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장로칼럼 - 관계기술훈련 

장로칼럼
 
관계기술훈련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부모자녀관계를 비롯한 가족관계를 시작으로 친구와의 관계, 사회적 관계 등으로 관계영역이 점차 넓어진다.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는 또 하나의 관계, 교회 안에서 맺어지는 관계가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이미 수많은 관계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들이 때로는 좋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무적이거나 마지못해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관계의 상태에 따라 우리의 행복감과 불행감이 좌우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좋은 관계를 통해서 위로받고, 힘을 얻고, 기쁨을 느끼지만 관계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부정적이 되고, 우울해지며, 삶의 의욕을 잃고, 자신감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잘 살고 있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내면 깊숙이 들어다보면 공허함이나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표면적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가족 안에서만큼은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기에 가정이 정서적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로 오면서 가정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회문제들이 야기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참으라고 조언한다. 우리 속담에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고, 성경에서도 끊임없이 인내하라고 한다. 인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참고 견디는 것, 성경적으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노하기를 더디 하고, 오래 참는 것을 의미한다. 바울이 모든 박해와 환란 가운데서도 견디고 있는 데살로니가 교회에게 그들의 인내와 믿음을 칭찬하는 편지를 보낸 것은 인내를 강조한 좋은 예이다. 하지만 이는 믿음의 인내를 의미하는 것으로 관계 속에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다르다. 무조건 참는 것만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내 안에서 감정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채 참기만 한다는 것은 언젠가는 곪아터질 가능성을 키우며 사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이 통증을 느끼면 참을 것이 아니라 병원에 가서 원인을 살펴보고 치료하는 것이 큰 병을 막는 지름길인 것이다.
요즘 회복사역에서 하고 있는 관계기술훈련이 성도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회복사역에서는 참는 것도 유익하지만 진솔하게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은 관계와 감정에 있어서 정직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겉으로는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하면서 내면은 미움과 갈등으로 채워져 있으면 결국 곪아 터져서 감정조절장애를 겪게 되기 때문이다. 
겉과 속이 다른 것을 가식이라고 하고, 겉으로만 착한 척을 하는 것을 위선이라고 한다. 우리는 신앙생활하면서 얼마나 많은 가식, 위선과 투쟁하고 있는지 모른다. 매일 매일이 이것들과의 전쟁이다. 나의 내면을 투명하게 보여 주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내 속에 있는 것이 너무 시꺼멓고 내 감정이 너무 부끄러워 선뜻 드러내지 못한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데 어디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게 된다. 
관계라는 것은 혼자서 개선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 박미희 씨가 없었다면 김연아 선수가 최고의 피겨선수가 될 수 없었을지 모른다. 관계 개선과 회복에도 어머니 같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회복사역에서는 그런 사람을 ‘온유한 보호자’라고 한다. 서로의 연약함을 보호해 주면서 함께 즐거워해주는 기쁨의 공동체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임마누엘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임재와 교류 가운데서 영적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다양한 사역을 감당한다고 해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기술훈련을 받는 목적은 기쁨의 정체성을 가진 온유한 보호자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결실의 계절에 겸손하게 나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진솔한 앎을 통하여 삶을 공유하며, 회복의 길을 걷게 되기를 기대한다.
/ 김인선 장로(회복사역, 송파A공동체)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