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신앙에세이 ] 언제나 더 선한 계획

신앙에세이
 
언제나 더 선한 계획
 
선교는 은혜다. 올해 공동체에서 몽골 아웃리치를 가게 됐다. 수년 전에 몽골 아웃리치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누렸던 은혜가 떠올랐다. 그때가 몽골에 처음 가는 것이어서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성공적이고, 안전한 아웃리치를 다녀오기 위해서 출발 전에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꼼꼼하게 일정표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몽골에서 예상과 전혀 다른 일정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4시간이면 간다는 목적지를 무려 12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오지여서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버스 기사님이 정비와 주유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타이어를 고치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주유소가 없는 시골에서 기름이 떨어져 사오는 데 두 시간 이상을 허비했다. 이외에도 실수가 계속 이어졌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실수투성이인 아웃리치였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모든 일을 선하게 만드셨다. 실수 연발로 버스 안에서 지치고 짜증이 날 수도 있었는데, 권사님들이 찬양을 부르자고 제안했을 때 그 버스가 은혜의 도가니가 되었다. 정비와 주유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현지 버스 기사님을 팀원들이 오히려 괜찮다고 격려했다. 그랬더니 버스 기사님이 “나도 예수를 믿겠다”며 십자가 목걸이를 차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버스 안에서 보낸 열두 시간 동안 웃으면서 참으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동행했던 새가족들이 성숙한 믿음을 배웠다. 망친 일정이 오히려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때 아웃리치를 생각하면 오병이어 기적 현장에 있었던 제자들의 마음이 떠오른다. 오병이어 사건 바로 직전에 제자들의 마음이 점점 답답해지고 있었다. 예수님이 불쌍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날이 저물도록 고쳐주고 계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놀라운 기적을 베풀고 계셨지만, 그 백성들의 식사와 잠자리에 대한 걱정은 잊어버리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백성들의 식사와 잠자리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예수님께 이제 사역을 멈추라고 부드럽게 말한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들이 먹을 것을 먹게 보내소서. 여기는 빈들입니다”라고 말한다. 제자들의 생각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가 저물기 전에 예수님이 백성들을 마을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곳은 빈들이어서 2만 명이 넘는 백성들이 먹을 음식이 없었다. 밤이 늦기 전에 예수님이 사역을 멈춰야 했다. 아마도 그것이 제자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하신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들이 가진 것은 겨우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였기 때문이다. 
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셨을까?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제자들에게 믿음의 눈을 가지라는 도전을 주신 것이다. 하나님의 일은 상식적인 생각이 아니라 믿음의 눈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오병이어 기적을 보여주시고, 생명의 떡을 경험하게 하셨다. 
이번 여름 아웃리치가 벌써 기대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제한되고, 계획대로 되지 않는 그 땅에서 제자들이 경험한 오병이어 기적을 다시 한번 경험할 거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하나님은 언제나 더 선한 계획으로 나를 가르치신다. 이번에는 그곳에서 어떤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실지 기대하게 된다. 올해 모든 아웃리치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기를 기도한다. 
/ 최용준 목사(강남B공동체)
 

작성자  김다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