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 - 중간대상

신앙에세이
 
중간대상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는 연재를 시작한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비록 지금은 연재가 끝나고, 작가 찰스 슐츠는 2000년 2월 생애를 마감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어린이들과 독자들에게 만화책, TV, 뮤지컬,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애니메이션으로 극장에서 개봉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작가 찰스 슐츠는 만화 속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서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보냈던 어려운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다음세대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림을 그린 위로의 만화가로 유명하다.
<피너츠>의 주인공 찰리 부라운은 꿈이 있지만 실수투성이다. 스누피는 재능은 많지만 한낱 강아지로서 빛을 발하지 못한다. 우드스탁은 날아야 하는 새인데 고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패티는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라이너스는 애착담요를 가지고 있어야 안정감을 찾는다. 다양한 캐릭터들은 다양한 고민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동질감과 친근감을 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어릴 시절 브라운관에서 본 찰리 브라운은 나에게 있어서 깊은 친밀감을 느끼게 한 캐릭터였다. 부족하지만 웃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받는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계속 만화를 보게 만드는 재미있는 소재였음이 틀림없다. 그 중에서 유독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다. 라이너스다. 애착담요의 주인이다. 애착담요를 잃어버리는 순간 이 어린아이는 세상을 잃어버린 것 같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친구들이 불안해하는 라이너스의 애착담요를 함께 찾으러 가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기독 상담가 위니캇은 아이들이 언제부터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담요조각을 ‘중간대상’이라고 불렀다. 중간대상은 어머니가 아이 곁에 함께 있는 상태, 아이에게 위로를 해주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물건이다. 아이는 중간대상을 통해서 어머니를 본다. 어머니의 냄새와 따뜻함을 연상한다. 마침내 엄마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애착담요와 장난감을 통해서 엄마의 안정감을 누린다.
위니캇은 이 중간대상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나이부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엄마가 있다는 것을 느끼듯이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으시지만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놀라운 비밀을 알 수 있다. 아이는 주 양육자를 통해서 5~6세가 되기 전에 이미 부모, 십자가, 떡과 포도주와 같은 기독교적 상징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인식한다. 십자가를 보며 우리를 대신하여 달리신 예수님을 인식한다.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의식을 통하여 예수님이 몸과 생명을 우리에게 나누신 사랑을 느낀다. 세족식을 통하여 예수님이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아간다.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던 찰스 슐츠는 자신이 하나님을 통해 받았던 따뜻한 마음을 다음세대에게 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피너츠>를 그렸다. 찰스 슐츠가 라이너스의 애착담요처럼 이 만화가 중간대상이 되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되기를 기도한 것처럼, 오늘 우리 역시 우리에게 맡겨진 다음세대와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중간대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 김성욱 목사(강동 온누리교회 차세대)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