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알기 쉬운 예배상식 1

 

예배는 왜 주일(Lord’s Day)에 드릴까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던 삼엄한 상황을 의사 누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칙령을 내려 전 로마 통치 지역은 호적 등록을 하게 됐습니다”(눅 2:1)

로마 초대 황제였던 옥타비아누스는 인구 조사를 시행했다. 제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모든 국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호적을 등록하도록 했다. 만삭이 된 마리아와 요셉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나님이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즉 역사의 현장에서 일하시는 방식으로 구원을 이뤄가고 계심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단언컨대 시간이 없다면 하나님에 대한 지식도 없다. 하나님은 시간 가운데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신다. 기독교 예배 또한 시간과 동떨어진 현장이 아니라, 시간을 예배의 가장 중요한 기초로 사용한다.
그렇다면 기독교 예배의 기초가 되는 시간에는 무엇이 담겨있는가? 기독교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역사 가운데 오신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하셨다는 신앙에 근거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공생애를 통한 삶은 하나님이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셔서 시간의 역사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신 사건이다. 신학자 바르트(K.Barth)는 이것을 ‘영원이 시간 속으로 침투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단 일회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지만 기독교 신앙은 우리의 반복되는 리듬 안에서 그것을 기억하는 것을 예배의 기초로 삼고 있다.
초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매주 첫날’을 예배의 날로 지키기 시작했다. 유대교의 안식일을 기준으로 첫 날은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부활의 기념일로 축하되었다. 나아가 유대교의 한 주에 있어서 안식 후 첫 날에 일어난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주의 날(Lord’s Day)’로 바뀌게 되었다. 기독교는 주일을 중심으로 유대교와는 전혀 다른 시간 개념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예수님도 안식일을 적극적으로 지키셨다. 예수님도 안식일에 회당에 참석하셨고, 가르치셨으며, 성전에서 성경을 읽기도 하셨다. 그러나 이것은 부활이 있기 전 모습이었다. 주님은 안식 후 첫날 새벽에 부활하셨으며, 승천하시는 날까지 모두 열한차례 사람들에게 나타나셨는데 그 중 여섯 번이 첫날(주일)에 나타나셨다. 약속된 성령의 강림이 주의 첫날에 이루어졌고, 바로 그 주의 첫날에 베드로에 의한 최초의 복음 설교가 있었다. 사도 요한은 수년 후 주일에 인봉된 계시록의 말씀을 받았다. 결국 주일은 예수님에 의해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날이다. 그래서 어거스틴은 “안식 후 첫날이 기독교의 예배의 날이 된 것은 사도들의 승인 없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틀림없이 예수님의 재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주일은 교회의 필요에 의해서 제정된 날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이 완성하신 날이다. 제자들과 함께 지키셨고, 교회를 위해서 허락하신 날이다.
북아프리카 교부였던 터툴리안은 “주일에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여 모든 근심케하는 일들을 삼가고 악마에게 빠지지 않기 위하여 세상일을 잠시 제쳐놓아야 한다”고 권면했다. 사도 요한의 제자로 알려진 이그나티우스는 “새로운 소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유대교의 일곱째날을 지키지 않으며 주일을 지키며 산다. 그날에 우리의 생명이 그의 죽음에 의하여 다시 소생함을 얻는다”고 말하면서 주일을 지키는 것이 곧 그리스도인의 특권임을 강조했다. ‘부활로 신성하게 된 날’이며, ‘모든 날의 여왕’이라고까지 언급했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에서 일요일(Sunday)과 주일(Lord’s Day)의 차이를 이렇게 기록했다.
“신약시대 이후 신자들은 첫날을 안식일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주일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예수님을 높이고 이 날이 모든 날 가운데 머리되는 면류관같은 날이기 때문이다. 또 이날은 빛을 창조하시고(창 1:3), 의로운 태양이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말 4:2)이 나오는 날이기에 일요일(Sunday)이라고도 부흘 수 있다. 그러나 일요일은 이방인 풍습에도 있는 것이므로 믿는 사람들은 일요일보다 주일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성서적이요 신앙적이다.”
결국 주일은 역사의 장(場)에서 일어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시작되었으며, 초대교회 이후 지금까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날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주일은 유대교의 안식일, 세속적인 일요일과는 다른 부활하신 주님을 예배하는 날이다. 왜 주일에 예배드리는가? 한마디로 예수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이기진 목사(강남C공동체)

이기진 목사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