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좋은 공연 추천 - 뮤지컬 '루쓰'] 현숙한 자들이 부르는 참된 사랑과 용기의 노래

좋은 공연 추천 
뮤지컬 ‘루쓰’
 
현숙한 자들이 부르는 
참된 사랑과 용기의 노래

                                         
화창한 봄날, 꽃봉오리가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계절에 뮤지컬 ‘루쓰’를 보러 갔다. ‘루쓰’는 성경에 나오는 룻기를 각색해 두 남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노래하는 뮤지컬이다. ‘추수밭의 로맨스’라 불리는 룻과 보아스의 사랑 이야기를 작가가 어떻게 풀어내는지 내심 궁금했다. 원래 룻과 보아스의 로맨스는 추수밭에서 일어나는데, 이 뮤지컬 장면 대부분 숲속의 커다란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일어난다. 올리브나무는 유대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성스럽게 여기는 나무다. 마을 앞 보호수같이 웅장하게 뻗어 있어서 그 아래에서 모든 축제와 예식들이 거행된다. 
기존의 여느 로맨스와 마찬가지로 남녀 주인공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극복해야 한다. 보아스는 가나안 여인 라합과 12 정탐꾼 중 한 명인 살몬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히브리인이다. 그래서 자녀에게 아비의 아픔을 전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룻 역시 이방 여인이며 과부로서 보수적인 히브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기가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친족구제법’이라는 히브리 사회만의 독특한 풍습으로 두 사람은 하나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이 제도를 악용해 아비람이라는 정적이 보아스와 룻의 관계를 파탄내고자 했는데, 악인은 자기가 쳐놓은 덫에 걸려 자멸하게 된다. 
극 중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나오미가 불난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룻과 감옥에 갇혀있는 보아스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모습이다. 마치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고난 중에 있는 성도를 위해 기도하시는 것처럼, 두 사람은 극적으로 살아나고 사랑이 더욱 깊어진다. 나오미는 두 사람의 사랑을 성사시키는 하늘의 천사와 같은 존재다. 
뮤지컬 ‘루쓰’는 단순한 남녀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극 전체에 ‘헤세드’가 가득하다. 헤세드란 ‘은총’이라는 히브리어인데 하나님이 인간에게, 인간이 인간에게 베푸는 은혜를 말한다. 
나오미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를 딸처럼 사랑해 은총을 베풀고, 룻은 늙은 시모를 끝까지 섬기며 은총을 베푼다. 보아스는 룻의 모습에 감동해 그녀를 아내로 삼는 은총을 베풀고, 하나님은 주인공 모두에게 다윗 왕의 조상이 되게 하는 은총을 베푸신다. 
하나님이 주신 아기를 품에 안고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쓰디쓴 인생을 축복으로 역전시키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막을 내린다. 그들이 안고 있는 아기는 장차 왕으로 오실 이의 표상으로 두 사람의 사랑의 열매이자 하늘에서 내려온 은총의 선물이다. 
우리가 읽는 구약성경은 룻기가 역사서에 포함되어서 사사기 다음에 나오지만, 히브리인들이 읽는 성경에는 룻기가 잠언 다음에 나온다. 잠언의 맨 마지막 장에 나오는 현숙한 여인의 표상이 바로 룻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룻이 왜 현숙한 여인일까? 늙은 시모를 끝까지 섬기며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라고 고백하며 끝까지 믿음과 충성을 다했기 때문이리라. 룻은 시모인 나오미에게서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했다. 보아스가 룻을 보고 첫눈에 반한 것도 룻의 마음속에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숙한 여인이란 하나님의 형상을 소유한 사람이고, 이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축복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뮤지컬 ‘루쓰’는 탐욕으로 오염된 사회에 현숙한 자들이 부르는 참된 사랑과 용기의 노래라 생각된다. 
/ 허원희 목사(남양주온누리교회)

작성자  홍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