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권사칼럼 - 낮은 곳으로 임한 사랑의 하늘나라

권사칼럼
 
낮은 곳으로  임한  사랑의 하늘 나라
 
우리 부부는 지난 달 말 전라남도 광주와 순천, 여수 애양원에 이르렀던 선교역사탐방을 은혜 가운데 마치고 한 연로하신 집사님을 심방하게 되었다. 주님 앞에 일평생 신실하게 살아오신 애양원교회의 집사님이셨다. 애양원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다 집사님이 보이지 않아 연락을 드려보니 심하게 앓고 계셨다. 그 길로 집사님 댁을 찾아갔다. 차가 들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좁고, 인적이 드문 바닷가 외딴집에 살고 계셨다. 홀로 땀 흘리며 앓고 계시는 집사님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집사님과 처음 만난 것은 십 년도 더 지난 일이다. 우리 부부가 주의 부르심에 순종해서 전혀 연고가 없는 이 지역(여수)에 내려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섬기던 때였다. 어느 날 논두렁 길을 운전해 가다 생면부지의 집사님을 태워드린 일이 계기가 되어 그 집사님은 ‘온누리의원’의 단골 환자가 되셨다. 어느 날 병원 한 구석에서 집사님께서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나눠 주셨던 적이 있다. 어린 시절과  결혼 생활을 비롯한 본인의  삶 이야기를 식사도 거르고 온종일 말씀하셨다. 젊을 때부터 병든 남편을 등에 업고 병원을 찾아 먼 길을 뛰어 다니시던 세월과 그 정성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이야기, 어린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셨지만 끝내 자식들마저 먼저 보내야 했던 한 맺힌 이야기였다. 그 집사님은 새벽마다 하나님 앞에서 눈물로 호소하는 삶을 사셨다고 했다. 병원 한구석에서 듣던 집사님의 처절한 삶이 내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우리 부부는 집사님이 누우신 그 이부자리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집사님의 남은 생이 너무 외롭지 않기를, 병마로 너무 고통스럽지 않기를, 속히 건강을 회복하셔서 우리 병원에서 여전히 전도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기를 바라며 눈물로 기도를 올려드렸다. 그 기도를 하면서 고아와 과부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집사님이 누워 계시던 그 집이 낮은 곳으로 임재하시는 주님이 계신 진정한 하늘나라였다. 다시금 우리를 이곳으로 부르신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기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데 집사님이 아픈 몸을 일으키셨다. 앞마당에서 복분자를 손수 따서 담은 것이라며 실어주셨다. 너무도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웃는 집사님을 보면서 하늘나라의 진정한 부자를 보는 듯 했다. 상처 많은 이 땅을 살며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오직 주님만 바라보시는 집사님의 마지막을 우리에게 부탁하신 것은 아닌지 가슴이 먹먹해졌다.
주일 예배와 사역을 위해 여수와 서울을 오르내리는 이 일이 육적으로는 쉽지 않을지라도 계속 감당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온누리교회의 ‘돌이키면 살아나리라’는 작년 표어와 ‘성령의 바람 불게 하소서’라는 올해 표어처럼 살아내고 싶다.
“주님! 돌이켜 주님과의 첫사랑을 회복하고 언제 어디서든 주님의 음성에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성령의 바람 따라 낮은 곳, 더 낮은 곳으로 주저 없이 나아가 사랑의 하늘나라를 이루게 하옵소서.”
/ 정명옥 권사(도곡공동체)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