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결혼 생활은 부부 중심!

부부에게 재미로 물어보는 오래된 밸런스 게임이 있다. ‘만약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주로 엄마와 아내가 밸런스 게임의 대상으로 주어진다.
남편들은 어떻게 하든 이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전제 조건을 확인한다. ‘엄마와 아내 두 사람 다 구할 수는 없는가?’, ‘두 사람 모두 수영을 잘하는가?’ 아니면 ‘한 사람만 수영할 수 있느냐?’, ‘왜? 꼭 이런 상황이 발생해야 하는가?’ 등이 그것이다. 나중에 가서 남편들이 “나도 수영을 하지 못한다”, “함께 떠밀려가겠다” 등의 억지스러운 대답을 하곤 한다. 물론 빠르게 누구를 선택하든 선택 뒤에 주어지는 지독한 질책과 재질문이 남편들을 기다린다. 그런데 부부 모임에서는 고민을 하긴 하지만 대부분 꼭 한 명을 구해야 한다면 아내를 구하겠다고 순발력 있게 대답하기도 한다. 상황에 맞는 대답을 찾아야 하므로 남편들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이런 밸런스 게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엄마라면 몹시 섭섭할 것이다. 이 때문에 엄마와 아내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남편들의 더 깊은 고뇌가 필요하다. 사실 이런 식의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게 훨씬 지혜로울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식의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현실에서 남편이 아내인 자신보다 엄마를 더 위하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할 때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효자와 결혼하면 힘들다”이다.
효심 깊은 아들과 만나면 아내들은 남편 때문에 힘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어느 틈에 시어머니와 자신이 남편을 중간에 두고 줄다리기하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한참 줄다리기를 하는 자신을 보면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물론 효심 깊은 남편들이 항변할 수 있다. “어머니께 드리는 관심과 사랑은 효도의 차원이다. 장모님께도 잘하지 않는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뿐인데 왜 섭섭해하는가?”라고 말이다. 엄마와 친밀한 관계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왜 시샘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내는 효심 깊은 남편이 시댁 식구들과 매우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볼 때 빼앗겼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자신은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남편은 자신에게 줘야 할 관심과 사랑을 시댁에 흘려보낸다고 생각하면서 서운할 수 있다. ‘물에 빠진 엄마와 아내 중에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얄궂은 질문에 남편이 말하지는 않지만, 평상시 행동을 통해서 늘 엄마를 선택한다고 아내가 느낄 수 있다. 결혼 생활에서 자신이 중심에서 벗어나 변두리로 밀려간다고 생각하고, 결혼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수 있다. 남편이 “여전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이야”라고 말을 하더라도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진다. 진정성이 없는 빈말이라고 느낀다. 
결혼 생활에서 지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결혼의 핵심적인 관계는 남편과 아내라는 것이다. 부부가 중심이 된 결혼이 건강한 결혼이다. 부부 외에 다른 가족 간의 관계가 부각된다면 건강한 부부의 결혼 생활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바람직한 가족 질서가 흔들린 역기능적인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 생활에서 부부관계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남편과 아내는 결혼 전 부모에게 했던 다양한 섬김과 돌봄의 모양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 마음의 소원에 따라서 부모에게 드렸던 용돈과 선물도 결혼 전과 달라질 필요가 있다. 필히 배우자와 협의와 동의를 거쳐야 한다. 혼자서 결정했던 독신일 때와는 달라져야 한다. 배우자에게 사전에 물어보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남편뿐만 아니라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내들도 친정엄마에게 드리고 싶은 용돈이나 선물이 있다면 사전에 남편과 상의해야 한다. 먼저 상의하고 허락을 구하는 것이 우선순위를 배우자에게 둔다는 의미가 된다.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실행하게 되면 부부 사이에 오해와 섭섭함이 쌓이게 된다. 상의하고 허락을 구하기 싫은 사람은 불편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거짓말’이라는 부정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일단 불편한 상황을 거짓으로 무마하려고 시도한다. 그런데 부부 사이의 거짓말은 언젠가 대부분 들통난다. 끝까지 숨길 수는 없다. 깊은 대화를 통한 협상과 타협이 중요하다. 자신들의 마음을 나누고, 가정의 재정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적정선을 찾는 부부가 우선순위를 바로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결혼 전에 했던 것보다 마음에 차지 않을 수 있다. 더 잘 섬기고 싶은 효심이 발동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결혼 생활은 부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욕구와 바람을 내려놓고 배우자와 현실적인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타협으로 인한 결정이 마음에 썩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함께 결정했으면 따라야 한다.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배우자보다 부모와 깊은 밀착을 하고 있다면 이 또한 부부 중심의 관계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효자, 효녀가 결혼 생활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부가 결혼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부부는 밸런스 게임 상황이 아니더라도 늘 배우자를 우선순위에 두는 선택을 해야 한다.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사랑해서 결혼한 당신에게> 저자)

작성자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