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기고_일본의 추석 ‘오봉(お盆)’

 

 

지난주는 한국의 대표적 명절 추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내려가 친척들을 만나고,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추도예배를 드리거나 성묘를 했다.
일본에도 추석이 있다. ‘오봉(お盆)’이다. 음력 7월15일에 조상을 모시는 일본인들의 명절이다. 일본사람들은 오봉에 선조들의 영이 저 세상에서 현세에 돌아와 잠시 머물다 다시 저 세상으로 돌아간다고 여긴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8월 13일~16일까지 4일 동안 의식을 행한다.
오봉의 정식명칭은 우라봉에(盂蘭盆会うらぼんえ)다. 산스크리트어의 ‘우라반나’(역으로 올라가기)를 한자로 음역한 것이다. 우란분경(盂蘭盆경, 불경의 하나)에 나오는 효도에 관한 일화가 오봉의 유래다. 석가모니의 제자 중에 신통력이 가장 세다고 알려진 목련존자(目連尊者, 혹은 목건령)가 어느 날 죽은 어미가 아귀도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려 고통당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어미를 구할 수 있는지를 스승인 석가모니에게 물었다. 석가모니는 “네가 많은 사람에게 베풀면 베풀수록 네 어미가 구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련존자는 석가모니의 가르침대로 여름 수행기간인 7월 15일에 많은 승려들에게 먹을 것을 바쳐 공양했다. 그 공덕으로 그의 어미가 극락왕생했다고 하는 이야기다.
그 이후 음력 7월 15일은 부모나 조상의 보은에 감사하고, 공양을 드리는 중요한 날이 되었다. 오봉은 606년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각지에서 열리는 오봉 행사는 각지의 풍습이 더해져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조상의 영혼이 돌아온다는 사상이 기저에 깔려있다.
오봉이 시작되는 13일에는 무카에봉(迎え盆)이라고 해서 조상의 영혼을 맞아들이는 의식을 한다. 이때 조상들이 길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무카에비(迎え火)라는 마중하는 불을 피우고, 집에 제단인 ‘본다나(盆棚)’를 마련한다. 위패를 안치하고 공물을 바친다. 이 제단에 음식과 함께 가지로 만든 소나 오이로 만든 말이 있다. 이것은 조상의 영이 소에 짐을 싣고, 말을 타고 온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를 정령마(精靈馬)라고 부른다.
조상이 온다는 13일 밤에는 보리사(조상의 위패를 모신 절)에 참배하러 가거나 성묘를 간다. 한국인들이 고향을 방문해 성묘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방에 따라 무덤에서부터 큰 길까지 횃불을 밝히는 곳도 있다. 16일은 오쿠리봉(送り盆)이라고 해서 조상의 영혼이 돌아가는 날이다. 이때는 오쿠리비(送り火)라는 배웅하는 불을 피운다. 교토의 유명한 다이몬지야키도 오쿠리비의 하나다.
고인이 죽은 지 49일 후 처음 맞이하는 추석(오봉)을 ‘니봉’이라고 한다. 아라본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때는 보통의 추석보다 더 정성들여 준비하고 공양한다. 이처럼 일본의 추석은 조상의 영과 함께 보내는 기간이다. 최근에는 종교적인 색채가 없어져가고 있다. 추석축제 오봉마츠리(お盆祭り)를 함으로써 지역 문화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때 봉오도리(盆踊り)라는 춤을 춘다. 이 또한 돌아온 정령을 위로하고 저 세상으로 다시 보내기 위해 행해지는 풍습이다.
일본에서는 오봉과 연결된 칠석축제가 있다. 조상 공양과 동시에 조상에게 빈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단자쿠(短冊)라는 대나무 조릿대에 소원을 쓴 종이를 매다는 풍습이다. 일본의 어느 교회에서는 칠석날 이 대나무 조릿대에 예수님께 빈 기도제목을 매달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조상이 아니라 예수님을 환영하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일본인에게는 영혼을 구하고, 영혼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다. 이것이 참 영이며 진리인 예수 그리스도가 되기를 바란다. 주님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요시하라 마나부 목사(일본어예배 담당목사)

요시하라 마나부

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