 장사를 하고, 온갖 악한 일을 저지르고 있는 제사장들과 유대인들을 향해 채찍을 만드셔서 야단치시고, 상을 둘러엎으신 예수님은 분명 분노하시는 예수님입니다(요한복음 2:13~22). 필자는 이러한 예수님의 분노를 ‘거룩한 분노’라고 이름붙이고 싶습니다. 창조적으로 표출되어 변화와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랑의 힘으로 작용하는 분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분노에는 파괴적인 속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죄성으로 인해 분노의 감정은 종종 부정적이고 악한 모습으로 표출될 수 있습니다. 통제되지 않고 함부로 표출된 분노는 파괴적인 행동을 낳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이나 상해, 권력 남용 등으로 표현된 분노는 악한 것입니다.
정리해보면, 분노라는 감정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분노를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에 대한 분별력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분노를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첫째,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적절한 장소를 찾으십시오. 상담실을 찾아 가거나 자신의 분노를 이해하고 받아 줄 수 있는 소그룹 모임에 참여하면 도움이 됩니다. 둘째, 자신이 가진 분노가 정당한 분노인지, ‘거룩한 분노’인지 살펴보십시오. 만약 출처를 알 수 없는 부정적인 의미의 분노라면, 그 분노의 원인을 추적하십시오. 분노의 출처에 대한 인식은 많은 경우 무의식적이고 충동적인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셋째, 분노에 창조적인 에너지가 있음을 인정하고, 분노를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표출하는 훈련을 하십시오. 넷째, 분노를 표현하되 죄를 짓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십시오. 분노가 쌓여 폭발할 정도일 때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호흡훈련을 통해 누그러뜨려 파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절하십시오. 다섯째, 분노가 내 안에 쌓이지 않도록 건강하고 열린 대화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하십시오. 여섯째, 생명과 화해의 영이신 성령이 내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도록 자신을 내어 드리십시오.

이창규 목사

*신앙고민을 ezra621@onnuri.org로 보내주시면 선별하여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작성자  조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