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2008년 1월 8일

신앙에세이 
 
2008년 1월 8일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기도노트가 있다. 그 기도노트에는 ‘2008년 1월 8일’에 특별한 표시가 되어 있다. 2008년은 내가 신학대학원 졸업반이 되는 해였다. 이제까지 사역을 돌아보기 위해 휴학하고 복학을 앞두고 있었다. 당시 이런저런 복잡한 마음이 있었다. 마침 겨울방학을 이용해서 장로회신학대학교 경건훈련원인 ‘은성수도원’에서 6일 동안 영성훈련을 받았다. 그 영성훈련은 하루 80분 침묵기도를 다섯 번 하고, 기도내용과 반추기도를 적어 교수님께 보여드리고 피드백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 영성훈련에서 묵상하며 기도했던 본문은 그리스도의 탄생과 신비에 관한 구절이었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묵상하는데 기도가 쉽게 되지 않았다.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끊임없이 물으라!”며 하나님 아버지께 계속 질문할 것을 권유하셨다. 교수님의 지도에 힘입어 계속 기도하며 하나님 아버지께 이 질문을 던졌다. 
“2천 년 전 이 땅에 하나님이 나사렛의 마리아에게 오셨다면, 지금은 어디로 오시겠습니까?”
이 질문은 곧 “하나님의 마음이 머무는 곳이 어디입니까?”로 바뀌었다. 나의 질문에 신실하신 하나님이 “북한”이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애절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다.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하나님 아버지의 아픔이었다. 하나님 아버지의 상실감도 느껴졌다. “잃어버린 곳! 살려야 한다!”는 너무나도 긴박하고 간절한 부르심이었다. 그날의 기도는 다음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2008년 1월 8일 나는 북한선교의 소명을 가지게 되었다. 그날을 계기로 내 삶과 사역의 방향이 완전히 변화되었다. 
2015년 탈북민들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곳에서 ‘Vision Fellowship Center(내한 캐나다 선교사 전시관)’라는 곳을 갔다. 그 전시관은 북한에 파송한 캐나다 선교사들의 자료를 전시해놓은 곳이었다. 그 전시관을 둘러보며 북한에 수많은 캐나다 선교사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다 목숨까지 기꺼이 바쳤던 캐나다 선교사들의 삶을 보게 되었다. ‘하나님이 북한 땅을 이렇게 사랑하셨구나’ 감동이 전해졌다. 동시에 하나님이 그렇게 사랑한 땅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애통해하고 계신지가 느껴졌다. 
2008년 1월 8일 했던 기도가 생각났다. 평양 장대현교회가 김일성 동상이 세워져있는 만수대가 된 가슴 아픈 현실과 하나님의 상실감이 다시 한번 절절하게 느껴졌다. 
하나님의 애통한 마음에서 시작된 북한선교로의 부르심이 탈북민사역으로 이어졌다. 내가 탈북민들과 함께 한 지 13년이 흘렀다. 함께 먹고 마시고, 함께 울고 웃었다. 우리는 서로 많이 다르지만, 예수님 안에서 함께 자랐다. 하나님께 깊이 감사하는 것은 2021년부터 등촌동에 위치한 한터공동체를 섬기게 된 것이다. 
한터공동체에서는 매주 예꿈(어린이)예배부터 청장년에 이르기까지 네 번 예배를 드린다. 한터에서 드리는 예배에는 특별한 은혜가 있다. 하나님의 마음이 머무는 북한을 떠나온 탈북민 지체들과 함께 그 땅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를 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롬 12:15).
한터공동체를 섬기면서 늘 마음에 새기는 말씀이다. 온누리교회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마음이 머무는 곳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울며,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기를 기도한다.  
/ 구혜미 목사(한터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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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