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세이 - 요게벳의 노래
신앙에세이
요게벳의 노래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최근 연일 CCM 순위 상위권을 지키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찬양 ‘요게벳의 노래’의 노랫말이다. 한편의 이야기 같은 이 노래는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이 갈대상자에 아이를 담아 떠나 보낼 때 심경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아이와 이별할 수밖에 없는 한 어머니의 애절한 마음과 그럼에도 그 인생을 온전히 하나님 손에 맡기는 그녀의 믿음이 전달되어 노래를 듣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찬양이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이유는 요게벳의 마음을 잘 묘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게벳이라는 인물이 우리에게 조금 생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 제목만 보고는 “요게벳이 누구냐”고 묻곤 한다. 요게벳이라는 이름은 성경 전체에서 두 번 등장한다. 그것도 출애굽기와 민수기에서 족보에 나열된 이름들 중 하나로 등장할 뿐이다. 심지어 이 노래가 묘사하고 있는 장면인 출애굽기 3장에서는 요게벳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한 여자로 표현되어 있어 철저히 숨겨진다.
요게벳은 조연이다. 모세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명품 조연이라고 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주인공의 반열에 오를 수는 없다. 그저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세를 갈대상자에 넣어 떠나보내고, 모세의 유모 역할을 했을 뿐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애굽에서 나오는 출애굽이라는 위대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이왕이면 요게벳이 되기보다는 모세가 되기를 원하고, 누군가를 주목 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주목 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녀를 위해 기도할 때 신명기 28장 말씀을 인용해서 “머리가 되게 하시고 꼬리가 되지 않게”(신 28:13) 해달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한다.
나는 모태신앙이지만 24살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곧장 선교의 비전을 품게 되었다. 당시 미국에 있었는데 당장 선교사가 되어야겠다며 한국에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는 한번만 더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드러내신 나의 속마음을 발견하고 선교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선교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었던 동기는 다름 아닌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심이었다.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일을 앞장서서 하는 주인공이 되고 싶었고, 하나님 앞에 가장 중요한 일이 선교라고 믿었기 때문에 선교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 이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각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부르심이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그날 이후 “한 민족을 주님께로 인도하고 앞장서서 다시 오실 주님을 맞게 해 달라”고 부르짖었던 기도가 ‘주님 다시 오시는 길을 만드는데 작은 벽돌 한 장 놓을 수 있는 자가 되게 해 달라’로 바뀌었다.
요게벳(יוכבד)이란 이름은 ‘여호와는 영광이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을 뜻하는 ‘יה (yah)’와 영광이란 뜻을 가진 단어 ‘כבד(kabed)’가 합성되어 이루어진 이 이름은 성경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의 성호(聖號)가 들어간 이름이기도 하다. 그녀의 이름은 하나님만이 영광스러우시고,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모세가 아니어도 괜찮다. 다윗이 아니어도, 다니엘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하나님께서 불러주신 무대에서 모세의 어머니 역할에 감사하며 충실하게 그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삶을 통해 영광 받으신다. 하나님의 나라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모두 조연이다. 모세도, 다윗도, 다니엘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한 모양일 뿐 주인공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분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라고 고백하는 요게벳의 노래처럼, 우리 삶의 참 주인(主)이시고, 우리를 이끄시는(導) 하나님께 우리 삶의 주도(主導)권을 드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사명을 충성스레 감당함으로 주인공이신 하나님만이 모든 영광을 받으시도록, 우리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이름만이 드러나게 하는 명품(名品) 조연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 김기락 전도사(파워웨이브)
작성자 홍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