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장로칼럼 - 일곱 명의 인생을 UP시켜주는 모임 ‘7UP’

장로칼럼
 
일곱 명의 인생을 UP시켜주는 모임 ‘7UP’
 
“하나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포기할 권리가 없다” 
33여 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지금 수많은 학생들이 내 기억 속에 있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학생들이 있다. 교장으로 임기를 끝내기 1년 전 함께 추억을 쌓았던 일곱 명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최근 10년 사이 청소년 범죄가 더욱 난폭해졌고, 학교 내 폭행사건도 4배나 증가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사회적 유대관계 악화, 가족 구성원 붕괴, 입시 위주의 지나친 경쟁 등에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학교 현장에 있는 나는 그 사실을 더욱 체감했다.
왕따나 폭력이 없기로 소문난 우리 학교에도 감당하기 힘든 일곱 명의 남학생들이 있었다. 가끔 지각을 하긴 했지만 학교에 빠지지 않고 잘 나오는 학생들이었다. 폭력적이지는 않았지만 수업을 방해할 정도로 태도가 굉장히 산만했다. 다른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어 선생님들이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선생님들이 나서서 야단을 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에 치우쳐 교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벅차보였다. 교직원 회의에서 이 학생들을 권고전학이나 교내 봉사활동을 통해 특별 지도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나는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곱 명의 학생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평소 교장실은 초코파이와 사탕 등 간식이 잔뜩 준비되어 있어 학생들이 자주 들리는 곳이었다. 하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 챘는지 교장실에 방문한 아이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일곱 명의 학생 중에서 두 명이 목회자 자녀였고, 한 명은 다문화가정 학생이었다. 그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학교나 가정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상처가 마음에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이제부터 내가 너희들의 상담교사가 될 것이니 단톡방을 만들고 너희는 나를 대장님이라고 불러라”
예상치 못한 나의 제안에 아이들은 당황했지만 곧 단톡방을 만들어 소통하기 시작했다. 단톡방 이름은 ‘7UP’이었다. ‘일곱 명의 인생을 UP시켜주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아이들과 모임 결성을 축하하며 중화요리집에 가서 짜장면과 짬뽕을 함께 먹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들려주며 즐거운 교제의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의논해보라”는 과제를 주었더니 아이들이 구체적인 적용사례들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방해하지 않기, 하루에 한 번 감사한 일 단톡방에 올리기, 흡연량 줄이기, 시험성적 올리기 등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약속을 지켜나갔다. 아이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는 이 모임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 7UP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점점 더 달라지기 시작했다. 흡연을 하던 학생들이 서서히 양을 줄이고, 한 두 명은 성적이 조금씩 올라갔다.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았던 말썽꾸러기들이 무사히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졸업하는 날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를 향해 품으셨을 마음이 느껴졌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혼란한 가치관과 상실된 정체성으로 아파하는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주님의 마음과 시선으로 다가간다면 그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할 것이 분명하다. 조금 더딜 수는 있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이제 온누리교회 차세대 선생님들과 함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 증인, 군사로 키우는 일에 힘쓸 것이다.
/ 임희창 장로(차세대 대표장로)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