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책 읽어주는 목사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책 읽어주는 목사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저 / 웅진지식하우스 / 15,000원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하완’이라는 작가가 자신의 삶과 사회상을 반영해서 쓴 에세이다. 이미 중년인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경험을 나누면서 20~30대가 쫓고 있는 삶의 목표인 ‘취업’, ‘집’, ‘돈’ 등의 주제를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시작은 이렇다. “한 번 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둥둥”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교회에서 자주 들어서 잘 알고 있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문구가 있다. 삶에서 속도와 노력이 제대로 된 방향을 만나지 못한다면 허사가 될 뿐이다. 창세기 6장에서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말씀하셨다. 노아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행했으며 명령하신 대로 준행했다. 방주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완성되었지만, 동력도 없고, 조타도 할 수 없고 그저 둥둥 떠다닐 뿐이었다. 세상의 시선으로 보면 가고 싶은 곳에 닿을 수 없고, 머물고 싶은 곳에 머물 수 없는 방주는 절망적이다. 그런데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오히려 갈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 찾아오시고, 스스로 머물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 동행하시는 은혜를 입지 않았을까? 우리는 주 안에 속해 있을 때 비록 둥둥 떠다니는 신세고, 아무것도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의 방주일지라도 평안하며, 안전하다.
“원래 인생은 공평하지 않아. 노력으로 다 된다는 말도 거짓말이지. 알겠어? 네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는 이야기야.”
작가는 노력하지 않아서 인생이 힘들고, 노력이 나를 배신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고, 노력한 만큼 보상이 없을 수도, 노력한 것에 비해 큰 성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 사실을 인정하면 괴로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작가의 주장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를 통해서 이야기하면 우리의 삶은 주인이 달란트를 나눠줄 때 서로 다른 달란트를 나누어 준 것처럼,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출발한 것처럼 보인다. 불공평하게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결과에 차이가 있고, 노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노력해도 되지 않기에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사람은 노력의 결과로 인생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실 때 그 은혜의 결과로 인생의 열매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아서 억울하다고 이야기하지 말고, 열심히 살고 난 뒤에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바라봐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삶의 태도이다.
그런데 작가는 “열심히 살면 힘들다 그건 견디는 삶이니까”라며 열심히 살지 말고 재밌는 인생을 살라고 이야기 한다. 이 역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견디는 삶이 반드시 힘든 것일까? 열심히 살면 반드시 힘든 것일까? 적어도 하나님의 사람은 삶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야하고, 주님이 오실 때까지 견디며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사람은 헌신으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도하며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열심히 살고 나서 억울해 하지 말고, 재밌게 살고 후회하는 인생이 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성도들에게 열심히 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열심히, 주님 오실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삶을 살 것을 부탁하고 싶다. 세상에서 나의 노력은 아무런 결과를 남기지 못하고 때로는 노력에게 배신감을 느낄만한 결과를 손에 쥐게 될지라도, 하나님의 사람의 노력과 헌신은 반드시 하나님 나라의 생명책에 기록될 것이고, 그 영혼은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7~18).
/ 김영창 목사(강남D공동체, 하나공동체)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