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책 읽어주는 목사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책 읽어주는 목사
 
“아이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노경선 저 / 예담프렌드 / 12,000원
 
대학원 시절 ‘애착이론과 상담’이라는 수업과 상담실습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강의를 해 주셨던 교수님은 우리나라 소아정신과 명의로 알려진 강북 삼성병원 노경선 박사님이다. 노경선 교수님의 강의 주제는 항상 동일했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부모와 아이가 친밀해야 한다고 하셨다. 아이와 어려서부터 좋은 애착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님이 수업 때 예를 들며 말씀하셨던 내용이 기억에 난다.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혹은 상담학적 이론을 배우지 못한 부모님들 중에서 아이를 잘 키운 분들의 특징은 자녀들과 잘 놀 줄 안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애착이론에 관한 수업을 들으면서 이 이론은 부모자녀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 유익하게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되었다. 친구관계, 스승과 제자관계, 교회와 성도간의 관계, 회사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 등 모든 관계의 배경에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패턴이 있다. 또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역시 애착의 관점에서 보면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을 무렵 노경선 박사님의 저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이 출판된 것을 알게 되었다. 즉시 이 책을 사서 읽었다. 그동안 많은 기독교 부모교육 서적이나 자녀양육 서적들이 가지고 있는 이론의 빈곤과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맹목적으로 성경을 적용하는 방식에 식상함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아이들의 인성발달 과정을 심리학과 소아정신의학, 두뇌과학에 근거해서 잘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만나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애착이론 관점에서 평생 저자가 아이들을 치료하고, 강의한 임상사례와 이론을 쉽게 풀어 썼다. 저자는 소아정신과 의사이면서 교회 장로로 평생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을 연구한 분이다. 그의 책 속에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아이 잘 키우는 것에 대해 고민한 학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서 아주 단호하게 “아이의 문제는 100% 부모와의 관계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나 역시 상담현장에서 감당이 안 되는 사춘기 청소년들을 데리고 오는 부모님과 자녀들을 상담할 때가 있다. 면담 결과는 100% 부모님으로부터 자녀의 문제가 왔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나는 어떤 부모인지’에 대해 세 가지 애착이론을 소개한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성인의 3분의 2는 안정애착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성인의 3분의 1은 불안정애착을 형성하고 있다. 안정애착은 어린 시절 부모가 자녀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정을 잘 헤아려준 결과이다. 그러나 불안정애착은 부모가 자녀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적절한 시기에 민감하게 반응해주지 않아서 아이의 애착이 불안정하게 발달한 것이다. 불안정애착의 기본은 부모와 자녀가 친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자녀가 성인이 되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힘들어하고, 관계의 어려움에 빠진다. 사람관계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성인들의 불안정애착 패턴은 크게 무시형, 집착형, 혼란형으로 분류되는데 이 책에서는 무시형과 집착형만 다룬다. 혼란형의 경우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가야할 만큼 심각한 가정폭력이나 억압의 희생자이다.
한국 사회 대부분의 부모들이 최고의 자녀양육은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는 방법은 결국 어린 시절 부모가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맺어서 뇌를 잘 발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고의 공부비결은 아이의 뇌를 잘 발달시키는 것이다. 아이의 뇌를 잘 발달시킬 수 있는 최고의 도구이자 친구는 아이의 감정을 잘 헤아리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부모이다. 한국 사회와 교회가 이 점을 간과하고 단순하게 세상적인 지식 혹은 성경적인 지식만을 자녀들에게 주입한다면 아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아이를 잘 키우는 실제적 방법에 대한 팁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막무가내로 떼쓰고 고집 피울 때”, “칭얼거리거나 징징대면서 울 때”, “참을성이 없고 충동적일 때” 같이 자녀를 키우면서 난처한 경우에 직면하는 부모에게 좋은 팁을 제공한다. 
이 책은 자녀의 애착유형을 살펴보고 어떻게 대처할지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 나는 어떤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는지도 탐색하게 만들어 준다. 결국 양육자로서의 내 모습은 부모의 대물림이다. 나를 돌아보고 부모님을 돌아보면 자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가 보인다. 이 책을 통해서 참된 부모관계, 인간관계, 하나님관계에 대한 좋은 지혜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 오은규 목사(강동 온누리교회)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