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산에 오를까도 생각했으나
새벽에 산에 오를까도 생각했으나 고요한 시간에는 예수님과 단 둘이 있기로 했다. 말씀을 놓고 예수님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어제처럼 오후에 산을 오르기로 했다. 어제와는 달리 하늘이 활짝 개었다. 점심을 먹고 산에 오르기로 했으나 쉽게 운동화 끈을 조여 매지 못했다. 어제 길을 잃어 고생했던 기억이 너무 생생하기도 했지만 평소 하지 않던 산타기를 연일 한다는 것이 무리인 것 같았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큰 용기를 내어 수도원 왼쪽 산허리를 굽이굽이 흐르는 맑은 냇물을 건넜다. ▼ 8월 초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태양은 너무 뜨거웠다. 글자 그대로 ‘작열하는 태양’이었다. 어제보다 훨씬 더 힘이 들었다. 몇 발짝 산을 타지 않았는데 벌써 온 몸이 흠뻑 땀에 젖었다. 10분을 오르지 못해 숨이 턱에 닿았다. ‘그만 내려갈까?’하는 유혹이 마음을 흔들었지만 계속 걸음을 옮겼다. 기묘하게 생긴 바위로 뒤덮인 시내산이 생각났다. 별빛따라 달빛따라 새벽에 오를 때는 몰랐는데 내려 올 때의 시내산은 정말 더웠다. 사막의 열기가 모두 산으로 모여드는 것 같았다. 그 산을 오른 모세를 생각했다. ‘모세 할아버지, 시내산을 오르며 오늘 저만치 땀을 흘리셨나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땀을 흘려야 하나요?’ 첫 번째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자 어제 길을 잃었던 갈림길이 나왔다. 정상으로 뻗은 길로 접어들자 이제까지와는 달리 바람이 시원했다. 고개를 드니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나무 터널 사이로 부는 바람은 태양 밑에서 맞는 바람과는 너무 달랐다. 조금 전까지 숨넘어가던 갈증이 나무와 나무 사이로 부는 한 점 바람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 아, 그렇다. ‘오늘 내가 산에 오른 것은 하나님이 예비해 놓은 이 그늘을 만나기 위함이었구나!’. ‘내가 실족하지 않도록 졸지도 않고 지키시며, 낮의 해가 나를 상치 않도록 우편에서 나의 그늘이 되어 주시는 하나님의 그 엄청난 사랑에 흠뻑 빠지도록 산에 오르게 하셨구나!’ 그래서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어제 주셨던 말씀을 다시 확증해 주시는구나. “여호와께서…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시121:7,8). 아멘. / jsc@onnuri.or.kr
작성자 온누리
