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 목사의 Talk Talk 열왕기 12
엘리사, 물의 사람
오늘부터 몇 차례에 걸쳐 엘리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엘리사는 스승인 엘리야보다 더 많은 분량으로 소개되고 있다. 엘리야는 열왕기상 17~19장에 등장하고, 21장에 잠시 등장한다. 한편 엘리사는 열왕기상 19장에 잠깐 소개되고 난 뒤 열왕기하 2장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3~6장, 8~9장, 13장까지 총 8장에 걸쳐 그의 사역이 소개되고 있다. 실제로 엘리사가 행한 이적의 수가 더 많다. 엘리사는 엘리야가 승천하기 직전 그에게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왕하 2:9)라고 구했는데, 하나님이 그의 간구를 이뤄주신 것 같다.
오늘 글의 제목이 ‘엘리사, 물의 사람’이다. 엘리사의 체질이 ‘물’(水)이란 말이 아니다. 엘리사가 물렁한 사람이었다는 뜻도 아니다. 엘리사가 행한 이적들이 물과 관련이 있어서 붙인 제목일뿐이다. 흥미롭게도 엘리사는 ‘엘리야의 손에 물을 붓던 사람’(왕하 3:11)이었다. 손에 물을 붓는다는 것은 식사 전에 손을 씻는 당시의 관행을 말하는데, 종이 주인에게 혹은 아들이 아비에게 행한다. 엘리사가 엘리야를 가까이서 수종을 들었다는 말이다. 엘리사가 처음으로 행한 이적도 엘리야의 옷을 가지고 요단강 ‘물’을 가르는 일이었다. 그것은 엘리야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엘리사 위에 머물렀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 후 엘리사는 요단강을 떠나 여리고로 간다. 그곳 사람들이 엘리사를 찾아와 여리고는 수질이 나빠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엘리사는 ‘물을 고친다’. 여리고는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할 때 첫 번재로 무너뜨린 성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여리고성을 차지한 후 여호수아는 여리고성을 재건하려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수 6:26)고 선언한다. 실제로 아합 시대에 벧엘 사람 히엘이 여리고를 건축하려고 터를 쌓자 아들 둘을 잃게 된다(왕상 16:34). 여리고는 저주의 성이었다. 그래서 수질도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저주를 푼 사람이 엘리사다. 엘리사는 여리고성의 물 근원에 가서 새 그릇에 담아 온 소금을 그 가운데 던지며 이렇게 선포한다.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물을 고쳤으니 이로부터 다시는 죽음이나 열매맺지 못함이 없을지니라 하셨느니라”(왕하 2:21). 엘리사는 열매맺지 못함(혹은 불임)과 죽음으로부터 결실과 생명의 역사를 이뤘다. 이와같은 엘리사의 이적은 모세와 닮았다. 홍해를 건넌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르 광야에서 3일을 걸었지만 물을 얻지 못했다. 마침내 ‘마라’에서 발견한 물은 써서 마실 수 없었다. 원망하는 백성들을 보고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한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한 나무를 가리키셨고, 모세가 그것을 물에 던지니 물이 달게 되었다(출 15:22~26).
또 다른 이적이 있다. 이스라엘 왕 여호람은 모압 왕 메사가 자기를 배신하여 조공을 바치지 않자 그를 치기 위해 유다 왕 여호사밧, 그리고 에돔 왕과 연합군을 결성해 나간다. 그러나 에돔 광야길로 들어선 그들은 먹을 물을 구할 수 없었다. 여호람과 여호사밧이 수소문하여 엘리사를 찾아간다. 엘리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골짜기에 개천을 많이 파라고. 그러면 비록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오지 않지만, 골짜기에 물이 가득하여 가축과 짐승이 마실 것이라고 말이다(왕하 3:17). 엘리사의 물 이적은 황폐와 기근, 죽음에서 생명의 역사를 이룬 기적이었다.
나중에 선지자 에스겔도 환상 속에서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보는데, 그 물은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에 이를 것이다. 아라바는 사해, 즉 소금으로 가득찬 죽음의 바다다. 그런데 성전에서 나온 물은 사해를 살릴 것이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다!”(겔 47:9).
‘물의 사람’ 엘리사가 행한 물의 이적들, 그리고 에스겔의 환상은 우리에게 생명수로 오신 예수님을 암시한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의 첫 번째 표적은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일이었다. 또 예수님은 수가성에 있던 야곱의 우물로 물을 길러 나온 사마리아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 4:13~14).
생명수를 마셨는가?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물의 사람’으로 살아갈 차례다.
/최원준 목사(강동 온누리교회)
작성자 김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