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 토
칼럼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서로를 섬기는 ‘부부’

크리스천을 위한 부부상담
 
서로를 섬기는 ‘부부’
 
가장 모범이 될 섬기는 사람의 역할은 자기 생각과 계획을 내려놓고 주인 혹은 고용한 사람의 뜻을 따라 열심히 순종하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불러준 사람의 명령과 부탁을 습관적으로 거절하는 것은 섬기는 사람의 바른 모습이 아닐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더라도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가 하기 싫은 게 있더라도 때로는 해내는 게 섬기는 사람의 역할이다.
부부에게는 서로를 섬기는 역할이 주어져 있다. 누구도 명령하고 강요하는 위치에 서 있을 수 없다. 자신의 고집과 욕심을 내려놓는 섬김의 역할을 감당하는 게 부부다. 자기 것만 주장할수록 부부는 충돌과 분열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때로 부부를 하나님이 가정의 섬기는 사람으로 부르셨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예수님이 제자와 성도를 섬기듯이 우리는 가정에서 서로를 섬겨야 한다. 부부가 가정에서 섬기는 자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필요가 아닌 상대방의 필요에 민감해야 한다. 배우자의 필요를 우선 채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자기만족이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의 만족이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떤 남편은 세탁을 열심히 하다. 눈에 세탁물이 보이기만 하면 모아서 세탁기를 돌린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세탁기를 돌리면서 가정의 모든 세탁물을 깨끗이 하는 노력을 한다. 남편의 수고로 인해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굴러다니는 세탁물을 찾아볼 수 없다. 세탁이 잘된 옷가지를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어서 더없는 기쁨을 느낀다. 스스로 집안에서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맞벌이하는 아내가 몹시 기뻐할 거라는 기대를 했다. 그런데 아내는 빨래가 다된 집안을 보면서도 감동이 그리 크지 않다. 아내가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부분은 빨래가 아니라 청소이기 때문이다. 집 안 구석구석에 보이는 크고 작은 먼지들과 머리카락들이 몹시 불편했다. 남편은 열심히 빨래하면서 아내의 칭찬을 기대했는데, 아내는 자신의 필요, 즉 집안의 청결이라는 부분이 채워지지 않아서 여전히 불편함을 느낀다. 집에 돌아와 청소기를 들고, 걸레를 밀어야 했다. 아내의 우선적인 필요는 집 안의 청소였다. 이 상황에서 남편이 섬기는 자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아내의 불편한 마음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배우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일을 먼저 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이는 섬기는 자의 올바른 모습일 것이다. 자신은 잘하는 빨래를 열심히 하고 싶지만 잠시 내려놓고 집 안 구석구석 청소를 먼저 실행하는 게 섬기는 자의 역할이다. 물론 아내도 섬기는 자의 자세로 남편과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자신의 기준을 지나치게 가족들에게 강요한다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아내의 청결도를 남편과 가족에게 지나치게 요구하는 것은 서로에게 어려움이 될 수 있다.
부부는 끊임없이 자신의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끌어야 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정에서는 섬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섬기는 자는 자신의 기대를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필요가 무엇인지 부단히 묻고 순종해야 한다. 부부와 가족이 서로 섬기는 자의 순종을 배우면 유익하다.
섬기는 자가 자신의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았다면 그다음으로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올바른 섬기는 자는 그저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무 의견 없이 복종하는 사람도 아니다. 충분히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가족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서로의 생각을 조율할 수 있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부부는 자신과 배우자의 생각이 참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어쩜 그렇게 생각이 다른지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탄식하기도 한다. 부부는 같은 것 같으면서도 참 다르다. 따라서 섬기는 자의 태도가 필요하다. 경청하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의 이야기도 충분히 나눌 수 있어야 하고, 배우자의 이야기도 충분히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참 다른 두 사람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부부가 사랑을 느끼는 공통된 지점은 서로를 위해 마음을 쓰고 있다고 느끼는 어떤 지점일 것이다. 자신의 가려운 곳이 아닌 배우자가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 줄 때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 고마움이 커져서 더 깊은 신뢰와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자신의 필요도 적극적으로 배우자와 가족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가려운 곳, 필요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것을 배우자 혹은 가족들이 채워줄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내와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빨래했던 남편은 집에 돌아온 아내의 표정을 보고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했는데 아내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면 누구나 실망할 것이다. 아내의 가장 큰 필요는 빨래가 아니라 청소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아내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필요를 알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편도 자신의 필요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남편의 필요는 열심히 가족을 위해서 빨래해준 것에 대한 칭찬일 것이다. 가사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서 애쓴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현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서로 다른 필요와 기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가장 좋은 태도 변화는 섬기는 자의 역할을 기억하는 것이다. 섬기는 자로 어떻게 배우자를 대할지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 섬기는 자로 어떻게 자녀들을 대할지 생각해 보고, 자신의 틀을 깨 보는 태도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부부는 서로 섬기는 자로 부름을 받았다.
/ 황규복 박사, 김숙경 소장 부부(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부부 강사, <사랑해서 결혼한 당신에게> 저자)

작성자  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