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희 목사의 신앙에세이 2
지구공동체를 보호하자
지난달 온누리교회는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자는 러빙유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 실시 후 나는 길을 걷다 깜짝 놀랐다. 우연히 본 버스 옆면에 붙은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며 누군가 이 지구를 아끼고 있다”는 광고 문구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교회에서 광고를 게재한 줄 알았는데 어느 화장품 회사의 캠페인이었다. 한 줄짜리 짧은 글이었지만 내 마음에 큰 감동이 있었다. 특히 지구를 아낀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다들 환경 캠페인을 인간 중심적으로 실시하기 마련인데 지구 중심적인 마음으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 인간은 모든 자연이 창조된 이후 가장 마지막에 창조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에 의존하지 않고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런데 자연만물이 인간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구가 각종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도 사람들은 ‘이러다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잘 사는 것이 먼저고 환경은 그 다음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매우 이기적인 생각이다. 생태신학자 토마스 베리 신부는 “인간은 지구 시스템의 하부 시스템이다. 지구 시스템이 온전해야 인간이란 하부 시스템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최우선으로 간주해야 하는 공동체는 인간공동체가 아닌 지구공동체다”라고 말했다. 지구가 오염되면 경제고 뭐고 끝장이란 소리다.
기독교 역사를 돌아볼 때 크리스천들은 배타적 이기주의를 조심해야 한다. 진리를 소유한 구원받은 공동체로서 구심력을 갖고 모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비진리로 인식하고 배타적인 태도로 세상과 분리되면 유대인들이 저질렀던 실수를 그대로 답습하게 된다. 선민사상에 빠져 독선적으로 살다가 예수님마저 받아들이지 못하고 복음에서 제외되는 그런 실수 말이다. 우리가 가진 복음이 소중할수록 더욱 주변과 대화하고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자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의 영장은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이 중요하다고 해서 하나님이 5일 동안 창조하시고, 복 주신 자연만물을 돌보지 않고 마음대로 남용하면 어떻게 될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이 축복의 말씀을 인간이 생육하고 번성하기 위해 자연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이기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고대 근동의 왕들은 ‘땅을 다스리라’는 말을 ‘땅을 비옥하게 만들 책임이 있다’로 이해했다. 왕이 정복한 땅을 황폐화시키면 왕의 자격이 박탁될 만큼 땅과 자연에 대한 책임의식이 있었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이 땅의 통치자로 세우셨다. 자연을 정복하라는 축복의 말씀을 마구 약탈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자연을 다스리되 주인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인간에게 자연만물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에 사람이 중요하다.
우리가 정녕 하나님으로부터 이 지구를 다스릴 주인으로 임명받았다면 지구를 아끼기 위해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조그만 불편쯤은 감수해야 한다. 캠페인을 벌여놓고 정작 식사 때는 일회용 숟가락, 포크, 종이접시를 내놓은 어느 부서 같이 하지 말고, 정말 지구를 아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갖고 이 성스러운 지구 공동체를 아끼기 위해 조금 더 불편하고 발전된 행동들을 계획해야한다.
/허원희 목사(온누리교회 사회선교부)
작성자 김남원

![허원희목사증명사진[1]](https://media-weekly.onnuri.org/uploads/legacy/2015/06/허원희목사증명사진1-290x39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